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와 나 -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
제이 파리니 지음, 김유경 옮김 / 책봇에디스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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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나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

제이 파리니 지음 | 김유경옮김 | 책봇에디스코

보석같은 책이다. 코믹하고, 명민하며, 감동적이고, 문학과 풍경에 대한 사랑으로 빛난다.

이언 매큐언

이언 매큐언의 찬사로 부터 시작되는 책에 대한 호기심... 결국 맞았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밝았다. 보르헤스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으며 (과연 내가 이 대문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진실인가?) 곳곳에 묘사된 아름다운 스코틀랜드의 풍경과 묘사는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어깨끈을 한번 단단하게 부여잡고 길을 나서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흡사 눈먼 보르헤스를 안내하는 제이 파리니의 옆을 따라서 그 배낭 위에 꼭 끼어서 여행을 가는 것같았다고나 할까? ㅎㅎ 너무 유쾌한 보르헤스와 가만히 있어도 왠지 웃음을 유발하는 제이 파리니... (사진에서 솔직히 너무 웃겼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배 위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서있는 모습은 순박한 청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정말 산초같은 느낌이다. )

보르헤스는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하지만 난 그를 잘 몰랐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너무 어려운 공부?를 시킬 것같은 엄한 선생님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책을 보니 아니었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를 재미있는 분이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제이 파리니는 어느날 번역가를 소개받게 되고 그때 소개받은 번역가로 인해 일생일대의 모험을 하게된다. 바로 번역가인 알레스테어... 그로부터 보르헤스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은 제이 파리니... 보르헤스는 제이 파리니를 보고 또 그가 1957년 모리스 마이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하이랜드 여행을 제안한다. 스코틀랜드 횡단 여행을 시작하는 보르헤스와 제이 파리니... 시작부터 웃기고 코믹스럽다.

사실 예전에는 갑작스런 여행이 좋았다. 준비 안된 여행에는 뭔지 모를 스릴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불편도 있고, 재정적으로도 뭔가 손해보는 느낌도 든다. 가정이 생기된 후로 급 여행은 정말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 준비해야할 것도 너무 많고, 알아보고, 싸야할 짐도 세배로 늘었다. 정말 아무것도 안가지고 지갑만 가지고 나가도 든든한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보르헤스와 제이 파리니는 가는 곳마다 사건을 일으키며 우리에게 재미를 준다. 에피소드들은 너무 코가 빠지게 웃기기도 하고 조금 제이 파리니가 불쌍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보르헤스로 부터 받은 영감은 아마 파리니를 많이 성장하게 했을 것이 분명하다. 책 속에서는 많은 명언들도 나오고 책 속의 책도 나온다. 베오울프 이야기, 로빈슨 크루소, 네루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신곡, 리어왕, 맥베스, 아라비안 나이트, 밀턴 등 보르헤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시, 이야기, 에세이를 한데 묶은 것같은 글을 썼던 보르헤스... 나중에 저자가 보르헤스가 아버지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에 그렇다고 하는 장면은 인상깊었다. 여행 전과 여행 후 파리니는 성장했으며 또 다른 아버지가 한 명 생긴 셈이다.

시간은 지금 밖에 없다는 보르헤스... 지금 밖에 없는 시간...바로 행동해야한다. 정말 돈키호테 같다. ㅎㅎ


다시 그를 알고 싶다. 보르헤스를 말이다. 아마 이 책은 보르헤스에게 바 치는 최고의 찬사와도 같은 책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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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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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알 자지라 평원에 자리 잡은 쿠르드 마을이다.

그곳에서 나그네의 식사를 대접받은 저자..

후추를 갈아넣은 허브치즈, 고추피클, 자두 절임, 야생꿀, 올리브기름, 그리고 구운 빵...

소박하고도 멋들어진 식사... 그 위로 빛 한 줄기가 비친다.

저자는 이 식사를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그 어느 만찬보다도 더 훌륭한 나그네의 식사... 길 위의 어머니가 차려준 자연의 식탁이다.

떠난 자만이 알 수 있다. 떠나본 자만이 느낄 수 있고, 배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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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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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아이들은 간절한 만큼 고개를 숙인다.

88 페이지

길 위 학교의 아이들... 오늘 유키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릴 적 배고픔으로 절 생활을 하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어린 날의 기억이 배고픔이었고, 배고픔을 달래고자 절로 들어가 살수 밖에 없었던 할머니의 사정... 훨훨 날고자 했던 할머니는 2013년이 되어서야 절에서 나왔고 그때부터 한글공부를 시작하셨다. 손 마디가 온통 구부러져서 도저히 온전한 사람의 손이라 할 수도 없었던 고난의 흔적들... <요리는 감이여> 책을 내시고 마냥 해맑게 웃던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배움이란 간절한 사람들에게는 날개이고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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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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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어디서나 소리 없이 나부끼는 빨래는 내겐 어떤 국기보다 빛나는 평화의 깃발이다.

43 페이지

빨래의 평화... 복종의 상징이 흰 깃발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색이 흰색인 이유도 말이다. 온 세상에 흰 평화의 상징이 날릴때...과연 그때가 올 것인가? 땅도 더이상 네 땅, 내 땅 주장하지않고, 물도 바다도 주인이 없는 세상... 모두가 주인이기에 더 이상 나눌 필요도 없는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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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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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빼앗긴 땅, 빼앗긴 날이지만 총칼로도 빼앗지 못할 티베트 여인들이 웃음소리 노랫소리가 보리밭을 흔든다.

53 페이지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그들의 양식인 보리 대신 밀과 쌀을 심게 했다니...땅도 모자라 먹거리까지 참견?했는 줄은 몰랐다. 그 결과 내리 이어진 흉작... 쌀과 밀은 티베트의 고원지대에 맞지않았고 결국 그들은 다시 보리로 돌아왔다. 아주 오래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영화를 감동깊게 본 적이 있다. 영화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지만 왜 ...다시 이 영화가 보고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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