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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윌버 문구점
샐리 페이지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평점 :
#디어윌버문구점
#다산책방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디어 윌버 문구점>
🖊️ 샐리 페이지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2026. 9. 15
문구점에서는 유난히 시간이 잘 갑니다.
펜과 노트를 한참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나오면,
왠지 그날은 기분이 조금 더 좋아집니다.
필요한 물건이어서라기보다,
꼭 쓸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아도 일단 곁에 두고 싶습니다.
작은 물건 하나가 그날의 행복이 되기도 하니까요.
저도 그런 문구 러버이기에
<디어 윌버 문구점> 이라는 제목부터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조가 다이아몬드 귀걸이보다
어린 시절 받은 작은 스탬프를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그래서 이해가 됐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별것 아닌 물건이어도
나에게는 고르던 순간의 설렘까지 담긴,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쁨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조가 좋아하는 것을 연인 앞에서
접어두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내가 왜 이런 것을 좋아하는지
설명해야 하는 사이가 된다는 건 서글픈 일입니다.
상처를 안고 삼촌의 문구점을 맡게 된 조는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들여놓으며
가게를 조금씩 바꾸어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루스와 맬컴은 조의 하루에 또 다른 기쁨이 됩니다.
나이도 살아온 시간도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가지런한 물건들로 가득했던 문구점에
사람들의 사연이 쌓이면서,
저도 어느새 그곳에서 나누는 대화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바라는 관계도 그런 모습입니다.
새로 산 문구가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참 들을 수 있는 사이요.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만 곁에 있을 자격이 생기는 관계가 아니라,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날에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
함께 있는 동안에는 나를 설명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이가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곁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생기면
미뤄둔 일을 시작할 용기도 조금은 생기는 걸까요?
자신의 이야기를 쓰려는 맬컴의 모습에
“꿈꾸었던 모습이 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는
문장이 겹쳐집니다.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생각하기도 전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부터 따져보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어집니다.
“모든 것에 자기 자리가 있고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는”
이라는 문구점의 원칙도 그래서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반듯하게 정돈된 진열대를 떠올렸는데,
이제는 그 안에서
차츰 편안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그려집니다.
조가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씩 들여놓듯,
우리도 살아가며 자신에게 필요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 산 책과 노트를 놓으려고 책상 한쪽을 비우는 것처럼,
제 일상에도 여유를 조금 남겨두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구경하고,
친구와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오래 미뤄둔 일을 서툴게 시작해볼 수 있도록요.

앞으로는 또 무엇에 마음이 가고,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아직 펼쳐보지 않은 노트의 다음 장처럼,
제 삶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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