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는 단 350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 기적의 최강 영어회화 학습법
Cozy 지음, 김윤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Cozy

1982년 일본 나라현 출생. 박사 과정 수료 후, 미국에서 의학계 연구원으로 2년간 근무하며 영어를 못 해서 겪은 힘들었던 경험을 계기로 2012년 블로그를 개설했다. 일본으로 귀국 후에도 연구원으로 일하는 한편,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이용한 이해하기 쉽고 즐거운 영어 학습법을 자신의 블로그에 꾸준히 연재중이다.

 

영어를 쉽게 공부하려면 미드를 보라는 말은 들어봤다. 허나 미드도 나에겐 높은 산. 게다가 한편한편 보는 게 끝이 없다는 거. 열심히 한글 자막만 보고있다는 거. 그런데 <섹스인더시티> 단어가 350개 뿐이었다니. 그렇다면 한번쯤 시작해볼까?

 

영어회화를 익히는 최대의 키워드는 주관(主觀)’입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을 영어로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영어는 내 것이 됩니다. p.48

 

적당히 해도 되고, 몰라도 신경 써서 찾아보지 않아도 되고, 알아듣지 못해도 됩니다. 그러나 매일 15~20분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때때로 깜박 잊거나 땡땡이를 치는 것은 괜찮습니다. ,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빈둥빈둥 끈질기게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왜 계속하는 것을 강조할까요? 리스닝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p.191

 

세상일은 하나로 통하나 봄. 영어를 잘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영어 대신 수학을 넣어도 똑같다. 빈둥빈둥 끈질기게 계속하는 것, 지속하는 힘 이것들은 무슨 일을 하든 성공으로 이끄나 보다.

 

스피킹 Level 1 판별 시험

다음 문장을 영어로 말해 보세요.

지금 저녁 식사 하고 있어.

내일 쇼핑하러 갈 거야.

어제 어디 갔었어?

그는 부산에서 일해.

몇 시에 집에 갈 거야?

    

I'm having dinner now.

I'm goona(going to) go shopping tomorrow.

Where did you go yesterday?

He works in Busan.

What time are you gonna(going to) go home? p.91

 

리스닝 Level 1 판별 시험

DVD를 영어 자막이 나오도록 설정한다.

음량을 0으로 한다.

적당한 회화 장면을 고른다.

일시정지를 하면서 영어 자막을 읽는다. p.177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등장한 Level4에서 해야 할 학습법은 바로 딕테이션입니다. 딕테이션이란 영어 받아쓰기입니다. 자막 없이 영어를 듣고 무슨 말을 하는지 노트에 받아쓰는 방법입니다. 여러 학습법 중에서 가장 즐겁지 않으면서 난이도도 높은 학습법이 딕테이션일 겁니다. 리스닝탑에 군림하는 숙명의 적 같은 존재이지요.

딕테이션시 주의할 점

한 장면 이상 받아쓰기 하지 않는다.

주위의 종잇조각을 사용하지 않는다.

바로 답을 보지 않는다. p.223

 

스피킹, 리스닝 일관성있게 Level1.

조금 부끄럽지만, 그만두진 않으려 한다.

 

리스닝 실력 = 어휘문법 실력 × 순간 이해력 × 발음 청취력 p.168

 

매번 원서모임 때마다 영어 독해력이 한탄스러웠는데 그 이유를 알았다.

어휘, 문법, 순간 이해력, 발음청취력 뭐든 제대로 곱할 게 없었던 것.

슬프지만, 쌓아가려 한다. 모든 것이 이어져 있으니 동반 상승하면 좋은 날이 있겄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에도, 나를 사랑한다 - 조건적 사랑에 지친 내가 듣고 싶었던 유일한 말
임서영 지음 / 시공사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서영

 

심리학 석사. 졸업 후 광고 회사를 스치듯 다녔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지만 그중에 가장 흥미 있는 건 내 마음을 탐구하는 일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서 삶은 조금씩 나아졌다. 어느 순간, 살아오는 내내 비슷한 고민의 궤도를 돌고 있음을 깨달았다. 행성이 공전을 반복하듯 인간은 자기 삶의 익숙한 경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심리학을 벗어나, 마음의 이치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던 중 내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자기사랑임을 깨달았다.

 

나에게 있어 보약같았던 책.

강추!

강추!!

강추!!!

 

오랜만에 아는 사람을 만날 때면 이상한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적어도 전에 만났을 때보다는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할 것만 같다. 내면에서 이런 속삭임이 들린다.

이대로는 부족해. 좀 더 그럴싸한 걸 말해야 해.’ p.5

 

왜 전보다 발전한 인간,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가진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더 예뻐져야, 직장이 좋아져야,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과가 높아져야, 남들에게 도움이라도 돼야 더 괜찮은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자신을 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p.7

 

쫓기듯 살았다.

속상한 감정을 드러내면 속 좁은 사람이 되니까.

힘들단 내색을 하면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까.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억눌린 감정이 수시로 솟구쳐 올랐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이 그런 것인가.

내 마음이 내맘대로 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결에 나의 복잡했던 마음을 잘 치유했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가?

1. 아주 사랑한다.

2. 그럭저럭 사랑하는 것 같다.

3. 사랑하지 않는다.

4.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 p.27

 

아직 나를 아주 사랑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사랑하고 있고,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나만의 단 한 사람이 되어 보듬어 주고, 부족한 대로 끌어안을 마음을 먹고 있으니까.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애의 근원을 가꾸고 지킨다고 하더라도 조건적인 자기애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조건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건에 기반을 둔 자기애는 자기사랑이라기보다는 내가 지키고자 하는 지켜야만 살아남는다고 믿는 자기상이다. 이런 모습을 유지하는 내가 좋고 이런 모습을 유지해야만 사랑해줄 것이라는 무언의 약속이다. p.34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위기가 찾아온다.

누구한테 꼭 듣지 않아도 내 안의 내가 나를 가장 크게 힐책하고,

내 속 좁음을 마주하고,

현실의 벽에 좌절한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다.

 

진짜 나를 알면 속았다고 생각할 거야. 내 실체를 알면 떠나갈걸.’ p.34

 

그 순간의 불편함과 함께 있어보라.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목을 베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의 우울함, 두려움, 분노와 함께 있겠다고 결심해 보는 것이다. 감정을 억압하는 사회, 감정이 억압된 개인, 그것이 어쩌면 모든 문제의 유일한 원인인지도 모른다. 우리 안의 억눌린 감정을 해방시킬 때, 막혀 있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이 잘되고 있는 와중에 느끼는 무의미함이며, 우울감이며, 무기력함까지도. p.42

 

의무교육 기관과 대학까지 생각하면 근 20년을 공부했는데도, 나의 불편함과 함께 있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불편함을 숨기고, 감정을 숨기는 가면을 쓰는 법을 배웠다. 누군가에게 받는 인정이 오히려 더 두려웠다. ‘곧 실망 할텐데...’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나에게 참 인색했던 거였음을 알게 되었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브 융은 개인이 부정하고 억압하는 자기 성격의 일부분을 그림자라고 명명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성격의 어두운 측면인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림자는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주변의 평가를 받으며 자아 뒤로 숨는다. 허술함, 나약함, 의존성, 게으름 등 자신이 타고난 성격과 기질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듣고 자란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서 그 부분을 숨겨야 한다고 믿게 된다. (……)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어 사랑해주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외면하고 미워해왔던 내 성격의 일부를 직면하는 일이다. p.49

 

내가 나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 타인의 인정은 별로 중요하지가 않다. 타인의 의견을 알고 싶어하는 건 스스로 자신의 가치에 확신이 없어서일 때가 많다. 왠지 의심스럽고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구하게 되는 것이다. 타인이 뭐라고 말해도 밀고 나갈 믿음이 있다면, 애초에 타인이 뭐라고 생각하든 궁금하지도 않다. p.58

 

내 감정을 건드리는 것들은 내 안에 있다. 내 안에 없는 것은 나를 자극하지 않는다. p.95

 

나는 칭찬을 받고 싶었던 거다. 누군가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정과 믿음을 주길 바랐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더 중요했다. 눈치를 보고, 상대의 평가에 일희일비했다. 그런데 스스로 인정하지 않은 사람을 누가 지속적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받아들임과 동일시는 다르다. 결점을 받아들이되 결점과 나를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나는 단지 나의 장점인 것도, 단점인 것도 아니다. 나는 그 모든 특성이 골고루 존재하는 고유한 존재다. 나를 결함 그 자체와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결함 그 자체가 나인 것은 아니다.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을 거부할 필요도 없다. 대신에 나 자신의 모든 면을 골고루 직시할 수만 있으면 된다. 구석으로 밀어 넣고 외면해서 먼지가 쌓여왔던 측면을 똑같이 꺼내 깨끗이 닦아주는 것이다. p.118

 

모든 인간은 장점과 단점이 골고루 섞인 존재다. 그럼에도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는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사실 쉽지 않다. 결점을 인정한다는 것은 가치 없는 인간임을 인정한다는 뜻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어도 나 자신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나다. p.122

 

손님 갈 때까지, 이 방에서 나오지 마!” (……)

실은 우리 모두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다. p.124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만 나의 어리석은 부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느냐,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꾹꾹 누르고 방어하느냐의 차이다. 당신의 가시, 당신의 그림자는 당신을 너무도 잘 보호해왔다. 그 날카로운 가시는 매순간 당신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p.132

 

무결점의 인간이 되는건 불가능 하다.

그런데 실수를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나의 부족한 감정을 끌어안지 않고 불편함을 참아냈다. 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것도 불편하긴 매한가지지만 어차피 불편할 거라면 나를 사랑하며 불편한 나를 방밖으로 꺼내는 게 더 현명하다.

 

애도는 의미 있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감정 반응과 회복 과정을 말한다. 애도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충실하게 애도하기만 한다면 감정은 금세 우리를 떠난다. 그 어떤 감정도 충실하게, 집중적으로 애도하기만 한다면 정화될 수 있다. p.134

 

무조건적 자기사랑의 핵심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정이 느껴질 때 없애려고 하지 말고, 나쁘다고 판단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p.141

 

감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분석할 필요가 없다. 긴 시간도 필요 없다. 그저 한순간, 몇 초만 멈춰 서서 너 지금 슬프구나. 네 감정은 무조건 옳아.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 그것이 무조건적 자기사랑의 시작이다. 무조건적 자기사랑은 곧,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보살피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 주는 일이다. p.141

 

틀린 건 없다. 자신이 느끼는 것, 즉 감정 그 자체는 무조건 옳다는 자신에게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서 빨리 감정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밀한 감정을 인정하고 함께 머무는 애도 작업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로 빨리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다. 모든 순간에 애도를 습관화해야 한다. p.145

 

둘째를 낳고 한 달만에 갑상선 암에 걸렸다. 놀랐지만 놀랄 새도 없었다. 문제해결이 급선무였다.

빨리 수술하고, 빨리 회복하고 아무렇지 않게 현실로 돌아올 방법만 생각했다. 모든 일이 다 끝났을 때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댓가를 톡톡히 받았다. 나를 소중히 하지 못한 날, 나를 지키지 못했던 순간들이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덮이지 않은 감정들에 뒤늦게 충실했다. 슬프면 웃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위임할 수 있는 것들을 내려놓았다. 충분한 애도를 거치니 침전했던 내가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의 친구가 되어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어쩌면 긴 여정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히 혼자서는 완벽해질 수 없다고 믿기보다는, 혼자서도 나 자신을 채우는 법을 배우는 편이 좋다. p.169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받아들임 다음에 사랑이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내가 싫다는 느낌을 저항하지 않고 느껴보자. 저항하지 않으면 싫다는 느낌은 언젠가 사라진다. 자신을 사랑하려고 발버둥 치다 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겠지만, 발버둥 친다는 건 그저 내 현재 상태에 저항하고 있다는 뜻일 뿐이다. 그러다 보면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대만 이어갈지도 모른다. 저항하는 것들은 항상 지속되기 때문이다. p.180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기를 멈추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지금가지의 습관과 단절되어야 한다.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그인정을 내가 자신에게 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p.191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설사 내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결과의 자리가 어떤 모습이든 담담하게 살아갈 자신이 보이는가?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장 최악의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내 책임이었음을 인정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하겠다고 결정을 내려도 괜찮다. p.216

 

궁극적으로는 그 어떤 경우에도 타인을 탓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 끊임없이 스스로 책임지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에 대한 받아들임이 없으면 그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다. 내가 원치 않았어도, 모르고 일어난 일이더라도 진심으로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p.218

 

나는 갑상선이 없는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불편한 상황과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로 했다.

이 상황이 모두 바뀌고,

저 사람들이 모두 바뀐다는게 불가능 하니까.

 

불편함들을 지켜보니 의외로 불편함 속에 답이 있었다.

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연습 계속하려 한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뭐든.

그건 나다.

 

나니까.

사랑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123 영어 공부 - 1일 2시간 3개월의 기적
이성주 지음 / 차이정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성주

2002년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했다. 열일곱 살에 한국에 와서 난생처음 영어를 봤다. 중학교 첫 영어시험 점수는 0. 개교 이래 신기록이란다. 꼴찌탈출을 위해 된다는 방법은 다 해보기로 했다. 영어 1등 친구가 단어장을 외우라고 해서 무작정 외웠고 잘 소화되라고 씹어 먹기까지 했다. 문장구조를 알아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에 문법책도 이워봤다.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지만 계속했다. 고등학교 원어민 선생님이 매일 영어를 공부하라고 해서 되든 안 되든 매일 했다. 호주에서 만난 홈스테이 주인아주머니가 영화를 20분씩 끊어 보라고 했을 때는 매일 20분씩 영화를 보며 스크립트를 일고 썼다. 만난사람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조금씩 성공하고 실패하며 자기만의 영어 공부법을 만들었다. 그렇게 하루 2시간씩 3개월쯤 공부했을 때, 원어민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는 열일곱 살에 난생처음 영어를 봤다’. 이전까지 아는 영어라고는 ABCD. 알파벳 네 개가 전부였다. 알파벳이 총 몇 개인지조차도 몰랐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훨씬 전부터 영어를 공부하는 요즘 시대에 다소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p.27

 

나 역시 초등학교 6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알파벳을 외우기 시작했다. 시작이 늦어서인지, 방법이 잘못되선지, 머리가 나빠서인지... 그 모든 것에 해당된 것인지 영어는 내내 내 발목을 잡았다. 교무실에서 영어선생님과 수학선생님의 실갱이가 계속되었다. ‘쟤는 머리가 좋아’‘쟤는 공부 감이 없어본의아니게 두 선생님을 싸움 붙이며 중고등 시절을 보낸 듯 싶다.

 

여기 영어를 정복한 탈북민이 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영어를 접했고, 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더 높은 영어의 경지에 오른 저자가 있다. 책을 읽어보면, 그가 머리가 좋아서’,‘운이 좋아서영어를 잘하게 됐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더 꾸준히 시간을 쌓아서 그 자리에 올랐기에 나는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앞에서 1등인 친구에게 영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트와 펜까지 준비한 채 친구의 입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영어의 핵심은 단어고, 단어의 핵심은 무조건 외우는 거야.” p.37

 

공부를 잘하는 요령은 무얼까?

누구나 이런 방법을 찾는다. 짧은 시간을 투자하고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실력을 쌓는 것.

그러나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꾸준히 노력할 뿐이다. 공부란 그런거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들이 하나하나 늘어간다. 머릿 속에서 연결고리가 하나 둘 생기다 보면 부스터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러고보면 그동안의 실패와 쓸모없어 보였던 시도들도 시간을 두고 싹을 틔운 듯 나의 공부를 밀어주기도 한다.

 

 

아무래도 타인이 나를 강제하는 건 결국 스트레스가 됩니다. 스스로 그 목표를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공부하라고 다그쳐도 결국 포기하게 될 거예요. 가장 좋은 강제력은 스스로 발휘하는 것입니다! p.64

 

문제는 공부였다. 검정고시로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한 실력이다보니 고등학교 정규과정을 따라가기는 어려웠고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효과적인 공부법에 대한 책을 수없이 읽었지만 공부에 대한 요령만 늘 뿐 실력은 쌓이지 않았다. 요령을 토대로 한 공부는 지식의 깊이를 만들지 못했다. p.79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과목별로 정리된 노트를 3일마다 반복해서 봤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아가서 다시 질문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한 주 동안 배운 내용을 A4 용지 한 장에 도식을 그려가며 과목별로 정리했다. 한 과목을 3일마다 반복해서 복습하고 일주일마다 총정리한 덕분에 시험기간에는 열 장 미만의 종이들만 훑어보면 충분했다. 나는 이것을 ‘1-3-7 전략이라고 불렀는데, 한 과목을 3일마다 반복해서 보고 7일마다 총정리했다는 의미에서다. ‘1-3-7 전략덕분에 시험공부에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었고 벼락치기를 할 필요도 없었다. p.83

 

나는 석두였기 때문에 돌에다 글을 새기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포기로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한, 노력은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고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p.86

 

앵무새는 틀리는 데에 두려움과 창피함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앵무새 전략을 구사하면서 내가 가장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창피함이었다. 영어를 공부할 분명한 목적을 설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두려움과 창피함을 극복할 의지를 키우는 일이다. 그때 내가 도입한 것이 이른바 철판 전략이었다. ‘내 얼굴은 철판이다’,‘나는 아무것도 부끄럽지 않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곤 했다. p.91

 

공부를 하는 데에 목표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공부가 된다. 공부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지, 공부를 하다 만나는 난관들을 극복하는 것에서도 우리는 큰 공부를 하게 된다. 그것이 성적을 내는 공부가 아닌 진정한 공부의 길로 들어서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그런 공부를 통해 나를 알고, 세상을 알게 되니까.

 

 

탈북민이라는 사실이 창피해 나이와 고향을 속인 채 열일곱 살에 중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지만, 결국 1학년도 마치지 못한 채 자퇴하고 방황했던 나다. 그러니까 지금의 모습은 15년 전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꿈 덕분이다. 10년 전에 발견한 꿈을 소중히 여겼고, 스스로를 그 꿈에 복종시켰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있다. 바로 영어다. 영어는 나의 꿈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p.28

 

존재를 알리는 것, 내겐 너무도 간절한 일이었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전교 꼴등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북한 출신인 것을 숨기기 위해 강원도 정선에서 왔다고 거짓말했지만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정선 촌놈으로 왕따를 당했다. p.52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My name is Sungju Lee, and I am from Korea”라고 하자, 한 친구가 손을 들면서 “Which Korea?”라고 질문했다. 순간 답을 할 수 없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북한인지 남한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머뭇거리자 교실에는 정적이 흘렀고 친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였다. “Both Korea.” p.104

 

영어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를 표현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깊은 관계를 맺어가려면 나를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제 관계로서의 영어라는 새로운 화두가 주어진 것이다. p.105

 

영어는 나에게 정말 취약한 과목이었다. 대학을 가기위해 억지로 억지로 공부했지만, 대학 입학과 동시에 꼬부라진 글씨는 쳐다보기도 싫어졌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영어가 재밌다. 영어가 등급을 재는 자로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유롭게 다가온다. 언어란 그렇게 관계속에서 배우는 거였나 보다.

누군가에게 완벽한 내 모습을 보이겠다는 그 생각이 나에게 영어를 시작도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나를 온전히 비워야 한다. 비우고 비워서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 새로운 것을 채울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을 긍정하고, 머릿속의 성능 좋은 지우개도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한발 한발 공부를 하다보면 어제의 나보다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탈북민이라는 처지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탈북민이기에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은 작가처럼, 나 역시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존재의 이유를 찾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슬라와 아마존을 알면 데이터 금융이 보인다
김민구 지음 / 성안당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김민구(밀린신문)

 

평소 밀린 신문에서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월평균 100시간, 연평균 900시간 가까이 신문과 잡지, 신간 서적,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미래 가능 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분석가공하는 과정을 즐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책과 4차 산업 관련 강의 그리고 칼럼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평소 스타벅스에서 글을 즐겨 쓰며 지금도 다음 책을 집필 중이다.

 

즐겨듣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채사장이 종종 테슬라얘기를 하길래 무슨 과학자 이름인 줄 알았다. 최근 비트코인으로 한참 뜨거운데 무슨 말인지 당췌 모르겠다. 모두 영어로 대화하는데 나혼자 입 다물고 있는 격.

 

책 초반에 ‘4차 혁명 트렌드 지수를 테스트하는 40문항이 나오는데 딱 한문제 맞췄다.

 

40. 다음 중 아이폰과 가장 관련 있는 인물은?

리드 호프만 워렌버핏 에반 슈피겔 잭 도시 스티브 잡스

 

답은 아시죠? 이게 젤 쉬운 거였어요. 이게 어느 회사를 말하는 로곤가 문제 못 읽는 것도 속출.

문득 부모님이 생각난다.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는 것도 익숙치 않으셨던 분들이 이제 카톡으로 가족회의를 하시고, 사진을 전송하고, 길찾기와 일기예보를 찾으신다. 그러다 안 되면 딸램 소환. 가끔은 답답해서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나도 아이들이 크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 같다.

40문제 중 한문제 맞히다니... 2.5점 이정도면 과락이다. ㅠㅠ

 

세상은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데, 사람들은 스펙을 준비합니다. 스펙은 기술적으로 풀어 갈 수 있지만, 콘텐츠는 사람만이 풀어 갈 수 있습니다. 당신만이 풀어 갈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때입니다. p.175

 

금융은 인간의 소유욕을 해소시켜주는 매개체입니다. 돈이 많으면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고, 욕구가 해소되면 행복과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습니다. 행복과 즐거움이 많아질수록 그 분위기는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트렌드가 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문화가 되는 것입니다. p.2

 

처음 jtbc 뉴스룸에서 SNS설명을 들을 때 남의나라 얘긴 줄 알았다. 달빛 조각사라는 환타지게임 소설에서 게임기계에 들어가 4차원 뇌파에 연결시켜 드래곤타며 4차원 게임을 하길래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었다. 그런데 몇 년새 둔감한 내 눈에도 변화가 느껴진다. 아이들이 줄어드는게 보이고, 주변에 비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프랜차이즈가 늘고, 무인시스템을 도입해 주문받는 식당들이 생기고, 스마트 폰으로 금융, 정보, 구매 등 대부분의 일상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제는 지갑 잃어버린 것보다 핸드폰 잃어버릴게 더 걱정이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콘셉트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소꿉놀이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장난감을 소개하고, 눈높이에 맞춰 소꿉놀이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지요. TV에서 방영하지는 않지만, 온라인(주로 유튜브)채널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0179월 기준 약 154만 명, 동영상 수는 1,030개에 이릅니다. ‘뽀로로의 구독자 수는 약 199만 명, 동영상 수는 1,917개에 이른다는 것을 비교해 볼 때 캐통령뽀통령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p.18

 

맥세권 = 맥도날드 + 역세권

스세권 = 스타벅스 + 역세권

다세권 = 다이소 + 역세권

강아지 유치원 = 강아지 + 유치원 p.33

 

유튜브는 우리의 친구. 우리집 아이들도 한명은 노트북으로, 한명은 공기계로 유튜브 삼매경에 빠지곤 한다. 덕분에 뽀로로, 타요, 캐리언니는 제3의 가족급. 저 수치에 나도 포함이다. 카톡이 처음 보급될 때 이 사람들 참 좋은 일 하는 구나. 이렇게 돈 안 받고 장사해서 어떡하다되지 않는 걱정을 했구나. 그들이 이윤을 추구하지 않을 리가.

 

미국: 질문은 구글, 주문은 아마존, 소문은 페이스북

한국: 질문은 네이버, 주문도 네이버, 소문도 네이버 p.54

 

20173월 기준, 세계 주요 50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70%에 육박합니다. 그중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1%에 달합니다. 게다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3시간 이상이고, 이 중 동영상 시청과 음악을 듣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은 1시간 이상입니다. PC노트북을 사용하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무료 와이파이존이 많아지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지고, 게다가 스마트폰 사양까지 좋아져 고화질의 이미지와 동영상을 버퍼링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p.55

 

딸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분명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일단 텍스트가 아닌 음성으로 검색하는 빈도가 늘어날 것입니다. 인간이 1분간 입력할 수 있는 단어 수가 텍스트의 경우 40개인 반면, 음성은 150개이고, 정확도는 95%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딸아이가 글을 깨우치는 나이가 되면 그 수치가 분명 더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63

 

며칠 전 T맵 업그레이드를 했더니 인공지능 NUGU’가 생성되었다. 이제는 운전하다 경로를 재검색할 땐 위험하게 작동시키지 않고경로 재검색해줘라고 말해 자동으로 재검색한다. 이것저것 버튼을 누르지 않고 집 찾아줘라고 하면 자동으로 검색 후 집을 가리켜준다. 카카오 스피커도 이런거 아닐까. 몇 번 열심히 누르고 헤매이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적재적시에 매칭해주는 이런 것들을 인간이 따라 잡을 수 있을까. 한편에서 4차 산업 혁명이 가속될수록 나는 무엇으로 나다울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겠다.

 

전기 자동차는 엔진이 아닌 전기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진 자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엔진 오일을 정기적으로 교환할 필요가 없고, 사라진 엔진의 공간만큼 실용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워셔액만 보충해주면 된다. p.59

 

전기 자동차 전문 기업 테슬라에서 생산한 모델 S’의 특징

1. 자율 주행 기능

2.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속도 향상

3. 평생 데이터 무료

4. 사라진 시동 버튼 p.59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보다 데이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이 더 많아지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하늘 위로 태양광 무료 와이파이 드론을 띄우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다 한가운데 세계 최초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p.71

 

새로운 기술에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오래된 기술에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반면,

새로운 생각에는 관심(호기심)이 필요합니다.

오래된 생각에는 투지가 필요합니다. p.72

 

이동 통신의 속도나 규약을 이야기할 때 흔히 2G,3G,4G LTE라는 말을 사용한다. 여기서 알파벳 ‘G’가 뜻하는 것은? Generation(세대) p.73

 

부모님 세대에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우리 세대는 그나마 안정적인 직장의 개념이 있어 대기업이나 공무원을 선호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아이들에게는 그런 것을 바라서는 안 될 것 같다.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발상들이 그들에게 필요할 텐데, 학교교육과 부모로서의 지원은 어떤 것을 향해야 하는가. 그것이 나의 화두가 될 듯 하다.

문득 자동차 업계에 있는 신랑에게 시간을 많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면 고칠 필요가 없다더니 정말 멀지 않았다. 그에게도 미래를 대비하고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테슬라

 

화성으로 인간을 보낸다.

인간을 화성에 보내려면 우주선이 필요하다.

그래, 우주선을 만들자.

-> 스페이스 엑스

 

화성에서 생활하기 위해선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태양?

그래, 태양 에어지를 만들자.

-> 솔라시티

 

화성에서 탐사하려면

이동은 어떻게 하지? 자동차가 필요하다.

그래, 태양 에어지를 활용한 자동차를 만들자.

-> 테슬라 p.97

 

인간의 두뇌는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에서 수십억 개의 뉴런이 동시에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 딥러닝입니다. p.130

 

시대를 무시하고 따로 놀던 대기업들이 급속히 저물고 있다. 사람의 상상력과 연대, 대화와 사색, 나만의 콘텐츠가 점점 필요해지고 있다. 나는 한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가진 개성을 그대로 존중받고 보다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 포함.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8-08-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슬라는 ‘전기‘를 누구나 돈 없이 공평하게 쓰도록 발명한 사람입니다.
테슬라가 개발한 온갖 것을 에디슨이 많이 훔쳐갔지요.
오늘날 ‘회사 테슬라‘가 ‘과학자 테슬라‘ 넋을 얼마나 잇는지 모르겠지만,
테슬라라고 하는 분하고 얽힌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 영어 자료로 찾아보시면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테슬라는 ‘무한동력장치‘도 개발한 적 있어요.
어떤 기계이든 우리가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부부 탐구생활 - 부부 탐구생활 그냥 같이 살던 배우자를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바꾼 어느 부부의 관계 회복기
강지원 지음 / 북랩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 책이 감동이었다. 학원 수업 후 집에 도착해 10분 남짓의 여유시간동안 차안에서 실내등을 켜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에 빠져들어 덮을 수가 없었다. 집에 도착해 아이들을 재우고 밤새 찔끔찔끔 눈물을 닦아가며 읽었다.

 

웬만한 소설보다 더 좋다. 아니 실화니까 더 좋을 수밖에. 저자가 글을 쓰는 동안 성장해가는 모습이 내 눈에도 보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나도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보게 되었다.

 

강지원

어릴 때부터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솔선수범해서 해왔고,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야학교사를 했다. 32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열린 사고와 마인드로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애썼고 늘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열심의 노력에도 승진에서 밀리고, 나의 꿈과 노후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생 2모작을 위한 자기게발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기 계발을 하면서 남편과 독서, 시간관리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잉꼬부부가 되었고, 나의 변화 뿐만 아니라 타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나비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결혼생활 28년 중 5년 정도를 제외하고 23년을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 어쩌면 남보다 못했는지도 모른다. 밖에서 웃다가 집에 오면 표정이 없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흘러온 짧지 않은 세월이 아쉽기만 하다. 이제 막 시작하는 신혼부부, 갈등의 길에 접어든 부부, 같이 지내지만 무덤덤하게 가족으로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215

 

맞다. 나도 신랑을 참 사랑했다. 어느 누가봐도 눈이 시려울 만큼 우리는 잉꼬부부였다. 지금도 객관적으로 보면 금술 좋은 부부지만 당사자는 알고 있다. 예전같은 마음이 아님을... 무엇이 나를, 우리를 그렇게 만든 걸까.

 

업무시간 외에는 어디를 가든 남편과 같이 다닌다. 새벽에 눈을 떠도 남편은 이렇게 인사를 한다.

사모님, 잘 주무셨습니까?”

남편은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하고 쳐다본다. p.4

 

1년이 지나고 결혼기념일 아침이었다. 출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바로 옆에 서 있는 남편의 키가 작아 보였다.

자기 키가 왜 이리 작노?”

원래 작은데.”

그동안 남편의 키가 작은 줄 몰랐다. 친정 식구들이 키가 작다고 반대한 그 말이 결혼 1년이 지난 후에야 생각났다.

눈에 콩깍지 낀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그래도 콩깍지 덕분에 행복했다. 영원히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p.24

 

책을 읽는 동안 묘하게 친정부모님이 생각나고, 연애시절이 생각났다. 저자의 눈에는 남편의 키가 콩깍지였나보다. 우리 신랑은 눈썹이었다. 작은 시누가 눈썹얘기를 하기 전까지 전혀 눈썹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니까. 다행히 결혼 전이라 우리는 나란히 손을 잡고 눈썹문신을 했다.

 

누구에게나 내 안의 누군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받지 못했던 사랑’, ‘어떤 행동에 대한 두려움등 나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설명도 해주지 않고, 무작정 서로가 알아서 해주기를 원한다. p.5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나 자신이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싶은 이유다. p.7

 

행복했던 시절은 어디 가고 서서히 비교가 시작되었고, 그것이 결국 내 삶을 불행하게 만든 것 같다. 비교는 필요없는 에너지 낭비다. 행복한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것을 깨닫는 데 오래 걸렸다. p.35

 

둘째를 낳고 한참 신랑 뒤꼭지가 미워보였던 시절이 있다. 그땐 상황을 합리화하고 각색해서 왜 그가 부당한가를 자꾸 되새겼다. 그런데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 그 기저에는 내가 자리잡고 있었다. 나를 모르고 살아온 인생이 뇌관이 되어 어느 순간 빵하고 터진 것이다. 일 년여 시간동안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할 것처럼 살았다. 지옥을 만든 건 나였다.

 

나는 같은 동네 사는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했다. 맘이 편치 않았다. 아이는 잘 컸지만, 밤낮이 바뀌었다. 며칠은 참았는데, 계속 밤에 잠을 안 잤다. 그러자 우리는 피곤이 극에 달했다. 방이 두 개면 번갈아 보면 되는데, 방이 하나밖에 없다 보니 깨면 같이 깨야 했다. 그러니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하루는 우는 아이를 가운데 두고 우리도 같이 엉엉 울었다. p.27

 

언제부터인가 남편이 술을 마시는지, 술이 남편을 마시는지, 하루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보름만에 한번정도 아이를 놀이방에서 데리고 와달하고 하는 부탁도 들어주지 않았다. 설마했지만,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를 기다리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결혼한 것에 대해 처음으로 후회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운명이고 처음부터 가족이었던 것처럼 느꼈는데, 아파트 경비실에서 땀 흘리고 조용히 앉아 있는 아들을 보면서 현실이란 걸 느꼈다. p.54

 

여자는 결혼하고도 변하지만 아이가 생기며 더 크게 전환점을 맞이한다.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아이와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때 점점 초조해지고, 처절해진다. 내 속이 바늘하나 꽂을 자리가 없어질 때 육아는 정말 지옥이 된다. 빠져나갈 수 없는 지옥.

 

누구나 집에 오면 따뜻한 대접을 받고 싶고 편하게 쉬고 싶어한다. 그런 공간을 제공하는 일은 누구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부부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 p.69

 

남편이 노력할 때 조금이라도 내가 마음을 열어줬더라면 지금보다 빠른 시간에 잘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남편이 나에게 다가오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여전히 남편은 술 마시면 늦게 들어오고, 집에는 관심도 없고 아무 쓸데없는, 그냥 외형상 가족이라는 느낌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남편과 있으면 대화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대화는 내가 안 한 것이다. p.81

 

남편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깨닫는 순간 행복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너무 오랫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지내왔다. 부부는 어떤 말보다도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면 족하다. 이제는 안아줄 수 있다. 내 마음을 표현할 줄도 안다. 이제라도 감정표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 p.133

 

내 감정을, 내 마음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여자는 남자는 구조적으로도 다르다. 그런데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남편이 알고 해주기를 바라는지,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도 황당하다. 아무리 남편이 잘해줘도 내 마음이 아니면 아니었고, 잘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당연한 걸로 받아들였다. 아이들도 알아서 해주길 바랐다. 엄마로서의 역할보다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해야 할 것들을 받기를 원했다. p.135

 

연애시절 김해와 서울을 오가며 일 년을 데이트했다. 그땐 일주일에 한번 스치듯 만나고 헤어지는 그 순간이 너무 슬퍼서 함께라면 뭐든 이겨낼 것 같았다. 그 마음이 변해갔다. 집을 구하고, 아이를 키우며 나는 점점 현실적이 되어만 갔다. 현실적이라 말하고 상대를 무책임하다 몰았다.

나조차 제대로 알려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매도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것을 깨닫는 순간 신랑이 정말 고마워졌다. 그동안 같은 자리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배려했던 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다. 작가의 남편과 신랑이 오버랩 되며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그렇다. 뭐든 얘기만 하면 안된다는 말보다 해보라며 응원하고, 나의 감정을 앞뒤 없이 수용해주는 사람에게 나는 무슨 짓을 했던 것일까. 괜시리 미안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내가 글이 잘 안 써지는 날엔 사무실에서 먹을 간식까지 만들어서 챙겨주고 먼저 출근한다. 반신욕 물도 틀어놓고 간다고, 잊어버리지 말라고 한 번 더 당부하고 문을 열고 나간다. p.156

 

늘 곁에 있는 사람은 남편이다. 아무리 친하게 지내도 다른 사람들은 남남이다. p.157

 

남편얼굴에 주름이 보이던 날,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생각이 났다.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 떨리고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던 그 시절, 남편만큼 편하고 좋은 친구가 없는데 그동안 남편을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제야 내게서 변하지 않는 남편 상으로 보인다. p.164

 

남편의 변화원인은 무엇일까? 남편은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이것은 어렵게 설득해서 된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바인더는 남편이 먼저 알고 사용했지만, 지금은 내가 가는 곳에 남편이 간다. 남편은 늘 변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방법도 모르고 대책이 없어서 그냥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p.169

 

작가의 남편은 함께 글을 쓰나 보다. 부럽긴 하지만, 나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타자를 두드리고 있어도 지금 뭐하는 거냐하지 않고 조용히 먹을 걸 챙겨주는 신랑이 있다. 비교는 금물. 나는 이로서 만족한다. 함께 자기계발은 하지 않더라도, 나의 자기계발은 항상 응원해주고 각자의 시간을 보장해주려 애쓴다. 그럼 되었다.

내 삶의 행복을 모두 그에게서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간의 시간동안 배웠다. 나조차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바라는 것은 수동적일뿐더러 그가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진정으로 위로받지 못한다. 스스로를 연구하고 공부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요청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내가 즐거우면 남편도 따라 즐겁다. 반대로 아내의 바가지 소리가 남편 어깨의 힘을 축 늘어뜨린다. 남편의 자존감은 아내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있는 것 같다. p.193

 

김승호 대표님의 생각의 비밀에 이런 내용이 있다.

늙을수록 맛있고 오래될수록 가치 있는 친구들은 아무리 가까이해도 내 어깨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내 어깨에 올라와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p.212

 

신랑과 결혼한 지 이제 10년차다. 주변 지인들에게 하는 것처럼 조금은 거리를 두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필요를 느낀다. 그가 원하는 것이 나와 조금은 다를지라도 그 범위만큼 어깨에 올려두고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가족이란 부부란 그런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