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 #열린책들 #서평단뭐라 가장 쓰기 힘든 서평이었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 남에게 강요당한 일을 매개로 존재한다는 것, 그건 지독한 악몽이었다.’그 순간 이후로 한 사람은 강간 피해자로 규정된다. 작가의 말대로 피해자 중심으로 서술되는 작품들은 차고 넘치지만 여전히 세상이 가해자에게 더 관용적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성적인 지배는 존재의 근본까지 침해하는 억압의 한 형식이다.’ -215p. 강간 이후의 끝없는 자기의심, 자책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피해자를 괴롭힌다. 사실 피해자라는 말도 이 책을 읽으면 한 존재를 완전히 담기 힘든 말이구나 라는 것을 체감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피해자됨’이란 무엇인가? 꼭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심리적 외상을 입어야 하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해야 피해자인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공쿠르상 수상을 받은 책인데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분간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진 않았다. 여러 번 책을 덮어가며 읽었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덤덤한 문체로 써내려가는 작가의 모습이 오히려 덤덤해서 더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