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문학 에세이 | 샘터

책이란 과연 무엇인가? 장영희 교수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분의 책은 아직 우리에게 남아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이제 우리 시대를 거쳐서 다음 후대로, 후대로 이어질 것이다. 책이란, 글이란 이런 것이다. 질문을 이어지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답은 스스로 찾는 것말이다. 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바로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질문을 던지고 가느냐, 못 던지고 가느냐라면 완성된 질문 하나를 세상에 던지고 가는 삶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이룬 것은 아닐까한다.

오래전 이 책에 나왔을때 설레는 마음을 달래가면서 한 꼭지, 한 꼭지씩 아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책 속에서 언급되는 책을 읽기위해 노력했다. 책 서문에서 칼럼을 쓸때 신문사 측에서 요청하기를 장영희 교수가 책에 대해 쓰면 그 책을 읽고 싶어 못 견디게 만들도록 써달라고? 했다는 부탁 아닌 부탁을 받았다고 언급했었는데... 음... 어느 정도는 그 소임을 다한 것이 아닐까... 장영희 교수는 수줍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짧은 지면으로 독자들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재주가 자신에게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책이 건네는 말... 소통하는 것... 우리와 다름을 차별없이 받아들이는 일...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등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바로 장영희 교수가 언급한 "같이 놀래?"라는 한 마디였다. 그렇다. 책은 가장 좋은 놀잇감이다. 고전 뿐만 아니라 새로 나온 신간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곳에는 내가 몰랐던 세계가 펼쳐져있고, 온갖 다른 세상이 있다. 뻔하지 않은 세상이 있는 것이다. 굳이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저의 멀티버스를 언급하지 않아도 그 세계보다 위대한 멀티버스의 세상이 분명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것이다.

얼마전 전국 장애인 차별 철폐 연대, 일명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 시위를 지지하는 쪽과 또 그렇지 않는 쪽이 존재했다. 그리고 얼마전 고려대 총학생회측은 그리고 그 단체의 수장을 모셔서 강의를 한다고 해놓고 반대에 부딪혀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금은 고려대 졸업생들 사이에서 전장연 강의 개재 지지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고 하니... 이 모든 일들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왜 말하지 못할까... 그냥 같이 놀자고 말이다. 왜 듣지 않는 걸까... 나와 다른 남들의 말을... 그냥 들어주면 될 걸을, 그저 끄덕 끄덕 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소수의 약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옳고 그름, 공정은 그 출발선이 공정하고 모든 상황이 통제될때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엄마찬스, 아빠찬스, 지인찬스, 학연찬스, 선배찬스 등 온갖 찬스 등을 손에 넣고 남보다 이른 출발점에서 골인하는 것... 그것이 공정인가? 그것이 능력인가? 누구는 그것을 능력이라 포장한다.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것은 개인 자체의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치부하고 그것을 돌아보거나 보듬어 주지 않는다.

장영희 교수가 말한 화두... "같이 놀래?" 그 질문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고, 앞으로 계속 유효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끼리 끼리 노는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우려져 놀았으면 좋겠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늙었고, 뚱뚱하건, 날씬하건, 비건이건, 동성애자건 간에 말이다. 우리 한번 같이 놀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