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쫌 아는 10대 - 프로이트 vs 니체 : 내 안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철학 쫌 아는 십대 2
이재환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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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나버린 나의 10대 시절이 떠오르며, '그때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상상해본다. 불안을 대하는 자세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풀빛 출판사의 '쫌 아는 십대 시리즈'를 몇권 읽어봤는데, 그 분야의 입문자라면 10대 뿐아니라 어른에게도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철학은 그저 수박겉핥기 식으로 접해왔던 나이기에 이 책은 철학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한번 더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책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프로이트와 니체가 왜 그토록 유명했으며 왜 존경할 만한 인물인지 이번 기회에 더 확실히 알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불안에 대해 좀더 친밀하게 대화할 거리가 생겨서 든든하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불안을 포함하여 감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감정이 우리 삶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중이며, 다수의 철학 관련서를 집필했다. 철학 쫌 아는 십대 시리즈의 첫번째 도서인 <나다움 쫌 아는 10대>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해부해서 '불안한 이유'를 설명해주고,

니체가 남긴 철학을 통해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불안할 때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아래는 이 책의 목차이다.

1장 우리는 모두 불안한 인간

2장 당신의 욕망을 변신시켜 드립니다, 무의식

3장 내 안의 욕망 덩어리를 다스리는 법

4장 Love yourself, 불안을 막는 주문

5장 나만의 가치를 가진 초인이 되라고?

6장 다시 '나'로 태어나더라도 후회 없게 살아 보기

7장 어린아치처럼 살라고?

8장 나만의 가치를 찾아 건강한 몸 만들기

선생님과 세 명의 중학생이 대화하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술술 읽히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어려운 내용도 묻고 답하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웠다.

비단 10대 청소년들만 불안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어른이라고 결코 다르지 않다. 불안의 이유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인간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모두가 불안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 관리가 될 정도이면 괜찮기에, 불안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 책을 통해 알아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안을 이해하려면, 먼저 '무의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무의식'을 학문적으로 처음 말한 사람은 프로이트이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의식은 인간의 정신 중에서 빙산의 끝부분인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바닷물 밑에 잠겨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부분이 바로 무의식이다. 이 무의식은 변장의 명수로, 화산으로 비유하자면 활화산이다. 무의식이 활화산처럼 활동하고 있다면 무의식에 마그마가 있어야 하는데, 이 마그마를 프로이트는 '리비도(욕망을 뜻하는 라틴어)'라 불렀다. 그래서 우리 정신의 대부분은 욕망 덩어리인데, 그 욕망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이 무의식의 마그마(리비도, 욕망)을 막으려면 땅이 흔들리는 것처럼, 의식이 작동할 때 우리의 정신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무의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에 불안도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은 당연한 것이다.

프로이트는 우리 마음이 처음에는 '무의식-전의식-의식'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어,

'이드-자아-초자아'로 구분된다고 주장했다.

'이드' 역시 무의식과 비슷한 맥락으로 '욕망 덩어리', '우리 안에 있는 짐승'으로 해석된다. 이드는 통제가 안되는 들짐승 같은 것이다. 이드가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 두면 한 사람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엉망이 되기에 통제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자아'가 하는 것이다. 자아가 이드를 억압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고 불편한 것이 불안으로 나타난다. 자아는 이드를 좀 타이르는 존재이고, 초자아는 그것보다 더 엄격하게 이드를 야단치는 역할로, 자아와 초자아는 서로 협력하면서 이드를 관리한다. 초자아의 가장 좋은 점 두 가지는 이상적인 미래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도 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과,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동기부여도 해준다는 것이다.

불안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는 니체의 철학을 통해서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다.

먼저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면, 철학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자기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계속 고민하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아는 것,

아니 잘 알려고 노력하는 것, 이게 철학이야.

p87, 불안 쫌 아는 10대

우리가 불안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인데, 이 지점에서 니체는 '아모르 파티', 즉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라틴어로 'Amor Fati'라고 쓰는데, '아모르'는 사랑한다는 의미이고 '파티'는 운명이라는 뜻이다.) 니체의 운명애는 '그게 다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고쳐 나가라'는 의미도 있다.

미국 가수 켈리 클락슨의 <스트롱거(stronger)>라는 노래 제목도 사실은 니체의 운명애를 표현한 말에서 나왔다고 하니 놀라웠다.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여기서 마지막 단어인 stronger가 노래 제목이 된 것인데, 이 문장의 숨겨진 의미는 '우리를 죽이지만 않는다면, 우리를 더 강하게 할 뿐이다'라는 것이다. 즉, 운명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운명이 아무리 힘든 운명이라도 받아들이고 극복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니체는 이 운명애를 실천한 사람을 '초인'이라 불렀다.

그렇다면 초인은 완벽한 사람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운명애를 실천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부족하더라도 그걸 인정하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가능하다면 더 개선하려고 애쓴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할 이유도 없기에, 비교에서 오는 불안과 멀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운명애를 실천한 초인이 될 수 있을까? 초인이 되려면 자신의 운명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지향점이 있어야 하고 그 지향점은 바로 가치이다. 초인은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것은 마치 예술가처럼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가치를 가진 예술 작품으로 살면 되니까 불안할 필요도 없다! 얼마나 멋진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 것인가? 니체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비교하거나 곁눈질하지 말고 '너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한다. 내 삶의 기준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니체는 인간을 길들일 수도 있고, 길러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니체는 길들여지는 사람을 노예라 칭하며, 그렇게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소질을 있는 그대로 길러내라고, 삶의 주인이 되라고 말한다.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의 서문에 인간의 정신 수준을 3단계로 이야기한 유명한 비유가 소개되는데, 이 부분에서도 매우 흥미로웠다. 3단계 중 첫 번째 단계는 '낙타'인데, 낙타는 자기가 왜 짐을 짊어지고 가야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묵묵히 무거운 짐의 무게를 견디는 존재라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사자'로, 외부에서 강요한 가치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삶에서 이루고 싶은 나만의 가치는 없는 상태인 것이다. 니체가 말한 정신의 가장 높은 단계는 '어린아이'인데, 왜 어린아이일까? 아래 인용문장을 살펴보자.

어린아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할 뿐 아니라 놀이로 만들어.

내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불안해하지도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하면서 즐겁게 놀잖아.

이것이 바로 운명애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p140, 불안 쫌 아는 10대

어린아이의 단계의 의미를 곱씹으며, 즐겁게 노는 우리집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아직은 불안함을 느끼기 보다는 즐기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이기에 경쟁과 비교로부터 좀더 지켜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른인 나도 어린아이처럼 주어진 조건을 긍정하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실천해보자고 다짐해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가치를 찾아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건강한 본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운동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한다. 삶을 긍정하는 초인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그동안 불안을 다소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웠기에 이제는 불안이 두렵지 않다.

만약 불안을 다루기 어려운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아래의 문장을 곱씹어 보길 바란다.

인간이면 누구나 불안할 수 있다는 프로이트의 말도 잘 생각해 보고,

자신의 가치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니체의 말도 곱씹어 보면서

즐겁게, 그리고 가치 있게 생활해 봐.

잘 할 수 있지?

p158, 불안 쫌 아는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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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딴체 손글씨 - 귀엽게! 반듯하게! 어른스럽게! 나만의 글씨체 만들기
또딴 지음 / 경향BP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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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특히 초등 고학년 여자아이들은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은데, 예쁜 글씨의 편지를 받고 나면 아이가 더 감동하는 눈치이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예쁜 글씨에 대한 로망이 있기에 아이에게 추천했고, 아이는 너무 기쁘게 이 책을 받아들었다.


이책의 저자는 구독자 약 11만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이다. 글씨 유튜버도 이렇게 인기가 대단하다니, 새삼 놀라웠지만 그만큼 예쁜 손글씨에 대한 필요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아래는 이 책을 꼼꼼히 살펴본 초등 5학년 여자아이가 쓴 서평이다.

글쓰는 것과 글씨체 바꾸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 서평단 책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표지가 귀엽고 예뻐서 더 끌렸다. 책을 펴보니 손글씨를 쓸 때 필요한 펜과 종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써져 있었다. 글씨체에 따라 어울리는 펜, 펜마다 필기감, 가성비 등이 써져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다음엔 단어를 따라쓰는 파트가 있었다. 작고 귀여운 그림이 중간중간 있어서 눈이 즐거운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크게 2가지의 글씨체를 알려주는데, 첫 번째는 또박또박 단정한 또딴체이고, 두 번째는 감성충만한 어른체이다. 또딴체 쓰기 뒤에 나오는 어른체 쓰기를 보면 교과서에 나오는 글씨체처럼 보여서 따라 써보고 싶었다. 닮고 싶은 글씨체를 연습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그렇게 또딴체와 어른체 따라쓰기까지 끝나면 부록이 있는데, 부록에서서는 간단한 손그림 그리는 방법도 알려준다. 작고 귀여운 손그림은 글의 이해를 도와서 글과 함께 넣으면 좋다. 글씨와 그림을 한 수 배우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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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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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들여다보듯 우리의 슬픔을 좀더 깊이 바라보자는 것일까? 책제목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소설속 주인공들의 슬픔의 깊이를 내가 얼마나 가늠할 수 있을까. 제2차 세계 대전, 그 혼란의 시간을 보내는 소설속 주인공들과의 만남에서 그 시대적 아픔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인 것 같다. 하지만 시대적 아픔을 공감하는 것 이상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전쟁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만나며, 때로는 웃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희망을 바라보게 되는 힘이랄까. 절대 단순하지 않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마주하며 나자신을 비춰보게 되는 듯 하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피에르 르메트르는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하였지만, 첫 작품과 연이은 작품까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이다. 제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오르부아르>로 2013년에는 프랑스 문학 최고의 영예인 공쿠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쩜 이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55세까지 숨기고 있었을까? 이 책, <우리 슬픔의 거울>은 '기교와 블랙 유머의 결정체', '악마같은 플롯을 지닌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그의 이전 책들과 더불어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설속에서 만나는 주요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주말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루이즈는 어느 날 한 노신사에게서 옷을 벗어달라는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아무짓도 하지 않고 보기만 하는 댓가로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기에 루이즈는 그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그로인해 그 노신사의 자살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의 삶 이면에 숨겨져왔던 충격적인 진실을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된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가진 가브리엘과 라울은 전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으로, 각자의 스타일대로 군인의 삶을 유지해 가던 중에 독일군의 공격이 거세지자 그만 함께 피란길에 올라 탈영병 신세가 된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서 가장 큰 재미를 주는 사기꾼 캐릭터 데지레는 선생님, 조종사, 의사, 변호사, 공보관, 신부님까지 활약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화무쌍한 캐릭터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궁금증이 퍼즐 맞추듯이 하나 둘씩 풀리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들... 고통의 진실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 비단 전쟁이 아니었더도 인간의 삶은 단순명료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로 고통 가운데 있었는데, 이 가운데 전쟁은 이를 더 고통 속에 몰아넣은 기폭제가 되지 않았을까? 주인공들의 다양한 삶의 이면에 있는 다채로운 삶의 방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쫓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우리의 삶도 그들의 삶과 조금씩 닮아있기 때문이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나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거울 비추듯 보여주려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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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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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목부터 느껴지는 아우라가 대단하기에 과연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각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지식인들이 모여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깊이있게 나누는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서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다. 페이지 404쪽에 달하는 분량이라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기간에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관심가는 질문들부터 차근차근 접근한다면 그 대화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의 틀이 조금씩 넓어지는 경험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의 저자인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는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로,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학제 간 참여 연구소의 소장이다.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왔으며,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과학과 영성의 상호 관여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서를 출판하였다. 그 노력의 결과로 그는 2019년 템플턴상(종교계의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번에 나온 <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책은 다트머스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건설적 협업'이라 부르는 자리에 세계 최정상의 과학자와 인문학자를 불러 모아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한 결과물 (약 5년간 진행된 여덟 번의 대담을 모은 결과물)을 담고 있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목차이다.


1장 의식의 신비

신경과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2장 실재의 본질

불교학자와 이론물리학자의 대화

3장 지능과 미래 - 인간, 기계, 외계 생명체

천문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4장 영성의 본질

과학과 종교의 대화

5장 시간의 신비

과학사가와 물리학자의 대화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

신경과학자와 작가의 대화

7장 인간과 행성의 수명

환경주의자와 의사의 대화

8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문학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의 대화

8개의 주제는 그야말로 굵직한 주제로, 독자로 하여금 깊이 있는 생각을 유도한다. 어렵다는 생각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중의 공감을 사는 부분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사고의 확장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문장들이 참 많았지만, 그 중에서 앎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고 생각할 거리들을 풍성하게 해주는 몇 문장을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지식 추구의 본질적인 면이자 출발점은 무지를 인정하는 겁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집니다. 모르기 때문이죠. 톰 스토파드(Tom Stoppard)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우리를 중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알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것에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p96, 2장 실재의 본질

제가 관찰한 한 가지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중략) 두 종류의 시간이 있을 수 있을까요? 하나는 과학의 정확한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좀더 개인적이고 심리학적인 시간이죠. 만일 두 종류의 시간이 있다면 둘은 양립 가능할까요?

p199, 5장 시간의 신비

우리는 이 길의 어디쯤 왔을까요? 앞으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할까'일 겁니다. 이 질문들은 분명히 과학적 관점과 인문학적 관점을 모두 요구합니다. 이 질문들에 답하는 건 흥미롭고 멋진 과학적 도전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p243,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

이해도 시각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관점을 가지고 충돌이나 중복 없이 각각을 별개의 층으로 취급할 수 있다면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할 때보다 인생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집니다.

p347, 8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이 나누는 대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익숙하고 다루기 쉬운 주제만 고집하다 보면 우리의 생각의 틀도 그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에 푹 빠져보고 싶은 독자라면 분명히 만족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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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유치원에서 배우는 해외주식 기초수업 - 해외주식 투자의 기본과 개별종목 및 ETF 실전투자 전략까지 해외주식 투자의 A to Z
주식유치원(김석민) 지음 / 책밥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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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남편이 주식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퇴근 후에 주식투자를 위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까지는 국내주식에만 파고들었는데, 혹시나 해외주식에도 관심이 있을까? 생각하여 이 책을 추천하였다. 남편은 해외주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흔쾌히 받아들였고 흥미로운 책이라며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유튜브 <주식유치원_야너주(야, 너도 주식할 수 있어)>를 운영하며 5만명이 넘는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유튜버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에 5년간 한국투자증권에서 트레이더로 일해온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아래는 남편이 이 책을 읽고 남겨준 서평이다.

이 책은 아내가 추천하는 그 순간부터 확 땡기는 책이었다. 토스 인터넷 뱅킹에서 공짜로 주는 소수점 해외주식을 받은 것 외에는 해외주식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고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몰라서, 이 책이 해외주식을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구성은 해외주식 입문자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짜여져 있다. 투자원칙, 국내주식과 다른 점, 투자기본, 투자방법, 실전투자/전략, ETF 투자/전략, 배당주 투자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만 봐도 딱 필요한 내용으로 경험없는 입문자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1장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투자 원칙 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자면 아래와 같은데, 국내 주식 경험자로서 정말 공감하고 현재의 나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주식투자 초보의 맘에 꼭 되새겨야되는 중요한 원칙들이다.

1) 좋은 기업은 하락할 때 매수해야 돈을 번다. (좋은 기업이라도 비싸게 사면 손해본다. 무조건 싸게 사라)

2) 매수하기 전부터 하락을 생각하자? (주가 하락시 어떻게 대응할건지 고민해라. 물타기/손절매/강제존버)

3) 조건없는 장기투자가 답이 아니다. (투자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기업가치와 매수한 가격과의 괴리임. 늘 내가 산 가격이 적정한가 고민이 필요함)

4) 투자의 왕도 기록만이 살 길이다(매수 전 기업 분석, 투자 목적, 적정가격, 매수 후 대응, 매도타임 등을 기록해야 실력이 는다.)

5) 원칙을 지켜야 투자로 성공한다. (위 4가지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2장은 입문자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되는 국내주식 투자와 다른점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라면 대충 알고 있을법한 환전수수료와 환율 차이 외에도 수익 시 발생되는 3가지 세금들(증권거래세,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을 나라별 세율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고, 거래시간과 결제일, 거래단위, 소수점거래, 증권사별 해외주식거래가 가능한 나라, 또 등락표시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등락표시법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는 것은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우리는 빨강이 상승을 의미하는데 서양은 피를 흘린다라고 해서 하락을 의미한다.

3장부터서는 본격적으로 해외투자의 기본기를 다지는 내용이다. 종목명을 나타내는 티커, 해외주식 공시보는 곳, 나라별 매매제도, 해외주식 배당금에 대해 설명해준다.

4장은 투자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기 적립식 투자(방법보다는 왜 해야되는지 이유를 설명), 단기투자가 어려운 이유, 서학개미의 매매패턴과 회전률, 투자회사, 그리고 투자 정보를 얻을만한 사이트 등을 소개한다.

5장은 개별종목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로 관심 기업을 선택하는 방법 3가지(산업분석 후 개별기업 분석하는 탑다운 방식, 자신의 생활반경에서 찾는 보텀업 방식, 직업과 관련된 회사 분석)와 섹터의 의미와 중요성, 검색하는 방법, 개별종목 공부할 내용 및 접근방법, 기술적 분석 방법 등 해외투자 주린이에게는 필수적인 내용이라 하겠다.

6장에서는 5장에서 배운 개별종목을 선택한 후 실전투자를 어떻게 할건지 소개한다. 사실 5장, 6장은 참고자료만 해외 자료이지 대부분은 국내투자와 유사하다.

7장부터 마지막 9장까지는 ETF(Exchange Traded Fund)에 관한 투자법과 실적투자 전략, 배당주 투자법에 대해서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또 각 챕터 끝에는 방과후 과정이라는 코너로 해외투자 입문자들에게 무엇을 준비해야되는지 또 각 챕터별로 연계된 중요한 실습가능한 정보들을 가르쳐준다. 예로 제 1장에서는 해외주식 계좌 개설하기다. 해외주식에서 중요한 것은 매매수수료와 환전수수료라고 가르쳐준다.

처음에는 해외주식에 관심이 있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국내주식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투자 원칙은 둘 다 비슷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해외투자와 관련된 정보가 총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의 뼈대, 기본기를 다지는 것에 매우 유익함에 틀림없다. 본격적으로 해외투자에 입문하겠다면 최소 2번 이상 읽고 참고하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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