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인호는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허물어 인간의 행동 심리를 연구한다.
그는 국내 최고의 기업가들,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만날수록 ‘부자가 되려면 경제 이론보다도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부자들은 무엇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고 그에 대한 답을 이 책 《부자의 서재에는 반드시 심리학 책이 놓여있다》에 담아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오히려 논의의 초점을 흐리는 것으로 여겨 배제해야 할 것으로 치부되던 심리적 요인들을 경제학으로 가져와 본격적으로 체계화하고 범주화했다. 그 결과 이들은 경제가 인간의 비합리성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입증했다.
이러한 변화 이후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고 판단한 부자들의 서재에는 심리학 책이 놓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부의 심리적 장벽과 방해 요인을 제거하는 법, 부의 심리를 읽고 부자의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행동 심리 등을 분석하여 ‘부자의 사고방식’을 들여다본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부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점검해 볼 수 있다. 더불어 부자들이 심리와 관련된 어떤 책을 읽고 적용하는지도 알 수 있다.
사실 책을 읽으며 심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나 자신이 뼛속까지 빈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빈자에게 더 필요한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빈자들이 읽기에는 너무 불편한 책이다. 부자들, 적어도 빈자가 아닌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유익한 것을 얻게 되겠지만 빈자들은 열등감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빈자들은 생존을 위해 타인을 더욱 믿는 습성이 생기기 때문에 사기꾼의 덫에 쉽게 속을 수 있는 반면 부자는 다른 사람과의 신뢰나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 없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근시안적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다. 부자들에게 신뢰는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일 뿐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을 읽은 독자 중에 사기꾼의 덫에 한 번이라도 당해본 사람이라면 내가 빈자라서 당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빈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보내는 유의미한 충고들을 제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좋은 약이 쓰다는 말도 있듯이, 더 나은 미래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쓴소리도 기꺼이 듣고 각성해야만 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이론적으로 에둘러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뼈 때리는 팩트 폭격으로 나의 지금 심리상태를 점검할 수 있게 해준다. 아픔 뒤에 성장하듯이 각성 후에는 앞으로 나아갈 올바른 길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