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주에서 트리플 34
최수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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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주에서』는 세 편의 단편이 각기 다른 이야기로 출발하지만 읽다 보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책입니다. 이야기마다 화자는 달라지지만 상실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보내는지에 대해 서로 닿아있습니다. 함께 책을 읽었어도 시선은 달랐는데 표지와 제목을 보고 멈춰 선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는가 하면 제목만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99」는 사소한 선택이 마음에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사촌언니의 립스틱이나 시집을 빌리고 돌려주는 걸 깜빡하곤 했던 주인공은 나중에 돈을 훔칠 때도 작은 돈이라 티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으로 남습니다.

「삼각주」에서는 여행을 통해 상실을 견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자의 속도로 걸으며 아픔을 마주하는 태도는 모두 다름을 보여주는데 개인의 경험이 사회의 문제와 이어지는 지점이 인상적이었고 겪어보지 않았다면 쉽게 지나쳤을 장면들이 경험 이후에 다르게 보인다는 점에 공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구」에서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누군가를 구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를 끝까지 기억하는 마음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우리가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 마음만큼은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각주에서』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을 둘러싼 마음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흘러오지만 결국 하나로 모이는 모습을 삼각주라는 이미지로 보여주려 했다고 느꼈습니다. 흩어졌던 감정들이 하나가 되지 않아도, 상실을 극복하지 못해도 같은 자리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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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전 시집 -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탄생 100주년 · 서거 70주년 기념 시집
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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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전 시집』은 2026년 박인환 시인 탄생 100주년이자 서거 7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책입니다.

「목마와 숙녀」의 시인으로만 기억하던 박인환 시인의 다양한 작품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집은 주제별로 시를 묶어 6부로 구성했고 기존 시집에 실리지 않았던 작품들도 수록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고정되어 있던 시인의 이미지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또한 시뿐 아니라 산문과 영화평론도 함께 담아 그의 폭넓은 문학 세계를 보여 줍니다.

1950년대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 박인환은 시인 이상을 존경했고 그의 기일을 기리며 나흘 동안 이어진 술자리에서 과음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시인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7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박인환 시인의 문학이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시인의 작품과 문학 세계를 다시 살피고 있어 박인환 시인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목마와 숙녀」는 박인환 시인의 시 가운데 제가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학창 시절에 읽었고 그때는 버지니아 울프가 누 군인지도 몰랐지만 시가 주는 분위기가 세련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70여 년 전에 쓰인 시라는 사실과 그 시를 쓴 박인환 시인이 시처럼 멋진 사람이었다는 점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마음에 남았던 시와 시인을 다시 떠올리며 이번에는 소리 내어 읽어 보았습니다.

이제는 버지니아 울프가 누군지도 알고 삶의 굴곡도 겪어 보니 시를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새벽 한 시의 시」는 포틀랜드의 눈부신 밤거리와 대비되는 시인의 고독과 이국에서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시였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 여행의 체험을 통한 외국에 대한 시 중에 하나였습니다.

「고향에 가서」 시인이 종군기자로서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를 방문했을 때 쓴 시입니다.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쟁 이후 변해 버린 고향의 모습을 보는 시인의 상실감이 전해집니다.

『박인환 전 시집』을 통해 「목마와 숙녀」로 기억되던 박인환 시인이 한 편의 시가 아니라 한 시인의 전 생애와 그가 살았던 시대의 감정까지 함께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박인환 시인이 저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김수영 시인의 비판이 언급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두 시인이 어떤 점에서 달랐는지와 김수영 시인이 왜 박인환 시인을 비판했는지 살펴보며 그로 인해 시인이 오랫동안 낮게 평가되었단 사실도 알아갑니다.

오랜만에 좋아했던 시를 다시 만나고 시인에 대해서도 깊이 알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인환 시인의 작품 세계를 읽어 보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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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 집 - 30주년 기념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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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 집(30주년 기념판)』이 출간되었습니다.

30년간 사랑받아 온 이 그림책은 표지가 한층 화사해지고 180도 펼침 제본으로 바뀌어 그림을 감상하기에 더욱 좋아졌습니다.

만희네 집은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익숙한 모습입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법한 집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만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집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는 집이며 만희네 가족은 좁은 연립에서 이곳으로 이사해 함께 살게 됩니다.

집안 곳곳을 하나씩 소개하는 장면들은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책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직접 보고 그린 공간이기에 장면마다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펼침 제본으로 바뀌어 집 안의 풍경과 분위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만희네 집은 집 안과 집 밖 곳곳에 꽃이 피어 있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단독주택의 모습이라 이런 집에서 살아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생활 속에서 소박한 기쁨을 떠올리게 하며 예전의 풍경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는 새롭게 느껴지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어른들에게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대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책을 펼치고 옛이야기를 나누듯 대화를 이어 가기에도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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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김희숙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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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는 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들에 대해 지나치기 쉬운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하며 행복이 특별한 날이 아니라 반복되는 하루 속에 있음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각자의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됩니다.

저에게 행복은 늘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식사를 할 때 감사히 먹겠다는 아이들의 인사에서 뿌듯함과 행복을 느낍니다.

추운 날 따뜻한 집에서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 또한 소중한 행복입니다.

요즘은 매일 필사를 하고 있는데 펜과 연필과 만년필을 번갈아 사용하며 쓰고 있습니다.

각각 쓰는 느낌이 달라 필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연필 산책>에서 말하는 연필의 사각사각 소리는 연필을 써 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홀로 연휴를 보내고 싶어>를 읽으며 몇 년 전 지인들과 함께 처음으로 떠났던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여행은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그만큼 색다른 즐거움이 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함께 한 모임에서도 각자의 일상 속 행복한 순간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습니다.

책을 읽으며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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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시 필사집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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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는 이은북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과 별보리필사단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




서정적 록 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 이자 작사·작곡가 이두헌의 음악을 노래시의 형식으로 엮은 필사집 입니다. 노래시 필사는 처음이고 거기다 음악도 들어본 적이 없어 오히려 가사에 더 집중하며 한 편의 시처럼 읽고 필사했습니다. 필사할때 노래도 검색해서 들었는데 필사하는 그 시간이 나만의 시간처럼 느껴져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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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살았던 서울을 떠올리게 한 <서울은> 의 가사에서는 서글프고 힘든 하루를 보내는 곳으로 그려지지만 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라 잠시 추억하며 남산이 보이는 서울의 풍경도 그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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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하늘을 보면 눈부신 햇살, 머리 위에 비춰지는데 세상은 정말 슬프진 않아 어두움도 있을 뿐

그 누가 어두운 이땅의, 그 누가 외로운 세상에 빛을 줄 수 있을까?

우울한 날엔 난 밝은 옷을 입겠어

→어두움이 있어도 눈부신 햇살이 있어 세상은 슬프지 않다고, 우울한 날에 밝은 옷을 입고 세상을 빛내는 사람이 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희망을 노래하며 마음을 한결 밝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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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시 뿐 아니라 중간 중간에 작가의 짧은 에세이도 함께 읽으며 필사를 하는 시간은 글과 음악을 함께 느끼며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감성이 담긴 노래시를 따라 쓰며 떠오르는 생각을 짧게 적어보는 시간도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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