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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모든 것이 다 내안에 있다. 

 
 

 
anecdOte.8 최진영_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며칠 째 불면증이 이어진다,
잠을 자고 싶다,고 소원해도 좀처럼 깊은 수면에 다가서지 못한다, 건져질 것 없는 망상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질척이는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늪이고 늪이며 또 늪이다, 나는 괴롭다고 생각한다_

결국은 세번째 고배를 마실 거였다, 알고 있었잖아, 알고 있었는데, 눈을 막고 코를 막아도 나는 그것이 쓰다는 것도 알고 있다_ 앞으로 네 번이나, 남은 건가, 남은 거 먹다가 죽는 건 아닐런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이런식으로라도 말이다, 

뭐, 일곱 잔을 한꺼번에 마시면 정말, 죽을 수도 있겠지_ 결국, 시간이 약이다,

입에 깨끗이 털어넣고 나니, 아픈데 그래서 비참한지만 솔직히 후련해진 것은 사실이다, 비로소 스스로 마주하고 몇 마디 나눠 볼 수 있는 틈이 생겼다,

 

 
_ 불행한 사람은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자기 가슴속만 보고 산다.

 
 
며칠동안 나는, 나의 가슴속만을 보고 살았다, 그래서 불행히도 불면증이 찾아왔다고 인정한다, 인정하지만 개선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나는 스스로를 가둘 것이다,  그리고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다면 
네번째 고배를, 

 
아, 쓰디쓴 그 맛만큼,만 나는 절망하고 싶다,  

 

_ 알맹이 없는 목적을 품고 걷는 길은 고되고 무의미했지만, 나는 끝없이 걸었다. 누군가가 너는 왜 이 거리를 떠돌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저 지금까지 걸어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저리다, 마음에 쥐가 난다, 마음에 혈류개선제가 필요한 순간,
나는 나를 설명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사는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한 대로 사는 거라고 되뇌이지만, 
그저 지금까지 걸어왔기 때문에 이 길을 되돌아 갈 수 없음을, 그러니 끝없이 걸어야 하는 것인가, 라고 한다면

 

열정은 우울해진다, 

  

 

 

읽은 지 좀 지났는데, 다시금 페이지를 펄럭이니 그때의 문장들이 꿈틀꿈틀 살아나 몸뚱어리를 이룬다, 알라딘 서평을 하면서 12명의 아이들과 만났지만 그 중 나는 이 아이가 좋았다, 실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눈 앞에 맞딱드린 순간의 희열,이라고 해야하나,   
뭐_ 그런, 
아_ 나만, 이 세상에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라고 위로받는 순간,

나와 작가라는 것의 차이를 생각한다,
나는 슬프다 기쁘다,로 단정지어 버리는 퇴색한 감정을 다듬어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 

그러고보니_ 참 멋진 직업이야, 
그것은 내가 '세번째 고배에 열을 올리는 일' 만큼이나, 매력이 있다_

 

 
숨길이 어린 진정으로 아끼는 문장,을 기록한다, 

 
_ 내게 더 이상 장미 향기를 입혀주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_ 나는 그런 식의 비열한 친절을 잘안다. 만날 나를 패던 가짜아빠가 하루 정도 그냥 지나갈 때,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고맙다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

_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는 척만 할 뿐 그것을 진정으로 갈구하지 않았다.나는 알았다.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는 순간 갈기갈기 찢겨질 나를. 갈기갈기 찢은 후 다시 온전한 나를 갈구할 그들의 기만을. 

 _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지만, 갈 곳을 모른다고 해서 제자리에만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진짜엄마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진짜엄마를 포기할 수 없듯이.

_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내게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요구한다. 서로 사랑하기만 하면 모든 게 좋아질 줄 알았다. 시작은 곧 끝이다.

_ 그림자가 없으면 귀신이랬다. * 그래서 다들 무서워하지.

_ 이미 상처를 받은 사람은 제 상처가 깊어지는 것 따윈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에게 상처 주기가  더 쉽다. 더 이상 보호애야 할 자기가 없으니까, 다칠 걱정 따위 하지 않고 맘껏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다.

_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상대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 불행으로 살 수 있는 건 동정뿐이다. 동정은 아무 힘이 없다. 나는 그것을 잘 안다. 나는 동정받는다고 느낄 때 가장 비참했다. 그건 내게서 즐거움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는 거니까. 나를 동정할 때. 나를 동정하는 사람의 마음이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차라리 불행할 것이다.

_ 최악은 지나가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거라고,

_ 어차피 모든 건 선택의 문제다. 나에게도 포기할 것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문득_수집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우표를 수집하고 화폐를 수집하고 음반을 수집한고 유통기한이 5월1일인 통조림을 수집한다,

왜지?
왜 수집하지?
지나고 나면 결국 남아 있는 것은 무얼까, 그 만큼의 양적 부피 또는 다른 어떤 것,

문장 수집가도 있나_  나는 왜, 문장을 수집할까, 
뭐, 언젠가 이 의문도 해소할 문장을 만나리라는 것을 나는 짐작한다,

 

 
 
 

 

문장은 어쩌면 이름,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나의 옆을 스쳐간 그 사람의 문장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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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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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ecdOte.9  마이클 클라이튼_ 해적의 시대
 
 



 
순수한 모험가이자 뱃사람으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신세계를 누비며  

승리했다



 

 

해적의 시대,
 
두 손에 책을 놓고 생각을 해보니 톰 소여의 모험 만큼이나 세계 명작 동화스러운 제목이다, 
이거_ 보물 대신 교훈을 찾아야 될 것 같은
샘 솟는 의무감,

루피는 말했다,
누가 뭐래도 난 해적왕이 될거야,

누군가에게는 신념인, 해적왕!

 

'해적'이 좋다,
'해적'은 멋지다,
그러고보니, 내가 탐닉한 이야기 속의 '해적'은 언제나 '해적'인 적이 없었다,
그런 의미로, 한반도 해안에서 약탈 행위를 일삼던 '왜구'는 '해적'이 아니다, 라고 문득 생각한다, 
'간지'가 안 난다
'짝퉁'같다 

 
나에게 '해적스럽다'는 것은 담대하고 호탕하며 신념이 있고 자유분망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 그 그릇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다,
그들의 눈은 분명 바다를 담고 있다, 

 
그들의 광활한 바다같은 눈과 마주한다,
음, 멋진 이야기를 시작할 태세군,
드높은 하늘에 유유자적하는 해골 깃발과 같이,
펄럭펄럭, 페이지가 잘도 넘어가겠구나, 싶다, 

 

좋아, 출항이다,

 
여기는 신 대륙 정복자들이 활개하는 대항해시대, 또한 그 정복의 전초 기지, 앤틸리스 제도
이런 말만 늘어놓아도 갑판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다, 

영국과 스페인과 프랑스의 역사가 버무려지는 시대적 배경은 갈매기에게나 줘버리고, 
중요한 건 인물 사건 배경을 아우르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첫 등장부터 '꺼져'라는 단어의 남발과 함께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얼굴을 비춰주는 
헌터 선장과 대면한 순간,   

머릿속에는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당신은 혹시 잭 스페로우?
그렇다면, 아이 러브 조니 뎁?

 

..음

 

이거, 감정이입 충만해진다, 그러다가 활자들이 머리속에서 실사로 그려지니, 이러다가 영화 한편 만들 기세다, 
책 끝에 얹쳐진 나의 손은 벌써 영사기를 돌리는 듯한 움직임,

항해 경로는 영국 식민지 하에 있는 자메이카 포트로열을 시작으로 마탄세로스를 거쳐 몽키베이를 지나 다시 포트로열에 상륙하는 것이다, 항해 목적은, 키보드 치기가 번거롭군, 당연히 보물찾기다, 그럼 결국에는 보물을 찾냐고? 하하, 찾고 안 찾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루피가 원피스를 손에 넣고 해적왕이 되는지 안되는지, 크라켄에게 먹힌 캡틴 잭이 죽든지 말든지는 관심 밖이다, 

나는 해적들의 이야기에서 로망을 찾는다, 지리멸렬하고 지지부진한 일상의 탈출이라고 표현한다면, 진부하겠지만
뭐,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으니 그냥 넘어간다,

넘실대는 파도같은 굴곡있는 삶이라는 것, 집채만한 파도에 나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 생사의 갈래가 손가락보다 얇은 실오라기 하나로 갈라져 있어 자신의 선택에 의한 미래는 변화무쌍하다는 것,

오우, 생각만해도 섬뜩하다, 그렇지만, 그거 참 재밌겠다, 라고 동경한다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두 번의 망설임 없이 나는 해적이 될 것이다,

우리집의 해적
유치원의 해적
학교의 해적
회사의 해적
동네의 해적
대한민국의 해적
세계의 해적 

그러니까, 그래서 해적은 로망일 뿐인 것이다, 라고 바다의 심연에서 산호초를 길러올리는 듯한 숨을 내뱉는다,

나의 고잉메리호는 어디로 나아가는걸까
나의 항해일지에는 무엇이 적히고 있는거지, 

 

흡입력있는 빠른 전개속에서 틈틈히 끼워지는 이런 뜬금없는 망상들로 찰스 헌터의 항해와는 달리 나의 페이지는 순조롭게 넘어간다,

진척이 되는 듯 싶다가도 다시 암초에 부딪히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되는 익숙한 모험담들에 스스럼없이 동화되다가 바다의 괴물 크라켄은 해적이야기의 유해진 또는 성동일,로 이어지는 얼토당토한 개념정리, 

 

페이지를 덮으며, 문득 팝콘을 우걱거리고 싶어졌다, 추석 특집 대작 블록버스터 한편 때린 기분_


 



 

흠_
그러고보니,
며칠 후면 추석이군,
집에 가서 종혁이랑 해적놀이나 할까봐

나는 찰스 헌터, 너는 두말없이 크라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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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데이즈>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_ 어딘가에는 있을 법한, 허나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세계. 아무도 나갈 수 없고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세계. 그렇기에 파괴될 일도 없고 흔들릴 일도 없는 꿈의 세계._



 

 anecdOte.4 혼다 다카요시_ 파인 데이즈 





 

달달달,
돌아가는 선풍기,
페이지를 넘긴다,
그리고 생각한다,

8월은
덥구나,
작년에도 그랬었나,
부재중 전화 같은 질문들,

현탁액스러운 공기가 나의 살갗에 은밀히 얹어진다,
콧등에 눌러붙은 안경을 밀어올린다,
작년에도 콧구멍 주변이 제일 더웠나,
수신거부 전화 같은 의문들,

진정으로
나는 지금 배를 타고 산으로 가고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장마,
거기,폭염특보란 말도 꺼내지마,

창 밖 길가에는 오갈 곳 없어진 빗물이 고이고
나의 살갗이 늘어져서 생긴 주름에는 땀이 고인다,

저녁 8시는 황금시간이다, 허나
나의 방에서 방영되는 일일 연속극이 이런 전개라면,


막장이군,


이게 현실이지,
내가 있는 곳에 적응할 수 없다면 적응할 수 있는 곳으로 내가 가기로 한다,
막장의 매력은 빠른 스토리의 전개, 마음을 먹었다면 두말 없이,

책을 옆구리에 낀다, 뒤이어 주머니에 약간의 지폐를 구겨 넣고,
하우젠과 휘센을 찾아 나선다, 또는 위니아 정도도 황송하다고 생각한다,


그래, 책이란 건 말이지
시간이 날 때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는 것이다,
라며, 안경 밑으로 샘솟는 콧등의 땀을 엄지손가락으로 퍼낸다,


아,
내년 여름 전에는 라식을 하리라, 라며 터져나온 호흡이 꽤나 불쾌하다, 역시나 콧구멍 주변이 제일 덥다,



그리하여,
씽씽 불어라, 손가락을 저어대는 바람의 여신을 찾아
나의 방의 습한 공기를 넘어 국지성 소나기를 건너 폭염을 뛰어
어느 한 카페의 유리문을 연다,


스륵, 그리고 아,

한순간에 나를 집어삼키는 판타스틱 에너지,

환상적인 입체 서라운드의 공간에 다다른 나는,
바깥과 이곳의 공기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한다,

유리벽에 뜨거운 빗방울이 끈적하게 달라붙는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투명한 유리벽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3D처럼 펄럭이는 책장을 지그시 한 장 넘겨본다,


어쩌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불투명한 페이지 한 장 차이 일지도 모른다,
뭐, 그 곳이 어디든 폭염만 아니면 된다,

이로서,
나는 혼다 다카요시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느낀다,




녀가 바라는 미래가 있었고 내가 살아가는 세계가 있었다. 그 두 세계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그걸 알고 있다는 데 미묘한 죄의식을 느꼈다.




가끔은 생각해본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어떨까,
나는 그 아이에게 격려를 할까, 숨어버릴까,

또는,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난다면 뭐라고 말할까,
아, 안녕하세요, 반갑게 손을 내밀까,
일순간, 실망이 담긴 얼굴을 손으로 가릴까,


현재가 과거에 개입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생각을 해본다,

그 둘은 양립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는 있다,고
그러니까 그것을 이해함으로 인해 미묘한 죄의식을 느끼낄 수 밖에 없는 거라고, 나는 그를 이해한다,


이해와 오해와 또 다시 이해와 오해와 그래서 그 이해와 오해의 과정들,
이것은 종언이 아닌 영원의 순환,

누군가의 판타지는 누군가의 이해이며 오해이고
누군가의 현실은 누군가의 이해이며 오해인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폭염이 누군가에게는 판타지가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러니까 어차피 유리벽 한 장 차이.
라고 폭염을 이해해보는 순간,



때 제 일부는 분명 죽었을 거예요.



아,

어쩌면 이해한다는 건 나의 일부를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이 고요해진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는 항해를 하고 있어,

시간의 범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나는 왠지 슬퍼진다,


아니다, 날씨탓이다
환상적인 이 공간에서도 현실을 체감하는 것은 다 날씨 탓이다,
라고 가라앉는 나에게 손을 뻗는다, 뻗긴 했는데 뻗은 손에 힘이 없다,


밖은 아직 더울까,
근데 아까 그렇게 덥긴 했었나,


페이지를 덮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달달달, 
선풍기가 속삭인다
 

_  저기
_  뭐라고?
_ 그러니까, 쿨하지 못해 미안해

 


*




얼마 전 인셉션을 보았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스토리, 현실과 꿈의 경계가 애매해진 미궁안에서
참으로 부질없이, 또는 참으로 소름돋는
기억의 인셉션과 영원한 결말의 종언을 찾아내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꼬여가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부여잡고 있다가
공감하게 된 문장 하나,




림의 좋고 나쁨에 대해선 난 몰라. 하지만 난 영화든 소설이든 음악이든 뭐든지 간에, 접했을 때 그것이 나한테 좋은지 나쁜지 구분하는 기준 같은 게 있어.

그건 그걸 만든 이와 만나고 싶은가야. 그 작자와 친구가 되고 싶은가. 그런 기분으로 말하자면.

난 이 그림을 그린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어. 

 

만약, 인셉션 재밌냐고 물어본다면
몰라 됐고 그냥, 

죽기 전에 만나고 싶다_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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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_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스스로 내면을 성찰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 찾을 뿐이다 _ 



 

anecdOte 2. 현진_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나에게는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식이 되는 사물들이 있다
저기 저, 농익은 사진들이 그러하고 원피스 피규어들이 그러하며 노란색을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표현하는 반고흐의 그림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러하다,
라고 나는 이 책을 소개한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는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받아들인다.

첫 장을 넘기면 하늘이 보인다, 여기는 어딘가, 티베트군, 티베트의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티베트의 하늘을 보면, 물론, 그것은 지면을 할애한 사진을 통해 국한적인 지각으로나마 티베트의 하늘을 느낀다는 것이겠으나, 스르르, 경이로운 나의 눈빛은 티베트의 하늘과 내 안의 마음의 경계선을 맥없이 녹여버린다,
동화된 하늘에 물들어 절로 이어지는 호기심,

아, 내가 살고 있는 하늘도 이러했었나, 문득 궁금해진다,
한 페이지 넘기고 하늘 보고 다시 한 페이지 넘기고 하늘을 보다가,

아,
장마다, 북태평양고기압을 이불삼아 켜켜이 덮인 구름들로 하늘은

잿빛이군,
나는 입술을 한껏 오무린다,

다시, 허망한 허공을 스쳐, 손바닥에 올려진 책으로 시선이 떨어진다, 떨어진 두 손위에 가뿐히 올려져 있는 것은,

그러니까,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라는 것,
나는 고무해진 손끝으로 다시금 책에, 시선을 집중한다,



베트 불자들은 지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연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며 살아가는 지혜를 순례객에게 보여준다.

*

비교는 심리적인 서열을 만든다.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말라. 오로지 절대적 삶을 살라.



라니,
나는 안타깝다가 웃음이 새어 나온다, 참,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조언이군,
폭폭폭 새어나오는 웃음으로 한껏 차올랐던 실망의 주머니가 슬며시 가벼워진다,
맘에 든다 생각보다,



베트의 그 하늘을 무슨 색이라고 단정 할 수가 없다. 하늘을 쪽빛이라고 표현한 옛 사람의 색감에 깊이 공감할 뿐이다. 쪽빛을 어찌 글로 풀어낼 것이며 그림으로 그릴 것인가. 완벽하게 담아낼 그 어떤 언어도 없고, 그 어떤 물감도 없다.

어느 전통염색가는 쪽색을 청도 벽도 남도 아닌 까마득한 색이라고 했고,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깊고 깊은 바다에서 금방 건져 올린 색깔이고, 차고 시려서 더욱 깊고 푸르른 겨울 하늘을 그대로 오려 낸 것 이라 썼다.

달리 무어라 확정 지을 수 없는 색이라는 것일 테다. 굳이 말을 붙이자니, 쪽빛이다. 만약, 그 하늘빛이 특정 지어진 색이었다면 이토록 그 하늘을 그리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직 그곳에 가야 형용할 수 없는 그 오묘한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티베트의 하늘을 보고 싶다, 쪽빛을 마주하고 싶다,는 욕망이 일어난다,
나는 실제로 보고 싶다, 나도 카메라로 형용할 수 없는 그 오묘한 하늘을 담아내고 싶다, 그래서 영원히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이것은 가위바위보에서 따위에서 지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는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고 말하고 싶다,



금밖에 가지지 않은 사람이 가난한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이 가난한 것이다.



어떻게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 이순간도 나는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사소한 것들로도 물밀치듯 일어나는 욕망들을 나는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페이지를 넘겨본다,


사르륵 넘겨지는 페이지들 위로, 말주머니가 하나 떠오른다,

_ 너는 신이 되려고 했니, 나는 인간이 되려고 했어,

영화 `이끼`에서 천용덕이 유목형에게 했던 말이다, 근데 그거 결국은 영지가 벌인 일인가, 기도원 사람들은 누가 죽인거지, 유목형인가, 천용덕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난, 박해일이 좋아, 낄낄낄_

그러니까, 해답은 신에게 물어보자,고
결론을 내다가,

잠깐,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을 사뿐히 활자위로 고정시킨다,



제속에 문제의 해답이 있는 것이다.

*

고장 난 물건은 그 물건을 만든 데서 잘 고치듯이 우리 인생의 불행을 바꿀 수 있는 열쇠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라는 지나칠 수 없는 활자를
금새 딱딱해져버린 나의 마음판에 고이 새겨둔다,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손끝에 어쩌면,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은 두부장수를 만나면 두부가 되고, 농부를 만나면 메주가 된다. 밀가루는 국수장수를 만나면 국수가 되고, 제빵사를 만나면 빵이된다.

여기서 밀가루는 인因이요, 사람은 연緣이며, 국수와 빵은 과果이다. 즉 원인과 조건에 의해 결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 삶에서는 인연이 무척 중요하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간접조건인 연이다. 연의 성질이나 역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인생에서는 정해진 결과는 없다. 다만, 원인과 조건에 의해 형성될 뿐이다.

*

그래서 삶의 묘미가 여기에 있다.



삶의 묘미,
내가 이 책을 만났으니 나는 무엇이 되어질까, 달라이라마가 될 수도 있을까, 라는 말은 물론, 농담, 농담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 바로 진담,

어쩌면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인지,
다만 그것은 원석일 뿐이다, 가끔은 누군가의 경험으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활자로 다듬어진 글을 보았을때 돌연, 원석이 보석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살면서 이런 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원석은 발견하고 표현될 때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므로 나는,

1. 오늘처럼 장마거나 고온다습이거나 하늘이 잿빛이거나 하는 이유로 세상이 나를 주변으로 우회한다고 생각되는 날에는, 주저없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겨서 손이 머무는 어느 한 구절을 집어내어 소리내어 읽자,고 생각한다,
소리내어 정독하기 편하게 쓰인 글이고, 그런 날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귀로 듣는 것이 위로의 효과도 배가 되리라 여긴다,

2. 마틴스콜세지의 `쿤둔`이라는 영화를 볼 생각이다,
달라이라마, 티베트에 대한 나의 호기심은 매우 증폭되어 있으니까,

3. 끝으로, 티베트 사람들은 생각보다 패션니스타다, 라고 나는 감탄한다,










_  그러니까
   당신도,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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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_ 이 시냇물은 다른 시냇물을 만나 강이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강은 오하이오 강을 만나고 오하이오 강은 미시시피 강을 만나고 미시시피 강은 걸프 만과 대서양으로 흘러가, 포는 생각했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어.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거야. 그 모든 것에 뭔가 의미가 있었다_









anecdOte.1 필립마이어_ 아메리칸 러스트  






아이에게_


지금 나는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러니까
이 세상에 녹이 슬지 않는 것들이, 있을까_

시간은 `흐르고` 있어,
이것은 물이야, 너의 마을을 둘러싸는 강이지, 그 곳에서 사슴들이 목을 축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시간은 모든 것의 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고 있어, 나는
그 심연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무엇이 뱉어내는 산소와 무엇이 뱉어내는 이산화탄소와 그 무엇들의 수분들로 가득차있어,

나는 그 안에서 호흡을 해, 그러니까 살기위해 호흡하는 나는, 그로인해 녹이 슨다고,
생각해,

나의 숨에 너의 녹이 번지고
너의 숨에 나의 녹이 번지고,

산다는 것은 녹이 스는 것일까,
녹이 슨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다는, 그러니까 숨을 쉰다는_ 증거,

녹이 많이 슬어 있다는 것은, 호흡을 많이 하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너는 단지, 너 보다 조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람들 틈에 섞여있는 거라고, 그로인해 너는 단지, 그들 보다 조금 더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고, 생각을 해
그러니까 어쩌면 말이야,

너는 너의 이야기를 `녹'이었다고 말을 했지만,
나는 너의 이야기를 `숨'이었다고 듣고 있었어,



간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자기도 확실히 몰라. 그때 내 판단엔 어떤 생각들이 얽혀 있었을까? 무의식적으로 어떤 생각들을 했던 걸까? 난 내 마음의 가장 바깥쪽에 흐르는 생각도 간신히 인식해. 그 아래에선 더 많은 생각이 내내 흐르고 있어, 그냥 잤으면 좋겠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어,


그러니까 누가 살인을 한거지, 나일까 너일까, 그냥 잤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라고
너는 생각을 하지, 종이 한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두꺼운 너의 자각의 조각들,
흩어진 너의 자각의 조각을 끼워 맞추면 어떤 그림이 될까, 어쩌면 관념 속에 싸인 너를 만질 수 있을 지도 모를 일_

나는 저기 떠다니는 조각을 하나 집어내었어, 아_ 이것은 너의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조각이야,



국 진실을 아는 것은 불가능했다. 헨리 잉글리시와 결혼했지만, 어머니는 좌절했거나 외로웠거나 세월의 무게를 못 견뎠던 게 분명했다.



어머니는 5킬로그램이나 되는 돌을 주머니에 넣고 두 주나 가라앉아 있었어. 외투주머니에는 돌멩이가 가득했지, 마음은 심연으로 몸은 수면 위로,
몸과 마음은 결국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 어머니는 알고 있었어, 
5킬로그램의 돌멩이를 가만히 감싸모으면,
그 무게만큼 너의 어머니는 심연으로, 그 무게만큼 너의 아버지는 수면으로 세월의 틈은 벌어지고 있었어, 어머니는 심연 안으로 고립되었고 아버지는 수면 밖으로 발버둥을 치고있었지, 서로는 외면하고 있었어, 각자의 손짓은 다른 방향이었다는 것을,
결국 서로를 연결하는 사슬은 부식되고 말았어, 그리고 끊어졌지, 어쩌면 당연한 결과야, 사슬은 부식될 수밖에 없었어

서로가 뱉어내는 숨들과 너의 마을을 둘러싼 공기로 인하여
`산화`되고 있었으니까,



으로 미국적이었다. 운이 나빴다고 자신을 탓하기. 사회적 힘이 자기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지 않으려 했다. 큰 문제들을 개인의 행동 탓으로 돌리는 것. 아메리칸 드림의 추악한 이면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의 추악한 이면이 녹아 있는, 녹이 슨 동전의 뒷면이 되어버린 너의 마을, 너의 아버지는 동전의 앞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어, 동전 전부를 손에 쥔자가 아니니까, 현실은 그런 걸꺼야,
헨리 잉글리쉬라는 너의 아버지의 이름을 가만히 읊조려보니, 참으로 미국적이군, 이름도, 삶을 보는 시선도


다시, 부유하는 조각들,



지만 난 머물렀어. 난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야. 심지어 노인네 같은 사람에게 더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야. 아니야. 아이작은 생각했다. 단지 그것뿐이 아니야. 난 노인네의 허락을 받고 싶었어. 내가 필요하다고 노인네가 인정하길 바랐기 때문이야.

*

가 떠나지 않았던 건 동정심 때문이 아니었어. 나에 대해 노인네가 깨닫게 하려고 그랬던 거야. 그렇지만 난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했지. 노인네는 하루는 저녁식사를 차려줘 고맙다고 하더니, 이튿날엔 자기 연금을 갉아먹으며 산다고 비난했지. 날 시험하고 있었어. 어머니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짓이었어. 우리 중 아무도 노인네에게 대들지 않았어. 어머니는 자기가 실수를 저질렀단 걸 알고 있었을 거야. 어떻게 빠져나올지 몰랐을 뿐. 참고 살려 했지만 실패했어.

*

니, 나도 노인네를 용서해. 그게 노인네가 하는 연기니까. 노인네는 그 연기를 해야 하니까. 노인네의 내면은 그렇게 보여야 하니까. 내가 스웨덴인에게 한 짓과 똑같아. 상대를 이해하지 않기 위해서 내 일부가 죽는 거야.





상대를 이해하지 않기 위해서 내 일부가 죽는거야,
아니, 내 일부를 죽이더라도 상대를 이해하기 싫은 거야,
인정은 하지만 애써 푼 고리를 매듭짓고 싶진 않아, 라고 말해둘게,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겠어,
그게 나의 노인네가 쓰는 소설이야, 그 소설은 그렇게 끝날지도 모르겠어,


다시, 부유하는 조각들,




레이스는 어째서 그 전까지는 버질의 그런 성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는지 의아했지만 곧 자신이 그걸 계속 보면서도 무시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레이스는 마음을 바꿨다. 또는 저절로 바뀐듯이 느껴졌다. 그 순간엔 버질을 사랑했다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아마 충격을 받아서 그런 걸 거야. 그레이스가 생각했다. 아냐, 스위치를 끈 것처럼 내 마음이 닫혀버린 거야.

*

레이스는 빌리를 데리고 오래전에 이곳을 빠져나갔어야만 했다.
삽을 발로 꾹꾹 눌러가며 땅을 판 그레이스는 토마토와 피망 모종 여섯개를 전부 심었고, 격자 시렁을 설치한 다음 힘주어 밟아 단단히 고정시켰다.




빠져나갔어야 했어,
그리고 토마토와 피망 모종 여섯개를 전부 심고있어,
그레이스는 나의 누군가를 생각하게 해,
토마토와 피망 모종 여섯개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어,
실낱같은 매듭도 풀지못하는 그 미련함을 생각한다면 실오라기가 안구에 달라붙은 기분이야,
그레이스는 그래서 나의 누군가를 생각하게 해,


다시, 물을 먹은 조각들,




시말해, 모든 일엔 이유가 있었다. 포는 비록 도노라에서 온 소년을 거의 반 죽여놓았지만 아이작 잉글리시를 구했다. 이건 계시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엿이나 먹으라지.

*

는 아이작 잉글리시를 구했다. 그게 포가 여기 들어온 목적이었다. 우연이 아니라 포의 계획대로였고 포의 모든 인생은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다.





어쩌면 너를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니라 계획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
니가 포를 만나고 포가 너를 만난 것 처럼,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다고 느끼는 그 순간을 위해, 나는 살아가고 있어,
그것이 나의 노인네일지, 그레이스일지, 리일지 포일지가 궁금할 뿐이야,


자각의 조각을 찾아내어 아귀를 맞추어 가는 일은 상당한 사색과 엄청난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
나는 볼 수 있을까, 짜맞추어진 완성된 그림_




떤 나이가 되면 사람은 자기 고유의 궤도를 갖게 되었다. 그때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건 그자가 다른 궤도로 갈 수 있도록 슬쩍 밀어주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 대부분은 마천루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받으려고 시도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났다.




너는 삶의 궤도를 한비퀴 돌아서 다시 처음 그 자리에 서 있는 거라고 말하겠지, 분명한 것은 그때와는 마음가짐이 완연히 다르다는 것이고, 알겠어 잘 알겠어,


오늘은 정말 반가웠어,
너의 `녹`으로 오늘 나는 `숨`을 쉬고 있었어,


그리고 상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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