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주에서 트리플 34
최수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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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주에서』는 세 편의 단편이 각기 다른 이야기로 출발하지만 읽다 보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책입니다. 이야기마다 화자는 달라지지만 상실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보내는지에 대해 서로 닿아있습니다. 함께 책을 읽었어도 시선은 달랐는데 표지와 제목을 보고 멈춰 선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는가 하면 제목만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99」는 사소한 선택이 마음에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사촌언니의 립스틱이나 시집을 빌리고 돌려주는 걸 깜빡하곤 했던 주인공은 나중에 돈을 훔칠 때도 작은 돈이라 티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으로 남습니다.

「삼각주」에서는 여행을 통해 상실을 견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자의 속도로 걸으며 아픔을 마주하는 태도는 모두 다름을 보여주는데 개인의 경험이 사회의 문제와 이어지는 지점이 인상적이었고 겪어보지 않았다면 쉽게 지나쳤을 장면들이 경험 이후에 다르게 보인다는 점에 공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구」에서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누군가를 구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를 끝까지 기억하는 마음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우리가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 마음만큼은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각주에서』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을 둘러싼 마음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흘러오지만 결국 하나로 모이는 모습을 삼각주라는 이미지로 보여주려 했다고 느꼈습니다. 흩어졌던 감정들이 하나가 되지 않아도, 상실을 극복하지 못해도 같은 자리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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