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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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질 거야. 다른 건 다 잃게 될 거니까. 연민 따위 이제 지긋지긋해. 권력은 달콤해. 난 그걸 쓸 거야.

310 페이지

릴리언은 말한다. 헬렌이 그 모든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가난하다고 아무리 불운을 겪더라도 서로를 사랑해야한다고 말이다. 헬렌... 연민을 말할 수 있는 자는 아직 그 마음이 닫히지 않는 자이다. 마음이 차갑고 돌처럼 굳은 사람은 아마 헬렌처럼 이런 말도 하지 않으리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자기 속마음을 절대 내비치지 않는 사람이다. 그만큼 효과적인 무기가 또 어디에 있을까... 또 그만큼 서늘한 사람이 또 어디에 있을까... 다행이다. 헬렌은 아직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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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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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문학 에세이 | 샘터

책이란 과연 무엇인가? 장영희 교수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분의 책은 아직 우리에게 남아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이제 우리 시대를 거쳐서 다음 후대로, 후대로 이어질 것이다. 책이란, 글이란 이런 것이다. 질문을 이어지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답은 스스로 찾는 것말이다. 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바로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질문을 던지고 가느냐, 못 던지고 가느냐라면 완성된 질문 하나를 세상에 던지고 가는 삶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이룬 것은 아닐까한다.

오래전 이 책에 나왔을때 설레는 마음을 달래가면서 한 꼭지, 한 꼭지씩 아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책 속에서 언급되는 책을 읽기위해 노력했다. 책 서문에서 칼럼을 쓸때 신문사 측에서 요청하기를 장영희 교수가 책에 대해 쓰면 그 책을 읽고 싶어 못 견디게 만들도록 써달라고? 했다는 부탁 아닌 부탁을 받았다고 언급했었는데... 음... 어느 정도는 그 소임을 다한 것이 아닐까... 장영희 교수는 수줍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짧은 지면으로 독자들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재주가 자신에게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책이 건네는 말... 소통하는 것... 우리와 다름을 차별없이 받아들이는 일...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등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바로 장영희 교수가 언급한 "같이 놀래?"라는 한 마디였다. 그렇다. 책은 가장 좋은 놀잇감이다. 고전 뿐만 아니라 새로 나온 신간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곳에는 내가 몰랐던 세계가 펼쳐져있고, 온갖 다른 세상이 있다. 뻔하지 않은 세상이 있는 것이다. 굳이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저의 멀티버스를 언급하지 않아도 그 세계보다 위대한 멀티버스의 세상이 분명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것이다.

얼마전 전국 장애인 차별 철폐 연대, 일명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 시위를 지지하는 쪽과 또 그렇지 않는 쪽이 존재했다. 그리고 얼마전 고려대 총학생회측은 그리고 그 단체의 수장을 모셔서 강의를 한다고 해놓고 반대에 부딪혀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금은 고려대 졸업생들 사이에서 전장연 강의 개재 지지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고 하니... 이 모든 일들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왜 말하지 못할까... 그냥 같이 놀자고 말이다. 왜 듣지 않는 걸까... 나와 다른 남들의 말을... 그냥 들어주면 될 걸을, 그저 끄덕 끄덕 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소수의 약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옳고 그름, 공정은 그 출발선이 공정하고 모든 상황이 통제될때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엄마찬스, 아빠찬스, 지인찬스, 학연찬스, 선배찬스 등 온갖 찬스 등을 손에 넣고 남보다 이른 출발점에서 골인하는 것... 그것이 공정인가? 그것이 능력인가? 누구는 그것을 능력이라 포장한다.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것은 개인 자체의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치부하고 그것을 돌아보거나 보듬어 주지 않는다.

장영희 교수가 말한 화두... "같이 놀래?" 그 질문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고, 앞으로 계속 유효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끼리 끼리 노는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우려져 놀았으면 좋겠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늙었고, 뚱뚱하건, 날씬하건, 비건이건, 동성애자건 간에 말이다. 우리 한번 같이 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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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달 여행 -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3000마일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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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달 여행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3000마일

위대한 자연의 비경을 즐기는 자유여행 길라잡이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어릴 적부터 나는 지도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 세계지도를 보고 그 나라의 수도를 맞추며 놀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동방의 한국은 어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작아보였고, 중국이나 미국은 정말로 광활해보였다. 이 작은 땅에서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고 아둥바둥 사는데 그곳은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미국 도심도 멋지지만 그 외곽으로 뻗은 하이웨이들... 잘못 들어섰다는 비명횡사하기 딱 좋겠다는 상상도 하게 되고,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과 초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에 대한 막막함도 느껴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내가 책이나 영화를 보고 깨달은 상상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사실은 난 미국 땅을 밟아본 기억도 없다. (아니다. 하와이는 가봤으니... 반은 가본 셈이려나..ㅎㅎ)

저자의 사진과 글들을 보고 있으니 무척이나 꼼꼼하신 분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군데 군데 들어있는 사진 속 저자는 모두 환하게 웃고 계셨다. 도전과 의지...그리고 여행을 즐기는 마음 등 모든 것이 느껴졌다. 까탈스럽지 않고, 어디서나 툭 툭 일어서서 털고 나갈 수 있는 여행자의 모습이랄까...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그럴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미국을 여행하고 난 후 내친 김에 자신의 또 다른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기를 실행했다. 이 책 뒤에 부록처럼 붙어있는 시베리아 여행기는 출발 과정에서부터 꽤 구체적이다. 초록 네이버창에 무엇을 쳤는지 부터 말이다. 아...미국 여행기도 마찬가지이다. 왠지 이 책과 함께라면 출발이 무척 쉬울것같다. 이미 해 본 저자의 경험이 있으니 그것을 믿고 따라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든든한 선배님을 모신 기분이랄까...

미국에 대해서는 와..하면서 감탄하면서 읽었고, 시베리아 여행기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아쉬운 마음이란 여행기가 아니라 내가 그 기회를 얻었음에도 시도하지 않았던 데 있다. 오래전에 러시아에 갈 일이 있었고, 열차를 타고 여행갈 여행 메이트가 있었음에도 난 시베리아라는 혹독한 추위와 열차에서의 시간을 왠지 견딜 수 없을 것같아서 포기했다. 러시아에서 만났던 교회 언니..ㅎㅎ 그렇다. 언니만 혼자서 시베리아 열차를 탔다. 후에 여행담을 들었는데 너무 부러운 기분이 들었다. 언니는 러시아에서 일년을 거의 여행만 다녔다. 지인을 통해 듣기로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행 관련일을 한다고 들었다.

여행의 기대와 아쉬움 모두 버리고, 앞으로 다가올 여정에 관심을 기울이자. 언젠가 회가 있을 것이다. 느닷없이 말이다. 그 느닷없음이 다가왔을때 재빨리 내 마음이 예스를 외치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여행기가 좋은 시작점을 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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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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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어떻게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죽일 수 있는 겁니까?

161 페이지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혹여는 자신의 마음의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스토킹하고 괴롭힌다. 끔찍한 협박과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말은 한가지다. 사랑해서 그랬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랑한다는 그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보라... 사실 그 안에는 추악한 이기심만 자리잡고 있을 뿐이니... 사랑은 상호작용이다. 일방통행으로는 절대 인간의 내면에 사다리를 내릴 수는 없다. 그 사다리는 닻이 없어서 누군가는 한쪽 끝을 잡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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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시골 의사 책세상 세계문학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종대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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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시골 의사

프란츠 카프카 지음 | 박종대 옮김 | 책세상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다시 읽은 변신은 또 한번의 상념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내겐 카프카는 그런 존재이다. 항상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깨우쳐주는 존재... 사는 일은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 내게 상기시키는 듯하다.

오년전 오랫동안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냈다. 아니, 정확히는 떠나보낸 건지, 그냥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고양이는 친정에서 지내고 있었고, 결혼을 해서 독립한 나는 두번째 아이 출산을 막 마친 후여서 말이다.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본 그때가 언제였을까.... 고양이 이름은 띵동... 나는 산후조리원에 나와서 친정집에 잠시 갔었다. 안방을 열자마자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바로 띵동이 몸에서 나는 역한 냄새였다. 한없이 기침을 하고 야옹 소리를 내면서 침을 흘렸다. 사람이 근처에 오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했다. 엄마는 한달 전부터 띵동이 기운이 없다고 했다. 나는 울면서 왜 병원에 안 데려갔냐고 애꿋은 엄마에게 따졌다. 엄마 말씀은 병원에 가도 차도가 없다고.. 이것저것 검사부터 해야할텐데 상태를 보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이다. 아.... 그때 내 머리 속에 든 생각은 한 단어였다.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 안락사... 그런데 과연 그 안락사는 안락한 것일까? 안락사라는 명분 하에 인간의 개인적인 짐만 더는...그런 것 아닐까... 우선 고통받는 반려동물을 보기 싫어서가 아닌가? 냄새나는 환경, 그 죽음의 냄새 역시 한 몫하고 말이다.

왜 난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몸에서 왜 아팠던 고양이가 생각난 것일까? 한동안 식구들의 이쁨을 듬뿍 받았지만 어느샌가 털 날리는 거추장스런 존재로 탈바꿈했던.... 모든 인간의 말년도 동일한가?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그들을 먹여살리지만 병들고 늙으면 갈 곳이 어디에도 없는... 식구들은 그가 준 혜택 대신 지금의 처지를 원망하면서 어서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으로 가기를 원하는 늙고도 병든 몸의 신세...

병들고 아픈 몸, 자신의 똥과 오줌 마저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몸... 잠자 씨 가족은 그레고르를 벌레로 여겼다. 그렇다. 벌레 취급 받는 몸뚱이들... 어느 곳에나 볼 수 있다. 그들 역시 한때는 싱싱한 육체를 자랑하고 근육질 몸매를 뽐냈지만 자연의 이치와 우연과 운명의 순간을 견딜 인간은 없다. 시간의 흐름은 필연적이다. 언제든 인간은 냄새나는 몸을 갖게 될 것이며 행여나 더욱 더 운이 안 좋다면 자신의 배설물을 스스로 뒤집어 쓸지도 모를 일이다.

느닷없이 스스로가 벌레로 변할 수 있다는 공포를 가지고 사는 것이 인간인가? 왜 인간은 고통을, 나약함을 견디지 못하는가? 지금 한창 기후위기로 인한 집회가 여기저기에서 열리고 있다. 그들이 내건 슬로건 중 이런 것이 있었다. '그래, 너도 멸종할 수 있어. ' 우리는 모두 사실 그런 존재 아닌가? 언제든 벌레가 될 수 있는 존재... 절멸의 가능성이 있는 존재... 아...... . 그러면서도 영원을 꿈꾸는 인간들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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