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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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생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다이어리를 쓰지 않았다는 거다.

뭔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고자, 작년 12월에 서점을 뒤져가며
뭔가 적을 마음이 들고 구성이 알찬 다이어리를 구매했는데,
정작 24년이 되고서는 몇 자 적지 않았다.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도 오늘같은 하루하루를 살아와서, 
뭐 별다른게 있겠나, 그냥 이대로 사는거지 싶은 마음에 외면하다 보니, 
정작 5월도 열흘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하얀 바탕이다.
예전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더니,
24년은 완전 자연인 그대로 살아진 듯 하다.
그나마 다이어리를 쓰면서 정리한 덕에 좀 더은 선택지를 택한게 아니었나 싶어서
다시 다이어리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작년 후반기부터 업무가 변경되는 바람에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책의 빌처럼,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고, 버티고 조용히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지내려고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내가 행한 일,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은 일, 그리고 하지 않은 일.
항상 뭔가를 선택하면, 그 반대편을 잃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세상의 이치인 것을.

매번 의미있는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덜 후회하는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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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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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솔직한,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더욱 맘에 든다.
원문으로 보면 더 좋겠지?
아, 이래서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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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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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괜찮아.
그래.
다녀왔어.
그리고, 예쁘다.


이 단어들로만 대화를 해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친구에 대한 정의가 맞기는 한데....

그나저나, 작가님이 SF라니.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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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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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우리 나이가 얼마인지 모르겠다.
근데, 공감이 되네.
또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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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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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세상 탓하면서 해소되지도 않을 억울함 느끼는 것 바라지 않아.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 그냥 무시해버렸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상처의 원인을 해집으면서 스스로를 더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최은영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잊고 있던 어느 순간을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속시원하게 표현할 수 없는 것들, 

나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 마음 한쪽에 모아놓은 것들,

나를 뾰족하게 만드는 것들,

아주 예전의 기억들이 가끔씩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 지는 것들.

그런 것들을 꺼내서 잘 닦아주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내가 특별히 모난게 아니라고 토닥여주는 기분이다.


자기 아들의 잘못이 밝혀졌는데도, 사과는 커녕, 어쩜 노인네가 저헣게 못되게 늙었대? 못되개 말하는 엄마한테, 

너같은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늙었다, 왜! 이 …… 씨발년아.

말로 일격을 가하고 싶은데, 겁은 나고, 막상 목소리는 작아지고 울 것처럼 말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눈물이 났다.

욕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나기는 참…


이때부터 계속 눈물바람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카페 구석에 앉아있긴 했지만, 읽는 내내 눈물콧물을.

아, 왜 그랬지?


더 이상 조카를 만나지 못하지만, 절절히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이모도,

어렸을 적 가족에게 버려져 살아온 기남엄마도,

나름의 방식으로 꼿꼿하게 살아온 이모의 죽음도 마음쓰였지만, 

저 할머니, 할머니가 제일로 마음 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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