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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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들여다보듯 우리의 슬픔을 좀더 깊이 바라보자는 것일까? 책제목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소설속 주인공들의 슬픔의 깊이를 내가 얼마나 가늠할 수 있을까. 제2차 세계 대전, 그 혼란의 시간을 보내는 소설속 주인공들과의 만남에서 그 시대적 아픔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인 것 같다. 하지만 시대적 아픔을 공감하는 것 이상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전쟁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만나며, 때로는 웃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희망을 바라보게 되는 힘이랄까. 절대 단순하지 않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마주하며 나자신을 비춰보게 되는 듯 하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피에르 르메트르는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하였지만, 첫 작품과 연이은 작품까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이다. 제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오르부아르>로 2013년에는 프랑스 문학 최고의 영예인 공쿠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쩜 이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55세까지 숨기고 있었을까? 이 책, <우리 슬픔의 거울>은 '기교와 블랙 유머의 결정체', '악마같은 플롯을 지닌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그의 이전 책들과 더불어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설속에서 만나는 주요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주말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루이즈는 어느 날 한 노신사에게서 옷을 벗어달라는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아무짓도 하지 않고 보기만 하는 댓가로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기에 루이즈는 그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그로인해 그 노신사의 자살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의 삶 이면에 숨겨져왔던 충격적인 진실을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된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가진 가브리엘과 라울은 전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으로, 각자의 스타일대로 군인의 삶을 유지해 가던 중에 독일군의 공격이 거세지자 그만 함께 피란길에 올라 탈영병 신세가 된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서 가장 큰 재미를 주는 사기꾼 캐릭터 데지레는 선생님, 조종사, 의사, 변호사, 공보관, 신부님까지 활약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화무쌍한 캐릭터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궁금증이 퍼즐 맞추듯이 하나 둘씩 풀리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들... 고통의 진실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 비단 전쟁이 아니었더도 인간의 삶은 단순명료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로 고통 가운데 있었는데, 이 가운데 전쟁은 이를 더 고통 속에 몰아넣은 기폭제가 되지 않았을까? 주인공들의 다양한 삶의 이면에 있는 다채로운 삶의 방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쫓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우리의 삶도 그들의 삶과 조금씩 닮아있기 때문이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나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거울 비추듯 보여주려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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