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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anecdOte.9 마이클 클라이튼_ 해적의 시대
순수한 모험가이자 뱃사람으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신세계를 누비며
승리했다
해적의 시대,
두 손에 책을 놓고 생각을 해보니 톰 소여의 모험 만큼이나 세계 명작 동화스러운 제목이다,
이거_ 보물 대신 교훈을 찾아야 될 것 같은
샘 솟는 의무감,
루피는 말했다,
누가 뭐래도 난 해적왕이 될거야,
누군가에게는 신념인, 해적왕!
'해적'이 좋다,
'해적'은 멋지다,
그러고보니, 내가 탐닉한 이야기 속의 '해적'은 언제나 '해적'인 적이 없었다,
그런 의미로, 한반도 해안에서 약탈 행위를 일삼던 '왜구'는 '해적'이 아니다, 라고 문득 생각한다,
'간지'가 안 난다
'짝퉁'같다
나에게 '해적스럽다'는 것은 담대하고 호탕하며 신념이 있고 자유분망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 그 그릇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다,
그들의 눈은 분명 바다를 담고 있다,
그들의 광활한 바다같은 눈과 마주한다,
음, 멋진 이야기를 시작할 태세군,
드높은 하늘에 유유자적하는 해골 깃발과 같이,
펄럭펄럭, 페이지가 잘도 넘어가겠구나, 싶다,
좋아, 출항이다,
여기는 신 대륙 정복자들이 활개하는 대항해시대, 또한 그 정복의 전초 기지, 앤틸리스 제도
이런 말만 늘어놓아도 갑판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다,
영국과 스페인과 프랑스의 역사가 버무려지는 시대적 배경은 갈매기에게나 줘버리고,
중요한 건 인물 사건 배경을 아우르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첫 등장부터 '꺼져'라는 단어의 남발과 함께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얼굴을 비춰주는
헌터 선장과 대면한 순간,
머릿속에는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당신은 혹시 잭 스페로우?
그렇다면, 아이 러브 조니 뎁?
..음
이거, 감정이입 충만해진다, 그러다가 활자들이 머리속에서 실사로 그려지니, 이러다가 영화 한편 만들 기세다,
책 끝에 얹쳐진 나의 손은 벌써 영사기를 돌리는 듯한 움직임,
항해 경로는 영국 식민지 하에 있는 자메이카 포트로열을 시작으로 마탄세로스를 거쳐 몽키베이를 지나 다시 포트로열에 상륙하는 것이다, 항해 목적은, 키보드 치기가 번거롭군, 당연히 보물찾기다, 그럼 결국에는 보물을 찾냐고? 하하, 찾고 안 찾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루피가 원피스를 손에 넣고 해적왕이 되는지 안되는지, 크라켄에게 먹힌 캡틴 잭이 죽든지 말든지는 관심 밖이다,
나는 해적들의 이야기에서 로망을 찾는다, 지리멸렬하고 지지부진한 일상의 탈출이라고 표현한다면, 진부하겠지만
뭐,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으니 그냥 넘어간다,
넘실대는 파도같은 굴곡있는 삶이라는 것, 집채만한 파도에 나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 생사의 갈래가 손가락보다 얇은 실오라기 하나로 갈라져 있어 자신의 선택에 의한 미래는 변화무쌍하다는 것,
오우, 생각만해도 섬뜩하다, 그렇지만, 그거 참 재밌겠다, 라고 동경한다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두 번의 망설임 없이 나는 해적이 될 것이다,
우리집의 해적
유치원의 해적
학교의 해적
회사의 해적
동네의 해적
대한민국의 해적
세계의 해적
그러니까, 그래서 해적은 로망일 뿐인 것이다, 라고 바다의 심연에서 산호초를 길러올리는 듯한 숨을 내뱉는다,
나의 고잉메리호는 어디로 나아가는걸까
나의 항해일지에는 무엇이 적히고 있는거지,
흡입력있는 빠른 전개속에서 틈틈히 끼워지는 이런 뜬금없는 망상들로 찰스 헌터의 항해와는 달리 나의 페이지는 순조롭게 넘어간다,
진척이 되는 듯 싶다가도 다시 암초에 부딪히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되는 익숙한 모험담들에 스스럼없이 동화되다가 바다의 괴물 크라켄은 해적이야기의 유해진 또는 성동일,로 이어지는 얼토당토한 개념정리,
페이지를 덮으며, 문득 팝콘을 우걱거리고 싶어졌다, 추석 특집 대작 블록버스터 한편 때린 기분_
흠_
그러고보니,
며칠 후면 추석이군,
집에 가서 종혁이랑 해적놀이나 할까봐
나는 찰스 헌터, 너는 두말없이 크라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