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서평을 써주세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인웅 옮김 / 두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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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사랑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지에 대한 작은 우연만으로 시작하기도, 끝나기도 하는 사랑. 이 세상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그 사랑을 말이다. 여기 또 하나, 사랑의 전주곡이 울려퍼진다. 시작은 달콤했고 그 과정은 아름다움과 슬픔이 함께했던. 끝내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한 남자의 사랑.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두레.2008) 속 주인공 베르테르는 감성적인 젊은이다. 아니, 사랑을 알기 전 그는 이성적인 젊은이였다. 어느 날 파티에 가는 길, 한 여인을 만난다. 그를 사랑의 광기에 몰아넣을 여인의 이름은 로테. 운명적 만남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방 귀족의 딸인 로테는 이미 약혹자가 있는 몸. 베르테르는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에 열광하지만, 영원히 함께하지 못함에,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다른 사내 -알베르트가 있음에 괴로워한다.

 

서간체 형식인 이 소설은 변해가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거름없이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다. 사랑의 열정에 빠져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는 열띤 감정. 읽는 이도 함께 빠져 자신 주위에 떠도는 빛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그 사랑스러운 사람을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조리 있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야. 난 기쁨에 들떠 있고 행복할뿐더러 ...  천사 같아! 천사!...... 체! 누구나 자기 애인을 그렇게 부르지, 그렇지 않나? ... 그저 그녀는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버리고 말았어. p.45]

그런 그에게 이미 이성의 힘이란 저 멀리 떠나가버리고 오로지 무한한 감성의 바다만이 그를 휘감는다.

 

그러나 약혼자 알베르트가 돌아오고 두 연인의 모습을 버티지 못하는 베르테르는 떠난다. 물론 오래지 않아 다시 돌아오지만, 그를 반기는 건 결혼한 로테의 모습뿐이다. 결국 더 큰 절망감에 휩싸이는 베르테르. 사랑의 광기는 죽음의 광기로 변해 그를 괴롭힌다. 결국 소설은 로테에게 남기는 베르테르의 한 마디를 끝으로 막바지에 치닫는다.

["... 아아, 나는 당신에게 얼마나 단단히 매어져 있었던가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당신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 총알은 재여 있습니다. - 열두 시 종소리가 울립니다! 그럼! - 로테! 로테여, 안녕! 안녕!" p.274]

아! 얼마나 아름답고도 불행한 결말인지! '현세에서 함께할 수 없는 당신을 미리 그분의 곁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베르테르의 말은 읽는 이로 하여금 끝없는 그의 사랑을 절감하게 한다.

 

사랑을 얻지 못해 죽음을 택한 베르테르의 모습은 불행하다? 그렇지 않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음으로써 승화시키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다. 허무하고 삶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의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이 떠난 그의 모습을 어찌 나약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는 자신만으로 주체할 수 없던 사랑을 위대한 그 분(하느님) 안에서 보존하고 영원을 약속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다, 슬픈 결말이었지만 오래도록 그의 사랑은 전해져 남았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건지도.

 

고전은 읽을수록 숨겨진 맛이 드러나는 양파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한 번의 사랑의 이야기로, 한 번은 죽음에 대한 사색으로, 어떨 땐 신에 대한 애정으로, 무엇보다 베르테르란 사람을 이해해가면서 읽어보자. 분명 그 때마다 다른 감동으로 다가올테니. 한번쯤은 그의 고약한 운명에 눈물 한 방울을 더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고전이라 하면 왠지 모를 벽에 괜히 가까이 하지 않곤 하는데 이 책은 상세한 설명, 많은 일러스트, 부담없는 사이즈의 크기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듯 싶습니다.  보통 책과는 다른 책의 모양도 이 책만의 매력입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사랑의 영원함을 다뤘다는 점에서 <영원한 것은 없기에>(문학동네)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죽음으로 결말이 나지만 <영원한 것은 없기에>에서는 죽음 앞에서 다시 만나는 사랑을 그리고 있거든요.  

또 하나, 제인 오스틴의 <설득>도 추천합니다. 지금 시대와는 다른, 고즈넉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가 마음을 적실 거에요:)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랑에 지친 사람들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 같아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불타오르는 베르테르의 마음에 공감할 것이고, 지친 사람들은 그 모습에 다시 사랑의 불씨가 타오를지 모르겠네요.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내 활동력은 불안한 게으름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낼 수 없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일도 할 수가 없다네. ... 우리는 자신을 잃으면 모든 걸 다 잃게 되는 법이지. p.119] 

└ 때로 이럴때 있죠. 아무것도 안 할수 없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 그 기분을 세 문장으로 맛깔나게 표현한 듯 싶어요:) 

  
[내 유일한 자랑거리인 이 마음이야말로 모든 것의 원천이지. 모든 힘과 모든 행복, 그리고 모든 불행의 원천이란 말이네. 아아,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야. - 그러나 이 마음만은 나만의 것이라네. p.164] 

└ 세상 만사 모든 게 마음에서 시작이죠. 몇 문장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괴테의 글쓰기가 부러워지는 글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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