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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평점 :
소설의 구성이 특이하다고 할까? 어딘지 아주 낯선 형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
이야기속의 소설가가 또 다른 소설가의 문학과 삶, 추구하는 이상의 세계등을 집중 추적하는 형식을 액자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읽는동안 작가의 삶이 소설속에 묻혀있는 것 같은 느낌에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했다.
책은 언뜻 장편처럼 보이지만 사실 5편의 중편소설, ('그를 이해하기 위하여' '연보를 완성하기 위햐여 1,'지상의 양식' '낯익은 결말' ' 연보를 완성하기 위하여2') 이 연작형식으로 되어있다.
초판이 1992년이고 두번정도 베스트문고로 선택되어 개정판으로 나온적이 있는듯 하다.
일본에서도 번역출간이 된 바가있고, 프랑스에서도 일간지나 미디어등에서 크게 화자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읽는내내 안타까운 감정을 떨쳐낼수가 없었던것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인공 박부길, 작가인 이승우가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훔쳐보고 있는 나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자식이 건네준 손톱깎이로 자살을 했던 그의 아버지도, 그런 아버지의 시간을 스스로 치욕의 시간이라고 일컬을 만큼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깊었던 그도, 참으로 안타깝고 충격적인 그들의 삶이 엿보였다.
어찌보면 우리네 인생에서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을 이야기들이어서 대부분 동감할수 없는 이야기들일텐데 요즘은 워낙에 실시간으로 기괴하고 황당한 뉴스들이 많이 쏟아져나오다보니 이 책의 이야기가 이해가되고 동감이 되기도한다.
아버지는 극복해야 하거나 또는 증오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우리들의 생활속에서 그저 존재해야만하는 사람일뿐이다.
어떤이는 아버지가 증오하고 미워하는 존재가 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의 아버지들은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세상과 단절하기위해 신앙을 선택해서도 안되고, 지독한 운명때문에 나 자신을 골방에 가두어도 안된다. 운명은 그저 쉼없이 받아들이는것이 가장 자연스러운것이다.
주인공 박부길이 겪었던 수많은 고초와 고뇌, 절망과 좌절, 긴시간동안의 운명에 족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을 짠하게 했던것이 그러한 주인공 박부길의 지독한 운명이었다.
그래도 '연보를 완성하기 위하여'에서 박부길이 세상밖으로 나오려는 시도로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수 있었다.
원했던 원하지않았건 그러한 지독한 운명을 받아들였기에 이 책이 소설로 나올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