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캉스 - 스위스보다 더 좋은 우리나라 시골 여행지
김다은 지음 / 책밥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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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 '스위스보다 더 좋은 우리나라 시골 여행지'라는 문구가 시선을 끈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스위스보다 더 좋은 장소를 누릴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너무 좋다. 예쁜 사진들과 색다른 여행 정보가 가득한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남편이 작성해준 서평은 아래와 같다.

나에게 시골이란 어릴 적 할머니가 나를 한 동안 키우셨던 곳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가 그렇게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밭이 있어 때론 산적한 밭일로 괴로움이 있는 곳이기도 하며, 우리 가족에게 넘칠 만큼의 과일과 야채를 주는 풍성한 은혜의 장소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시골이 그래서 좋다.

시골이라고 하면 왠지 정감 있는 표현인데, 비슷한 단어인 촌은 왠지 이름처럼 촌스럽다. 촌이라고 하면 다들 대도시와 대조되어 낙후된 시설이 연상되어 생활하기에는 뭔가 늘 부족한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는 커가는 아이들에게 이런 시골이란 곳을 알려주고 싶다. 비록 불편함이 있어도 익숙해지면 편안해지고 또 뭐든지 넘치지는 않지만 자족하게 만들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와 쉼이 있는 곳이라고. 그래서 그곳에 가면 멋지게 살지 않더라도 늘 넉넉한 여유가 있을만한 곳이라고..

이런 마음에 있어서였는지 손에 든 [촌캉스]는 아내가 소개해줄 때부터 읽고 싶었다. 내심 좋은 곳을 소개받아 아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김다은 님인데 여행 인플루언서다. 책의 서두에 21살에 제주살이를 하러 갈 정도 여행을 좋아하고 감성이 담긴 사진과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사진으로 이미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갖고 있는 유명 여행 인플루어서였다.

저자는 서두에 2가지 이 책을 쓴 계기를 소개한다. 첫번째는 '나도 여행 가고 싶어~' 라는 맘이 들 정도로 독자에게 좋은 곳을 소개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아름다운 우리 나라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부제는 '스위스보다 더 좋은 우리나라 시골 여행지' 다.

이 책은 전국 8도 28개 지역별, 숙소 29군데를 소개하고 있다. 거기에 시골의 정취와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 148군데 소개는 덤이다. 숙소, 여행지, 식당, 카페, 그리고 그 지역 가볼 만한 곳으로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 책은 몇 가지 좋은 특징이 있다. 지은이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건지 아니면 출판사 편집실에서 그렇게 구성을 했는지 모르지만, 읽다보면 느끼는 몇 가지 좋은 특징이 있다.

첫째, 이 책은 이쁜 사진첩 같다. 나도 아이들 어릴적 사진을 DSLR로 찍어서 사진첩을 만들어준 경험이 있는데, 이 책은 자연을 담은 사진 작가의 열정이 돋보인다. 그 만큼 구도뿐 아니라 색감과 배치 모두가 완벽해 보일만큼 좋은 사진첩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한 지면이 통으로 인생 컷 한장이 들어가 있다. 이 정도면 가가호호 한권 정도 갖고 있어도 되지 않을까. 다만 주로 지은이와 지은이 남친(?)이 모델이다. 다행히 선남선녀다.^^

두번째, 이 책에 있는 모든 소개에는 친절함이 묻어 있다. 지은이가 옆에서 가이드라도 하듯 숙소이용하는 소소한 팁 뿐 아니라 어디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인생컷이 나오는지 노하우성도 잘 알려주고 있다. 여행 인플루언서라서 그런지 전문가의 느낌이 그대로 살려져 있다.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간다면 연인이든, 가족이든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역별 소개한 숙소가 경상도와 강원도에 많이 집중되어 있다. 아무래도 평지가 많은 충청도와 전라도보다는 산과 계곡, 바다가 있는 경상도와 강원도가 조금 더 입체적이고 감성적인 곳이 많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특징이다. 세번째, 이 책은 여백의 미를 잘 살렸다. 주절주절 많은 정보를 담으려는 수고를 덜고 필수적이면서도 최소한의 절제된 표현으로 지면에 여백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이 눈에 더 들어오고 사진을 보면서 감상하게 만든다. 맑은 날 소개된 저 장소에 있는 나와 내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어쩌면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많은 사진과 정보로 숙소를 상세히 설명하는 숙박 관련 앱과 비교하면 조금은 답답하고 상상만 자극해서 감질맛 나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평소에 가보지 못한 자연의 미를 살릴 숙소들을 잘 소개한 글이고 친절하게 독자가 가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에 집중해야될지 소개하고 있기에 확실히 차별화된 책이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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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내면아이를 만났다 - 엄마 마음속 상처 입은 어린아이를 마주하는 심리 치유 가이드
안정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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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아질 거야. 넌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엄마인 나역시 이 말이 그토록 듣고 싶었던 건 같다. 이 책은 육아가 힘든 엄마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친절한 심리 치유 가이드북이다. 그동안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엄마의 마음속 상처 입은 어린아이, 즉 내면아이를 마주하게 하며, 그 내면아이를 돌보는 것까지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26년 차 엄마이자 15년 차 부모교육 전문가다. 그동안 3천여 회에 가까운 교육과 상담을 통해 전국의 많은 엄마들을 만나왔으며, 현재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마음맞춤 연구소'의 소장으로 활동중이다. 지은 저서로는 <사춘기 자존감 수업>,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 등이 있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1장 엄마가 된 후 마주한 진짜 나

2장 애착,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해서 해줄 수 없는 말

3장 엄마의 내면아이 만나기

4장 엄마의 내면아이 돌보기

5장 엄마의 내면아이 성장하기

각 장의 대략적인 내용과 멈추게 만들었던 문장들을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1장에서는 엄마가 된 후 마주친 '진짜 나'에 대해 알아본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라기에 엄마의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제때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 언제나 엄마의 감정을 돌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 엄마의 감정은 아이의 심리적 정서적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고 애쓰는 엄마로도 충분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다. 양육이라는 과정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아이와 더불어 기꺼이 성장하려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미 자녀에게 충분히 좋은 엄마다.

1장 엄마가 된 후 마주한 진짜 나

2장에서는 엄마의 성장 과정에서 애착이 어땠는지를 점검해본다. 어린 시절에 쌓은 양육자와의 정서적 유대는 어른이 되어서도 관계의 뿌리가 되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엄밀히 말한다면 문제 엄마는 없다. 다만 상처받은 엄마, 마음이 아픈 엄마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은 큰 위로가 된다.

우리 안에는 당연히 들어야 했지만 듣지 못한 말들과 듣지 말아야 했지만 들어야 했던 말들이 수북하다. 이 말들의 정체를 알아야 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그것들로 인한 상처 주기를 반복하지 않게된다.

(중략)

우리가 잘못된 애착의 대물림을 끊고자 한다면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인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2장 애착,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해서 해줄 수 없는 말

3장에서는 엄마의 내면아이를 만나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전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은 대체로 내면아이의 소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처받은 내면아이, 즉 특정 발달단계에 고착되어 성장이 멈춰 있는 상태의 내면아이를 만나야 한다. 이 장에서는 에릭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와 제프리 영이 제시한 인생의 11가지 덫을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나의 내면아이가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각각의 발달단계에 대한 설명 뒤에 '엄마의 기억 노트'가 있는데, 이는 내면아이를 만나고 성장시키기 위한 도구로, 엄마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을 최대한 많이 떠올려 채워나가다 보면 각자의 내면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아이라는 존재는 엄마의 헌신과 희생을 시도 때도 없이 요구한다는 점에서 마치 전제군주와 같다. 만약 아이의 이런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고 대처하지 못하면 엄마는 침체 상태에 빠지게 된다. (중략) 어떤 엄마들은 자기 자신의 욕구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아이의 욕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심지어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중략)

신체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문제를 가진 엄마들은 흔히 침체 상태에 빠지기 쉽다.

3장 엄마의 내면아이 만나기

4장에서는 내면아이를 돌보기 위한 연습을 할 수 있다. 1단계는 내면아이와 대화하기, 2단계는 나의 감정과 친밀해지기, 3단계는 내면아이의 생각과 나를 분리하는 '생각의 경계 세우기'이다. 각 단계별 사례들과 방법들을 제시함으로써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정이 휘몰아칠 때 해볼만한 전략인 'ABCC 감정 전략'과 '감정 일지 쓰기'가 인상적이다.

감정 일지 쓰기는 우리의 성장을 위한 연습이다. 가감 없이 감정 일지를 작성하다 보면 때로는 자신의 좋지 못한 모든 부분, 즉 수치스럽게 여겨서 숨겨놓았던 부분까지도 삐죽삐죽 드러난다. 그동안 애써 부인하고 외면해오던 나의 상처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하지만 괜찮다. 그 또한 치유하는 과정이다. 그동안은 몸 안 깊숙이 자라오던 것이 드디어 몸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드러난 상처를 적절하게 치료하는 일이다.

4장 엄마의 내면아이 돌보기

5장에서는 내면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 즉 각각의 발달단계에서 결핍된 부분을 채우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그 시절에는 어쩔 수 없던 일이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 우리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기에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다. 치유를 넘어 성장에 관심이 많은 엄마라면 이 부분이 도움이 크게 될 것이다.

양육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처절한 노력이 아니라 양육 과정 자체를 즐기려는 마음이다. 아이의 성장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양육은 즐거운 일이다 즐기는 가운데 엄마 또한 성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5장 엄마의 내면아이 성장하기

아이의 성장은 독립을 위한 과정이다.

(중략)

지금부터 엄마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과 엄마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별개다.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엄마 또한 여전히 성장중이다. 아이뿐 아이라 엄마에게도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5장 엄마의 내면아이 성장하기

엄마의 지지와 격려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아이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하지만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이였고, 그 내면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했다면 건강한 엄마역할이 쉽지만은 않다. 이 책은 엄마의 내면이 건강해야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새기게 해주는 책이다. 엄마의 행복지수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 터였다. 이 책에서는 엄마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돌보는 것까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육아가 어렵다면 이 책을 통해 단단한 중심을 잡고 치유를 넘어 성장하는 엄마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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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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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소설은 그 운명이라는 것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500 페이지가 넘는 두께라서 처음에는 '다 읽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괜한 걱정을 했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서 속도감있게 읽기도 하고 좋은 문장을 만나면 잠깐씩 음미하기도 하며 완독하기 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리 넬슨 스필먼은 언어치료사, 생활지도 상담사, 가정방문 교사로 일해오다가 마흔이 넘어서 쓴 첫 소설 <라이프 리스트>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두 번째 소설 <달콤한 용서>에 이어 출간된 세 번째 소설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은 라이브러리리즈와 인디넥스트픽 추천도서 및 팝슈가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의 원서 제목은 <The Star-Crossed Sisters of Tuscany>이다. 200년전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한 마을,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들에게 내려진 저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둘째 딸들은 영원히 사랑을 찾지 못할 거야!"라는 저주 때문인지 우연인지 200년간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 중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찾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 저주에 맞서는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인 79세의 포피는 젊은 시절에 뜨겁게 사랑했지만 불가피하게 헤어졌던 사람과의 약속을 기억하며 여전히 영원한 사랑을 믿는다. 포피는 자신의 80세 생일에 이탈리아 바닷가 아말피 해안의 성당에서 자신의 유일한 사랑을 다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이 계획에는 또다른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 두 명이 함께 한다. 79세의 포피, 29살의 에밀리아 그리고 21살의 루시아나. 각기 나이도 다르고 성향도 다른 세 명의 둘째 딸들이 함께 하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좌충우돌하며 아파하고 성장하고 마침내 영원한 사랑을 믿게 되기 까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이 절대 과장이 아니었음을 느끼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에밀리아와 함께 나역시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자신의 욕구는 접어둔 채 일방적으로 손해만 보는 다소 답답한 캐릭터인 에밀리아가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것은 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였을 뿐. 오랜 시간 억눌러왔던 욕구들이 해소되는 지점들을 만나며 주인공과 함께 기뻐했던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억지스럽지 않은 흥미진진한 상황 속에서 에밀리아는 서서히 변화해가고 자신만의 색갈을 찾아간다. 절망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찾는 포피의 강한 정신력과 회복력은 주변을 환히 비추고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깨닫게 해준다. 저주에 쫓기듯 살아왔던 루시도 중심을 잡아가며 함께 하는 이들에게 단단한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해낸다. 애초에 저주라는 것은 없었다. 삶은 얼마든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그 선택에 있어서 후회가 없어야 한다. 수동적 삶이 아닌 능동적 삶을 꿈꾸는 자신을 발견하게 해주는 멋진 소설이라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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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반성문
조영진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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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는 다정한 남편이지만, 쌓아두었던 화가 폭발하면 돌변하는 남편에게 이 책을 권했다. 남편의 첫 반응은 "나, 반성해야 되는 아빠인건가?"라는 물음이었다. 하지만 이내 책소개를 살펴본 후에 읽어보겠노라고, 성장에 대해서만큼은 진심인 사람이기에 서평에 도전해보겠다고 하였다. 아이들도 성장 중이지만, 부모가 처음인 어른들도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는 사실은 잊어서는 안될 터였다.

아래 내용은 부모 12년차인 남편이 이 책을 완독한 후에 써준 서평이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돌아가셨다.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당시에는 사춘기가 오기 전인 철없던 유년 시절이라 아버지의 죽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곧 바로 시작된 경제적 가난은 나를 불우하면서도 삐뚫어지고 싶어질 수밖에 없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유년시절을 가져다줬다. 연이어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둘째형의 사고는 갓 시작되는 20대의 젋음을 아버지의 부재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간호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적 재건을 위해 주어진 제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청년의 시절은 그렇게 지나갔다. 바쁘게 지나갔고 내 삶에 부족한 무엇가를 채우고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보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어서 순응하면서 살았지만, 만약 그때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아버지가 있었다면, 정말 아빠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결혼 적령기의 청년이 될때까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경제적, 정서적, 소양적 결핍을 느꼈다. 아버지의 부재는 지금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마음 어딘가에 저장된 상처난 생채기처럼 이미 성인이 된 나의 모습 안에 녹아져 있을리라.

나는 [아빠 반성문] 이란 책을 받아 앞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를 다시 돌이켜봤다. 작가도 꿈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돌이켜보고 또 자신의 자기다움이 진정 무엇인지 해석하면서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뒤틀린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던 것처럼 나는 이 책의 서두를 통해 과거의 나, 아빠가 없던 나의 삶을 돌이켜봤다. 그리고 저자의 삶과 나의 삶이 조금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모든 이가 '생존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어떤이는 '문제를 일으키는 말과 행동'으로 또는 사회 생활 속에서 '중심잡기'로 연인 사이에서는 '의존'을, 가족 안에서는 '순종'을 이렇듯 다양한 생존도구로 삶을 지탱한다고 한다. 또한 이 생존도구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일종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반응이 곧 자신의 삶에서 관계를 형성할 때 핵심도구로 쓰인다고 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나의 생존도구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릴적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게 만든다. 나는 어떤 생존도구로 살아왔던가?

아이는 부모의 삶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가보지 못한 미래라고도 한다. 내가 가보진 못한 미래에 있는 나 자신. 그게 나의 아이들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좋은 아빠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무엇을 해야 좋은 아빠로 기억될까. 이런 고민을 수도 없이 한다. 이 질문을 명쾌하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 어떤 부모도 늘 자식에게는 불충분한 사랑을 줬다고 할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부담을 덜어준다.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애써서 뭔가를 가르쳐들려 하지말고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충분한다고 말한다. 있는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아빠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위로한다.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생각이 단순해지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상담 사례를 소개하며 내 안의 '버럭이'를 보게 했다. 나 또한 분노조절장애 환자처럼 갑자기 폭발하는 분노가 있었기에 그 상담 사례는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나름 안심이 되었다. 나뿐만이 아니구나. 하지만 그걸로 그냥 끝나면 안되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버럭이'가 왜 과격하게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내 맘 구석구석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드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고 한다. 그걸 이해해야 내 안에서 혼자 끙끙대는 버럭이를 끌어안아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버럭이'는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고 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저자는 심리학의 대가로 보인다. 아빠들과 진행한 심리상담 사례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아빠라면 한 개쯤은 무조건 걸리는 아주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아빠들의 모습들을 담았다. 그 중 기억나는 사례가 있는데 빨간색 색안경을 끼고 보는 민수씨와 침묵하는 주현씨 사례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마음 속에 대상인 '표상' 에 관한 것인데 대인관계에 있어서 이 표상이 미치는 영향력이 결국 가족들에게까지 미치는 사례다. 부정적인 표상은 가족들의 말을 왜곡해서 듣거나 작은 것에도 분노로 반응한다. 때로는 과거에 수치스럽고 무시당했던 경험 때문에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침묵할 때도 있다. 모두 과거의 내모습, 즉 내면과 마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빠의 내면도 가정 교육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해준다.

또한 심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의 모습도 나온다. 아이의 필요를 너무 잘 알아서 미리미리 정답을 챙겨주다보니 아이들의 선택이 아닌 일반적인 강요가 되어버린 경우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지, 나 또한 우리 자녀들이 마땅히 그 나이에 누려야될 경험과 실패들을 사랑이랍시고 하나밖에 없는 선택지를 강요하고 결국 아빠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요즘의 회사에서도 싫어하는 통제, 지시, 명령을 가족들에게 하고 있었다.

글 중에서 동의할 수 없는 내용도 하나 있었다. 아빠의 삶의 방식과 아이의 삶의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난한 홀어머니의 외아들로 자랐던 저자의 삶의 방식과 지금 교수인 아버지의 아들로 자라고 있는 저자의 아들의 삶은 달라야 한다는 것. 즉 가난한 삶을 자식들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요즘 MZ세대에게 부장들은 하지 말라는 '라떼는 말이야' 처럼 말이다. 아이는 아빠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하고 또래의 아이들과 그 시대의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야 한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이 맞으려면 아버지의 삶이 부끄러울 때나 그렇다고 생각했다. 과연 우리가 읽는 훌륭한 위인들의 삶의 태도나, 배워서 길이 보존해야되는 전통에 대한 것들도 가르치지 말고 버려야 되는걸까? 자고로 아빠의 삶은 자녀들에게 위인의 삶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면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의 세대를 포함하여 자식을 이해한다는 말 아래 가족들의 개인주의를 표방하고 그것이 가족 안에서 지키고자 했던 신념까지도 쉽게 무너뜨리는데 그냥 방관하고 있겠는가? 비록 자수성가한 아빠의 삶이 옛된 가난한 자의 삶의 태도를 가졌을지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도 가족 안에서 존중받고 사랑 받아야 된다. 그의 삶의 모습도 그 당시에는 최선의 방식과 후회없는 삶의 결과였기 때문에.

책의 후반부 PART3에 접어들면서 나는 상담 받는 느낌이들었다. PART2까지는 내담자의 사례를 들며 서툰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가르쳐주고 보여줬다면 PART3에서는 나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고 보듬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소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아마 글 속에서 보이는 작가의 주장을 두 아이를 키우는 있는 내가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 글을 통해 나의 과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진심을 아이들에게 의미있게 전달하지 못한 서툰 나의 모습도, 또 아이들 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안전기지'가 되고자 노력했던 모습도, 안전하지 못했던 나의 어릴적 가족 모습으로 인해 내가 왜 안전을 그토록 중시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될지 짧지만 지혜롭게 써져 있다. 자녀들에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한편의 일본 영화에 대한 설명으로 '아버지'와 '아빠'의 차이도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결국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로 인해 행복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지금의 노력하는 모습으로도 충분히 족하고 그 존재감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의미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안도감과 함께 아이들로 인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다.

그래서 이 책은 PART3부터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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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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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나 초등 자녀가 있는 집,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구비하길 권하고 싶은 책은 책을 만났다.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색다른 국내여행 가이드북이다. 여행의 장점은 누구나 알 것이다. 특히 유아와 초등시기의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즐거운 여행의 경험은 평생동안 아이와 부모에게 큰 선물과도 같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을 접하는 것이 설레였고, 이 책을 꼼꼼히 살펴보며 감탄을 거듭했다. 그 이유를 이 리뷰에 담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7년간 여행 콘텐츠와 서비스만을 만들어온 여행 콘텐츠 전문가이다. 현재는 타블라라사 출판사의 대표가 되어 다양한 여행 관련 도서를 기획 집필 출판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몇 안되는 '관광벤처'에 타블라라사가 선정이 되었고, 그해 신입부분 우수관광벤처로 수상도 하였다.

이 책의 장점을 하나씩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지식별 여행지 소개!

아이들이 교육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지식(연계되는 교육과정이 표시됨)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관련 여행지를 추천해준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지식은 풍성한 배경지식이 되어, 관련 교과과정을 접할 때 즐거운 추억과 함께 배움이 더 효과적으로 일어나게 만들어 준다.


뒤쪽 '지식별 여행지 인덱스'에서는 각 지식별 주제에 연계된 더 많은 여행지 목록이 나와있다.



2. 테마별 여행지 추천!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큰 도움이 될 테마별 여행지를 추천해준다. 공공기관, 방송국, 대학교, 산업시설, 해외 문화원 등 특별한 경험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다.



3.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 전국 MAP 제공!

여행계획을 세울 때, 시간절약을 위해 동선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에이든만의 전국 지도가 제공되어, 지도만 보고도 여행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지역별 지도는 서울, 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로 분류되었으며, 각 지역별 지도에 '아이들과 같이 가면 좋은 여행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4. 전국의 1193개 여행지 소개!

지식별, 테마별 여행지 소개 뒤에는 지역별로 지도와 함께 세부 여행지가 소개된다. 어디를 갈까 고민될 때, 이 책 한권을 펼치고 각 지역별로 가고 싶은 곳을 정해보고 경로를 짜보자.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과 함께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더 설레어질 것이다.



5. '여행지에서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를 제안한다!

여행지에 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행지와 관련된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 값진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알려주세요'를 활용한다면 부모와 아이 모두 더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알려주세요' 텍스트 박스 안의 색은 컬러별로 관련 교과목을 나타낸다. 사회는 초록색, 과학은 파란색, 국어는 빨간색, 미술/음악은 보라색, 바슬즐/실과는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6. 초등 교과 과정에 맞는 여행지 인덱스 제공!

이 책의 각 여행지 소개에서 연계교육과정을 표시해두기도 하였지만, 별도로 '교과별 여행지 인덱스'를 제공하여1193개의 여행지를 학년-교과 표로 묶어 놓았다. 우리집 아이의 해당학년에 따라 원하는 학년, 교과를 연결지어 여행을 계획하기에 좋은 정보이다.



유아나 초등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이 여행서적은 보물같은 책이 될 것이다. 아이와의 여행 계획을 세우고자 할 때 충분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라 생각하기에, 의미있는 여행이 고민인 부모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아울러 초등 고학년이라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고 여행계획을 같이 세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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