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직업들의 비망록."글쓴이는 자신이 온 몸으로 느낀 노동의 현장들을 적당히 재치있으면서도 너무 가볍지는 않게 풀어나간다. 그 직업들의 생생함은 독자와 작가를 긴밀하게 연결시킨다. 글쓴이는 자신의 글이 세상의 것들을 서로 상관있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밝혔는데,우리 사회 공동체의 투병기를 펴냄으로써 훌륭히 달성했다고 축하드리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과 지난 활동이 모두 기대되는 작가이다.
김누리의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는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를 다루며, 경쟁 교육이 개인의 자아를 억압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독일 교육 방식을 예로 들어, 진정한 교육은 개인의 사유 능력을 기르는 것임을 강조하며,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존엄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나한테는 윌리엄 트레버 작품 중 처음 읽어보는 것인데, 대단히 성공적.🍏금지된 사랑인 걸 알지만서도, 사람이란게 어찌 항상 도덕적이겠어요.. 저도 모르게 ˝그래서? 그래서 어쩔거야?˝ 하며 그 사랑을 재촉하고 내심 기대하기도 한 작품... 뻔한 결말이 아니지만 뻔한 엔딩을 나름 바랐던 나...😂🍏과거에(그것이 추억이든 악몽이든)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를 떠안으며 살아간다. 모든 인간은 각자의 인생드라마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게 해줬다...왜인지, 남자 주인공인 플로리언을 생각하면 ˝추억에 얽매인 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지니...˝라는 문구가 떠오른다.🍏우리 모두 잊기 힘든 사연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로맨스 서사를 넘어 애틋하게 읽혔던 책이다.
무. 당신의 거실에 적혀 있던 글자처럼,사실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음을 그저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히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 - P56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 P165
마음은 펄떡펄떡 뛰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데 육신이 따라주지 않는 것만큼 무거운 형벌이 또 있을까? - P198
우습게도 느닷없이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들었다.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에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 P201
우리는 안고 있어도 왜 이렇게 고독한 것일까, 속으로 되뇔 뿐이었다. - P233
여러분, 이렇게 개똥철학이나 잔뜩 늘어놓는 나를 용서해 주시길. 하긴 사십 년이나 지하 생활을 하고 있으니, 원! 허튼 공상을 늘어놓아도 좀 봐주시길. - P47
인간은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동물로서 의식적으로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공학에 종사할, 즉 어디를 가든 영원히, 끊임없이 자기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는 이따금씩 갑자기 엉뚱한 쪽으로 빠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 P55
‘다들 똑똑히 봐 둬, 사람이 절망에 빠지면 못할 짓이 없단 말이다!‘ - P133
음.....그렇지.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그땐 또 이런 문제가 있어,리자.즉, 인간이란 자기 괴로움을 세는 것만 좋아하지,자기 행복은 아예 새질 않아. 만약 제대로만 센다면 누구나 자기 몫이 있다는 걸 알게 될 텐데.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