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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행성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인 『고양이』와 『문명』을 읽은 독자라면 『행성』에서 이야기에서 마무리가 된다고 생각해도 된다. 전작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행성』 그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쥐들과 페스트가 점령한 파리를 탈출하기 위해 고양이 144마리와 인간 12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 앵무새 1마리까지 총 274명이 ‘마지막 희망’ 호에 오른다.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향한 동물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하지만 뉴욕에 도착했을 때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파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쥐 떼가 이미 뉴욕을 점거하고 있었으며, ‘마지막 희망호’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공격하여 전사자가 대거 발생했다. 고작 수십 분간 벌어진 단 한 번의 전투에서 고양이 140마리, 인간 10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를 잃었다. 남아있는 건 고양이 4마리와 인간 2명, 그리고 앵무새 1마리뿐이다. 대패한 것이다. 폐허가 된 뉴욕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쥐를 피해 고층 빌딩에 숨어 살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으나 그나마도 쥐들의 공격에 의해 무너지고 최고성능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 이곳도 쥐들의 공격을 받는다.
인간들은 102개 부족의 대표들이 모여 민주주의 다수결에 의해 의견 결정을 하지만 부족끼리 무리를 지어 편을 가르고 의견 대립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이성적인 통치자, 훌륭한 통치자가 되고 싶은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드는 토론도 의미가 없음을,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무지함을 알게 된다. 결국 고양이를 103번째 부족으로 넣어달라는 딜을 하며 쥐의 우두머리를 처단하러 가지만 실패하고, 포로로 데려온 제후 쥐 한 마리를 이중첩자로 만든다. 이중첩자 폴과 정보를 교환하지만 점점 더 강력해지는 쥐의 군단과 타협하며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이동하게 된다. 핵폭탄으로 쥐들을 공격하지만 불발이 되어 오히려 쥐들에게 공격을 받는다. 해결책을 찾지 못하며 논쟁만 벌이는 인간 사이에서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드는 묘안을 떠올린다. 생명체간의 상호작용이 정말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쥐들의 소통을 방해하는 DNA를 통해 무력화시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인간들은 위기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편을 가르고 상대를 누르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도덕성을 가지지 못해서인지.
“102개 부족의 총회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어. 인간은 오로지 자존심 때문에 상대를 반박하는 거야. 남과 다른 점으로 자신을 정의하려고만 하지 공통점에는 관심조차 없어. 결국 인간 둘이서 논쟁을 벌이면...... 의견만 하나 더 늘어날 뿐이야.”
행성 1편 마지막 부분 고양이 바스테드가 하는 말이다. 결국 합의점을 찾기 위한 토의에서 인간은 무엇을 생각하며 토론 하는지 3자의 입장에서 하는 말에 공감이 된다. 이것이 인간의 모습일까?
행성 2편에서는 읽으며 자꾸 책장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것은 상호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오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우리는 공격을 당한다.”
“제대로 소통한다는 의미는 모든 존재가 지구상에서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 어떠한 예외도 없어야 하며, 어떤 종으로 태어났던지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고양이 바스테드가 제대로 소통의 의미를 알았기에 위기에서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구할 수 있었다. 아마도 책장을 덮으며 바스테드의 말이 계속 떠나지 않는 것은 ‘정말 우리가 제대로 소통하며 살고있는 것일까?’ 자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