초등학생인 딸이 독서평설 애독자이다. 딸이 보는 초등 독서평설을 가져다가 읽었는데 유익함은 물론이고 재미있기까지 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읽고는 한다.
독서평설에 대한 좋은 이미지 때문에 이번에는 고교 독서평설을 읽어보기로 했다. 초등 독서평설도 수준이 낮거나 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고등교육을 마친 어른이니 조금 더 수준 높은(?)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독서평설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독서·학습 월간지이다. 교과서를 발행하는 지학사와 분야별 최강 필진이 만나 이룬 독서교육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하니 책의 구성과 내용면에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알차다. 특히 교과와 연계된 시기별 필수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유독 가슴 아픈 소식이 많이 들려온 시기였기에 마음을 어루만지는 좋은 콘텐츠로 한 발짝 다가가고 싶었다고 남궁경원 팀장은 10월 호 편집후기를 남겼다.
안 그래도 <기록적 폭우에 온라인 ‘가짜 뉴스’도 범람>이라는 콘텐츠에 눈길이 갔었다.
재난 상황에서는 뉴스 수요가 급증하게 되는데,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부풀려진, 심지어 조작된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확인하고 해명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런 가짜 뉴스가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10월 호에서 가장 좋았던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고교생들을 위한 잡지이니 진로에 관한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호에는 자연계열 진학 필독서로 『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라는 책이 실렸다.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게 생각됐던 과학자를 책과 함께 소개하니 뭔가에 푹 빠져서 관찰하고 연구하는 과학자라는 직업도 꽤나 매력적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이 글을 읽으면 과학자를 꿈꾸게 될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갑자기 독서가 하고 싶어 서점 사이트에 들어가도 그 많은 책들 중에 책 한 권을 고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고르는 것이 더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독평이 주목한 책이라는 콘텐츠가 참 유용했다.
독평이 소개한 책이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자녀와 읽을 책을 구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호에는 『브레이킹 바운더리스』와 함께 여덟 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그중에서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밤에 읽기 좋은 괴담 여덟 편이 담겨 있다는 『트로피컬 나이트』는 꼭 읽어보고 싶다. 마음속에 찾아든 공허감과 외로움을 환상적인 이야기로 채워 보자는 소개 글이 가을과 사뭇 어울린다.
조금 식상하지만 확실히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창 넓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을 읽는 내 모습은 상상만 해도 힐링이 되는 듯하다.
두껍고 어려운 책이 부담스럽다면 독서평설과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