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시골 의사 책세상 세계문학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종대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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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카프카를 한번 읽었다면, 다시 두세번은 더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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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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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오노레 드 발자크 | 이동렬 옮김 | 민음사

언제나 정치 이야기는 노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두지 않는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도 그것을 막을 명분조차 없다는 생각에 할 수 있는 한 작은 관심이라고 기울이자고 생각했다. 사실 학창시절, 아니 20대 초반만해도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세계였고, 뉴스는 재미없는 프로그램의 하나라고만 여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과 동시에 관심사도 변하고, 그 재미없는 정치가 사실 우리네 일상을 변화시키는 근본이라는 사실을 안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 한복판에 있음을 인정해야만한다.

발자크의 책 [어둠 속의 사건]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집권 초기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어떤 이는 실명으로 거론되어 있고, 어떤 이는 그렇지 않아서 처음에는 다소 소설인지...논픽션인지, 아니면 추리 소설인지 헷갈렸다. 하지만 발자크가 특정 사건을 모티브 삼어 그 사건을 여러모로 취재하면서 얻어낸 소재를 사실적으로 써낸 것이라는 것을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일명 정치 소설인 셈이다.

몰락하는 세력과 부흥하는 세력... 그 사이를 약삭바르게 헤엄치는 자들...어디서나 사회 혼란기에는 그런 이들이 존재한다. 공드르빌 영지를 둘러싸고 미쉬와 밀랭 사이에 벌어지는 다툼은 개인적인 투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정치적이다. 혁명기 귀족의 삶, 그리고 대조되는 존재, 신흥 부르주아들... 시뫼즈 후작은 혁명에 저항한 전통 귀족이었다. 그는 혁명 시기에 처형을 당하고 그의 영지를 몰수됨과 동시에 국유 재산으로 매입된다. 그러자 말랭은 그 국유재산을 자신의 소유로 만든다. 변화하는 정치에 순응하면서 요리조리 줄을 대면서 말이다. 그 가운데 의로운 미쉬는 주인 가문을 위하여 영지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이는 곧 실패하고, 결국 억울한 누명으로 단두대로 향하게 된다.

발자크는 이 소설, 아니 이 사건에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몰락한 귀족의 편도, 신흥세력으로 떠오르는 부르주아편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변화가 어쩔 수 없고, 그 변화에 순응하여 올바른 길을 가야할 것을 강조한다. 발자크의 견해는 소설 속 도트세르나 샤르주뵈프 후작의 노인들의 말에서 나타난다. 세상은 변화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현실을 직시하고 타협해야한다고 말이다. 결코 극단으로 향하는 것만이 구원이 아닌 것이다.

흡사 초기 공산주의 시절을 보는 듯했다. 예의 혁명의 시절이라고 할만한 남과 북이 갈라져서 북과 남이 서로 다른 이념으로 괴로워할때 토박이 지주들은 그들의 땅과 집을 부르주아 타도라는 공산주의 명분으로 모두 빼앗겼다.그것을 가져간 이는 누구인가? 줄을 잘 댄 신흥세력...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들이었다. 또 미국의 노예해방 시기는 어떠한가? 미국 남부 지방은 대평야와 소위 노예를 이용해서 그들의 방대한 농업을 이어가는 목화업을 해야했고, 북부 지방은 노예를 해방시켜서 그 노동력으로 기계를 돌려야했다. 서로 다른 이해의 충돌 속에 그들은 전쟁을 시작했고, 결과는 참혹했다.

소설 속 제목은 [어둠 속의 사건]이지만 그 역사적 진실은 이미 만천하에 공포된 거나 다름이 없다. 결코 일어난 사실 그 자체를 주변이 어둡다고 해서 숨길 수는 없다. 드러날 것은 드러나고, 밝혀질 것은 밝혀질 것이다. 당신이 눈을 뜨고 있는 한 말이다. 결코 실패한 혁명은 없다. 목숨을 걸고 한 투쟁은 어디선가 다른 이름으로 그 몫을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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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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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임레 케르테스 지음 | 이상동 옮김 | 민음사

행복이란 어쩌면 너무 단순한 것이어서, 그것에 대해서라면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이다.

케르테스

최근에 어느 유튜브를 보다가 한류는 실패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문화가 K 컬쳐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나가 나름 국제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다지만 그렇다면 그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하는데, 가까운 일본을 보면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숨기고, 우익 분자들은 더 기를 쓰고 활개를 치며 혐한을 부축인다. 겨울연가가 들어와 일본 아주머니들이 그토록 한국 남성에 대한 호감이 생겼고, 한국을 찾아왔지만 그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역사를 정확히 보는 눈을 키워주는 일은 실패한 듯하다. 즉, 역사는 역사이고 문화는 문화일 뿐이다. 오직 소비되는, 시류에 의해서 이리저리 휩쓸리는, 변화무쌍한 소비상품일 뿐인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할 것들이 있다. 바로 고통스런 역사의 기억이다. 인간이 인류에게 저지른 끔찍한 폭력의 기억은 더 이상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 이 책의 제목이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인 것도 바로 그런 연유이다. 오히려 태중의 태가 복되다는 의미... 세상 끔찍한 뉴스를 볼때마다 느낀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참혹한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됐을텐데...하는 비극의 순간들 말이다.

케르테스는 청소년기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게 된다. 그 수용소는 나치가 철저히 비밀에 붙인 절멸 수용소라고 한다. 다른 포로 수용소와는 달리 오직 유대인의 절멸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수용시설... 그 안에서 차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범죄가 끊임없이 되풀이 됐는지는 상상하기도 싫다. 우리 나라 역시 그런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가... 일본이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위안부들의 실체, 광산 노동자들의 상황, 731부대로 대표되는 생체실험 등... 전쟁은 인간성의 말살을 통해 또 다른 종의 부활을 꿈꾼다. 그 종이란 오로지 자신만을 부흥을 목적으로 처참하게 같은 피를 흐르는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집함으로 스스로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케르테스는 자신을 어머니에 의해서 거세당한 아들로 묘사한다. 그의 신경증은 물론 수용소 생활에서 촉발됐을 지라도 그의 뿌리는 유대인으로 나왔고, 어머니에게서 나왔으니 말이다. 그는 유독 신경증이 발발할때 쓰는 존재로 의미를 찾는다. 평온한 시기에 그는 아무런 쓰기의 욕망도 나오지 않는다. 그의 아내가 글을 쓰는 것이 성공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었냐고 묻자, 그는 아무 대답도 못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기에...즉, 이 지독한 불안증으로 벗어나기위해서 쓰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것이다.

케르테스가 자신들을 해방시킬 군인들이 점령한 짧은 수용소 시절에 어느날 홀로 화장실을 찾았다가 독일군 병사를 보고 순간 얼어붙어서 오줌을 지린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가 돌아왔다는 것... 독일군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 독일군 병사는 그저 세면대를 닦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는 아파트를 사는 지옥을 포기하고, 대신 아파트 없는 지옥을 선택한다. 자신의 집을 포기하는 선택...일평생 셋방살이로 떠도는 삶... 왜냐면 언제는 독일군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터이고, 그 평화는 깨질 것이니까... 언제든 시한 폭탄을 옆에 두고 사는 셈이다. 그에게 독일, 아우슈비츠란 이미 뼈 속깊이 새겨진 문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기도한다. 이미 미래의 죗값을 다 치뤘다는 헝가리 기도에 빗대어 앞으로 올 미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은 이와 같지 않기를... 뜨거운 피가 흐르는 한 모두 동등하기를... 기한 있는 생을 사는 동안은 모두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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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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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본성은 나로서는 이해 불가능했다. 그는 내가 나 자신 안에서, 또는 다른 사람에게서 파악한 보편적 인간의 특성인 고귀함이나 신선함, 부드러움, 가벼움이 없었다.

639 페이지

남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을 우리는 소위 사이코패스라고 말한다. 엉클 사일러스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처음에 그는 모드의 눈에 고귀한 존재로 비쳤지만, 사실 그것은 모드가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나쁜 습성을 답습했기 때문이라 본다. 사일러스의 존재는 어떤 절대 악으로 상징된다. 흔히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서 모든 이들을 자신의 발 밑에 존재하는 먹이로 여기는 자들을 프레데터, 즉 포식자라고 칭한다. 바로 사일러스는 그런 존재였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서 만찬을 즐기는... 오로지 미각만이 그의 절대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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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PD·이민 작가의 제주도 랩소디 - 아름다움과 맛에 인문학이 더해진 PD와 화가의 제주도 콜라보
송일준 지음, 이민 그림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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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PD × 이민 작가의 제주도 랩소디

글 송일준 | 그림 이민 | 스타북스

[송일준 PD 제주도 한 살 살기]의 저자 송일준 PD가 그간 두 권으로 나온 책들을 가볍게 엮어서 다시 낸 책...[제주도 랩소디]... 전 작도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새롭게 나온 제주도 관련 서적은 내용은 좀 더 농밀해지고(사사로운 부분은 없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이민 작가의 그림으로 태어나서 보기가 더 좋았다. 무엇보다 책 두권을 여행 가방에 넣고 간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인데 제주도 여행기 한권은 가볍게 여행 가방 안에 챙겨넣기 좋기에... ㅎㅎ

여름 휴가철에 지인들의 SNS에 연달아 제주도 사진들이 올라왔다. 다시 활성화된 항공편으로 쉽게 그리고 가볍게 제주도로 날아갈 수 있게 된 지금... 필요한 것은 돈과 시간뿐인 것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 허락된 건강만 있다면 제주도의 풍광을 오롯이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을 보니 다시 가고 싶은 제주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진보다 그림으로 제주도 풍광을 접하니 더 새롭고 신비로웠다.

사실 오래전 내 생애 처음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을 때는 바가지 아닌 바가지 라고 생각해서인지 제대로 즐기지를 못했었다. 관광지 코스에서 꼭 거쳐가야한다던 루트는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으며, 그때는 운전도 사실상 못했고, 렌터카가 활성화되지 못한 시기에서 모든 코스를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택시를 대절해서 다녔으므로 차라리 그 돈으로 외국 여행을 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관광지 코스로 다닌 것이라는 걸...나중에 알았다. 모두 다 그렇게 가니까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제주도 랩소디]는 제주도 토박이들만이 알만한 곳을 저자 특유의 유머가 섞인 음성으로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에세이지만 여행서같은 느낌... 꼭 친절한 여행 가이드가 제주도 이 곳 저 곳을 데리고 다녀주는 느낌이 든다. 물론 책 속에서는 비용이 제로이다. 편하게 저자의 글과 이민 작가의 그림을 따라가면서 즐기면 그 뿐이다.

다음에 제주도를 다시 간다면 일주일 정도 혹은 이주일 정도 한 두곳만 숙박지를 정해서 그 동네를 오롯이 탐구해볼 생각이다. 차도 빌리지 않고, 오직 두 발에 의지해서 말이다. 왠만한 관광지는 이미 다 봤으니 내가 좋아하는 곳 한 두곳만 다시 찾으면 될 일이다. 그 다음은 오로지 마음 가는 대로 다녀 볼 생각이다.

사람을 위로해주는 자연의 풍광은 사각형 콘크리트에 있지 않다. 공기 중에, 땅 위에 있다. 편협한 관광지를 벗어나서, 인위적으로 조성해놓은 테마파크를 벗어나서 스스로의 여행지를 만들어 보면 어떠할까? 송일준 PD의 제주도 살이가 푸르름 넘실대는 한권의 책으로 나왔듯이 저마다의 제주도를 즐기는 방식은 다를 것이다. 어떤 이에게 제주도는 차분함으로, 혹은 희망, 열정으로 다가올 터이다. 나에게 올 새로운 제주도의 풍광을 그려보면서 새로운 여행에 대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아마 그때는 전과 같지 않으리라... 다리가 후들거리기 전에 떠나야겠다. 어디 한번 항공권부터 검색해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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