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마주치는 나비 한 마리, 듬성듬성 핀 꽃들.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그 사이로 새 몇 마리 날아가고,햇빛과 나무 그림자가 뒤엉켜 드리운다.물냄새가 나다가, 흙냄새가 난다.생동하는 것들로 넘쳐흐르는 이런 순간엔 문득,내 안의 어딘가로 걸어 들어온 것만 같다.이런 순간을 알아. 삶의 의욕과 찬란이 불안보다훨씬 더 씩씩하고 튼튼한 풍경을.
나의 혈육이 아닐 수도 있는데 알을 품어주고, 거친 바다에서 크릴을 잡아와 먹이고, 도둑갈매기들과 싸워가며 양육에 헌신하는 수컷들이 불쌍해 보인다고? 천만에! 이 수컷들도 기회가 생기면 다른 암컷들과 교미를 할 것이고, 어느 둥지에서는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새끼들이 다른 아버지에 의해 공들여 키워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좁은 시야로 자연을 보면 불합리해 보이는 부분도 많겠지만 넓은 시야에서 보면 조화와 절충으로 절묘하게 균형이 맞추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덕경 주해의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문구가 뇌리에 스친다. - P115
청춘들의 여정은 모두 언젠가는 끝나게 마련이지.4학년들은 이제 엔딩을 맞이하겠지만, 굉장한 엔딩일 거야.이제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내라. 너희의 유산을.자, 해 보자! - P383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여정이 쉽고 편안했던 나라가 어디 있었으랴 싶다. 그러나 서유럽의 맨 끝자락에 서서 공산 혁명의 소용돌이와 강대국들의 격돌 속에서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나라를 만들어낸 핀란드의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여정은 그만큼 더 특별하다 할 것이다. - P347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새해가 된 다음 처음으로 내리는 눈이었고, 난생처음 눈 내리는 모습을 본 무민은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눈송이가 자꾸만 무민의 따뜻한 얼굴에 내려앉았다가 녹아내렸다. 무민은 눈송이를 손바닥으로 받아 잠시 감탄하며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를 쳐다보았는데, 눈송이는 점점 더 많아졌고 솜털보다도 부드럽고 가벼웠다.무민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눈이 이렇게 오는구나. 땅에서 자라는 줄 알았는데.‘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