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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ㅣ 김영진 그림책 4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4월
평점 :
그림책의 표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된다.
활짝 웃고 있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은 너무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표지에서 벌써 행복이 전해지는 그림책!
면지를 넘기자 김영진 작가의 친필 사인이 보인다.
직접 그려준 친필 사인도 그림책만큼 재미있다.
“꿈을 이루세요.”
라는 말에 올해의 꿈이 벌써 이뤄진 듯 따뜻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영진 작가의 그림책이다.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 그림책을 읽고 읽고 또 읽어서인지 이 그림책도 펼치는데 정겹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어떤 이야기를 담으셨을까?
주인공 그린이는 요새 부쩍 뚱뚱해져서 아빠가 주말마다 공원 한 바퀴를 돌게 한다.
물론 그린이는 재미가 없다. 아빠는 업어주기 3회에 그린이는 아빠를 따라 나선다.
음료수 자판기 앞에서 떠나지 않는 그린이를 보면서 아빠는 주스를 사준다.
우리 아이는 마트나 시장에 갈 때 그린이처럼 항상 과자 한 봉지를 사와야 한다. 어쩔때는 “안 돼” 호통을 치지만 눈물이 글썽해지는 아이를 보면서 작은 행복을 찾아주고 싶어 항상 내가 지고 만다. 아마 그린이 아빠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 모습에 어떻게 아이의 말을 안들어줄 수 있을까.
공원벤치에 앉아 아빠는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큰 잘못도 아닌데 호되게 꾸짖었던 일이 아빠는 너무 미안했나보다.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왜 나한데 화내?”
“미안해. 아빠가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나 보다.”
“아빠는 어른이잖아.”
“그러게. 미안해”
눈물이 난다. 나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면서 사과다운 사과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린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기에게 화내는 이유를 잘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정말 나의 어른답지 못했던 행동들을 더듬어본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터널을 지나며 수세미가 코끼리의 먹이라고 하자 그린이는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아기 코끼리들이 수세미를 먹는 모습. 그린이의 커가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지쳐가는 그린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아빠는 항상 그린이에게 진다. 건강하게 잘 자라는 그린이가 아빠는 대견하고 고맙다. 꼭 껴안아주는 그린이에게서 아빠는 오히려 그리이가 아빠를 키우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른들은 자식을 낳아 키워보라고 한 것 같다. 아이가 고맙고, 아이를 낳아준 애엄마가 고맙고, 아이가 잘 자라게 해주는 주변의 분들이 고맙고, 그리고 사회가 고맙고......
햄버거 가게 앞에서 슬쩍 아빠를 쳐다보는 그린이를 보면서 새끼손가락 걸고 먹은 햄버거.
햄버거 먹는 모습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이 행복하다.
이 그림책은 그린이를 통해 아빠가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 감을 많이 느끼곤 했다. 꼭 껴안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빠와 그린이를 보면서 오늘 밖에서 생활한 가족들을 꼭 안아주어야겠다.
그리고 한마디 하련다. “고맙다. 사랑한다.”
눈물이 살며시 고이고 입가에는 웃음이 피어나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법의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