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이프 밀리언셀러 클럽 98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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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은 언제봐도 순순하다.

맑은 눈동자를 봐도 그렇고, 하는 행동들도 하나같이 다 예쁘다.

역시 어른들이 아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것에서가 아닐까하고 볼때마다 생각한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범죄에 손을 대게 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가, 사람들이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훌륭하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지 않은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해서 너무나도 읽고 싶은 책이기에 도착하자마자 펼쳐들었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조금 안 맞아서 진도가 느리기에 걱정을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완전 몰입해서 읽었다. 주인공의 심정을 같이 느껴가면서 눈물도 쏟을뻔했고, 울컥하기도 했다.

무엇하나 잘못한것 없었던 아내를 한 순간에 잃고, 그 이유마저 묻어둬야 했던 히야마를 보면서 '법이라고는 하지만 너무했다'

하며 봤고, 또 믿었던 사람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는 순간에는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소설이기에 그냥 지나칠법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사건을 당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을.. 또 어떤 위로를 해줘야 하는건지...

단 한마디의 말이면 되었는데..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그 말..

참 쉽게 쓸 수 있는 말이면서도 은근히 무게가 느껴진다.  

 

히야마는 커피 체인점을 운영하면서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일도 해야하고 더군다나 아이도 혼자 키우고 있었기에 너무나도 바쁜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딸 아이와 제대로 소통할 수 없어서 당황해야했고, 집안일은 어떻게 꾸려가고 할지, 전부 모르는 것 투성이였으나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익숙해질 수 있었다.

아내는 살해되었다. 정말 뜻밖에도  십대 청소년 세명이 이유도 없이 아내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었다.

그때의 충격을 히야마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으며, 그 범인들에게 증오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십대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이 감싸안고 그 품에서 놔주질않아, 히야마는 그 사건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알아볼 길이 없었다.

오직 유일한 길은 마구잡이로 헐뜯는 티비와 신문, 잡지, 그리고 무엇이든 참견하길 좋아하는 기자들의 이야기가 전부였던 것이었다.

아픔도 잊고 생활에 적응을 해가려는 중에 정말 예기치 않은 소식을 들고 경찰이 찾아왔다.

범죄에 가담한 그 소년들 중 한명이 살해되었다며, 용의자로 히야마를 지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히야마는 소년들이 그동안 어떤 생활을 했으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미안해하는지, 정말 갱생을 했는지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다.

소년들을 찾으면 찾을수록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에 경악을 감출 수 없고, 그의 아내가 살해되었던 이유가 하나 둘씩 드러나는데...

 

단순히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 청소년들을 다치지 않게 보호하기 위함이라면서 법을 제정했는데

오히려 그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피해자들 마음속에 진 응어리들.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하는지 읽는 사람 모두에게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물론, 아이들이기에 기회가 무궁무진하므로, 그걸 밟을수는 없지만.. 실제로 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과연 갱생하고 반성하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가 말이다.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그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픔은 피해자, 가해자 둘다 갖고 있는것이기에.. 그 모든걸 감쌀 수 있어야하는데.. 법으로 해주기엔 틈이 너무나 많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해줬던 '천사의 나이프'

받아보고 두께에 놀랐지만, 빠른 전개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다.

드라마를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머릿속에 읽는 장면장면이 상상이 됐다.

법이라는 건 어려운 얘기지만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밝은쪽으로 인도할 수 있는, 실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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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어둠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4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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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순전히 제목에 끌려 선택한 <새하얀 어둠>

요즘 성장소설이 많이 나와서 <리버보이>와 <스타시커>로 한참 인기몰이중일때

푸른색 표지에 빨간 망토를 두른 소녀가 앉아있는 책을 만났다.

 

제목만 봐서 그런지 읽는내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중반쯤에 와서야 어째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알게 되었다.

주인공인 시몬은 청각장애를 지닌 소녀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으며, 아빠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곁에는 시몬의 일이라면 뭐든지 손수발벗고 나서주는 삼촌 '빅터'가 있고...

시몬의 곁에는 항상 그녀와 함께하는 시몬만의 친구 '타이터스'가 있다.

평범한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촌은 갑자기 경품에 당첨됐다며 '파리'로 가족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이 여행은 '가족여행'이 아니라 시몬과 삼촌 '둘만의 여행'이었다.

엄마의 여권은 여행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으며, 이날부터 삼촌의 행동은 이상했다.

핸드폰을 고장내고, 가져온 옷들을 다 강에 던져버렸고, 무엇보다 가장 이상했던 건 여행의 목적지가 '파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시몬과 삼촌의 여행지는 '남극'이었던 것이다.

교육을 시켜준다고 하면서 은근히 '남극'에 대한 지식만 가르쳐줬던 삼촌.

이제는 여행까지 남극으로 향하는데.. 이건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여행이 아니라 삼촌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

 

계속되는 남극의 여행에 사람들이 지치는것도, 점점 무서워지는 것도 느꼈기에

이 책의 제목이 어째서 '새하얀 어둠'이었는지 알게 됐다.

삼촌의 허황된 욕심을 위해 사랑하는 조카를 데려간것이 아니라 계획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의 욕심이란 정말 끝이없다. 체념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충족시키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거대한 '남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어야 했던 심.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자신을 가장 사랑해줬던 존재라는 걸 안 순간..

계속되던 그 증오는 대체 어디로 향해야 했던건지... 약간은 씁쓸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서 기대로 가득찬 여행을 시작했는데 그 안에서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그때에..

나같으면 어떤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까.. 더이상은 기댈수도 없는 그런 곳에서..

이 여행속에서 심은 과연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됐을까?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이걸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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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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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월에 들어서면서 추위는 온데간데 없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절기도 지났고 계절상으로도 봄이었는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

한껏 들떠있던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만드는 꽃샘추위를 한참 겪고 있었다.

 

춥다가도 따뜻해지는 날씨덕에 안에서만 생활을 하는 내게

바깥에서 자꾸 나오라고 손짓을 하는것만 같아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을 그리워했다.

분명 몸은 안에서 해야 할일을 쌓아두고 있음에도

마음만은 바깥 어딘가에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듯한 그때.

너무나도 상큼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이 책을 만났다.

 

우리나라에 살며서도 가보지 못한곳이 지천이라..

티비에서 음악과 함께 예쁜 영상들을 한가득 담았다는 소리에 혹해서 신청하게 된것이었는데

받자마자 보이는 표지에 있는 풍경에 "어디지.." 하면서 책을 펴게 만들었다.

 

조용조용한 풍경들을 담은 사진.

그리고 그 밑에 천천히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귀들.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않는 것이 없었는데..

책을 보면서 얻은 단점이라고는 이 책으로 인해 더 떠나고 싶어졌다..는 그것뿐.

가보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멋진 사진으로나마 만난것이 기뻤다.

언젠가 나도 카메라를 가지고,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에 바빴다.

 

사진만이 아니라 그곳을 바라보면서 했을 생각들.

전부 이 책에 있는 것 같다.

지금 보고있는 이 사진도 그렇고...





책속에는 한없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들어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한가득.. 여기에 머물러 있다.

말을 할때마다 눈물을 고이게 만드는 엄마.

그리고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 그들의 고달팠던 생활들.

직접 영상으로 보면 더 좋았을거다.

책을 보다보니 며칠전 티비에서 보았던 모자가 나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약초를 캐면서 생활을 한다는... 자신도 결혼을 해서 아내와 함께 약초를 캐면서 살고 싶다는..

정말 소박한 삶.

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시와는 다른 조용하면서 수동적인 시간들.





"지금 어디야?"

이 한마디가 눈길을 끌어서 찍어봤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게되는 말. "어디니?"

내게도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뒤에 "보고싶어서.." 이 말도 해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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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 당신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 12가지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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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겪어본 사랑이야기들.

그리고 사랑후에 꼭 따라오는 이별들.

혼자서 하는 짝사랑...

둘이서 하는 사랑.

그리고 또 사랑하는 두 사람을 바라봐야만 했던 외사랑.

이 모든것들은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텐데..

이상하게도 사랑이야기만 나오면 모든것이 내 이야기같아서 읽다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웃다가도 눈물을 흘리게 된다.

 

책 안에서 여러 방식의 사랑을 만나는 동안.. 처음에는 미소를 지었고..

두번째는 씁쓸함을 느꼈으며.. 세번째는 외로워야했고. 마지막은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았다.

돌이켜보면 가슴 아팠던 일들뿐이었지만, 눈을 크게 뜨고 다시보면 왜 그랬나 싶기도했던..

모든것을 마음속에만 묻어둬야했던 이야기들.

바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항상 후에올 이별에 가슴 아플것을 알면서도

다시 한번..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는건 나를 채워줄 누군가가 있음을 알기에.

그 사람이 있음으로 행복해질 수 있어서..

 

책에서 물어오는 12가지의 물음에 나는 몇가지나 답할 수 있었는지

지금 책 뒤 표지를 보면서 생각해보고 있다.

5가지정도.. 이것도 현재진행형이 아닌 모든것이 다 끝난후에나 물을 수 있었던 말들.

왜 내 사랑에 용기가 없었을까.

이제 끝난 일인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책안에 담긴 에피소드들을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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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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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자마자 읽고 싶은 마음에 냉큼 데려왔으나..

막상 가져오고 보니 그렇게 손이 가는 책은 아니었나보다.

이 책을 다시 잡기까지 걸린 시간이 너무 길었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영화화 됐다는 소리에 얼마나 재밌길래.. 그리고 어떤 내용이길래.. 이런 생각으로 책을 봤더랬다.

막상 접해본 책이 단편일줄은 몰랐고.. 게다가 마지막은 허망하기까지해서..

내가 대체 어떤 내용을 기대하고 이 책을 봤던가 싶었다.

앞의 단편 하나를 읽고 다시 겉장을 봤을때, 나는 이 작가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라는 걸 처음 알았다.

더군다나 <개츠비>는 집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정말이지 거꾸로 흐른다.

태어났을때는 꼬부랑 노인의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젊어지기만 한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 먹는걸 두려워해서 젊어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이 책을 본다면 그 생각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책을 보면서 한가지 깨달은 건.. 역시 노년에는 외롭다는 것!

많은 사람들의 기대속에서 태어나고.. 자신만의 생을 살지만 그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벤자민'은 날때부터 생긴 기이한 일들로 인해 유년.. (사실 노년이라고 해야 맞겠지만..)시절 불행하기만 했다.

부모들의 냉대를 참아내야 했으며, 같은 또래들과는 어울릴수도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모에 걸맞는 행동과 일을 함으로써 인정을 받긴했지만.. 그리고 또 운명적인 사랑도 겪었건만

이 모든것들도 '벤자민'을 '혼자'라는 사실에서 꺼내줄 수는 없었던거다.

시간이 거듭할수록 젊어지는 탓에 그 모습을 질려했던 아내, 게다가 그런 아버지를 인정할 수 없고 창피해했던 아들.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즐기고자 시작한 학업은.. 해가 갈수록 어려지는 바람에 더이상 그를 지탱해주지 못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이것외에도 많은 단편들이 실려있었지만 하나같이 꿈속을 헤매는듯한 이야기들이라.. '몽환적'이라고 밖에 표현 못하겠다.

각각의 소재는 신선해서 시작은 재미있지만 끝으로 갈수록 우울해지기만 한다.

그래도 눈길을 끌었던 또 하나의 단편은 '리츠칼튼 호텔만한 다이아몬드'

어마어마하게 부자라는 친구의 초대에 응해서 실컷 온갖것을 다 누리지만, 역시 물질은 가질수록 욕심만 늘어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들을 적절하게 섞어놓아서 약간 지루해지면 금새 활시찬 작품을 내놓아서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읽다보면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건 아무것도 없다'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 서른다섯에서 예순까지의 세월은, 수동적인 사람의 앞에서 불가해하고 혼란스러운 회전목마처럼 빙빙 돌아간다.

그렇다. 그것은 처음에는 파스텔 색조로 칠해졌다가, 나중에는 흐리멍덩한 회색과 갈색칠을 덧입으며, 흉측해지고 풍상에 닳아빠진다.

그것은 유년기나 청소년기에 타던 회전목마와는 전혀 다르게, 혼란스럽고 참을 수 없이 어지럽다.

노선이 정해져 있으며, 신나는 젊은 시절의 롤러코스터와는 딴판이다.

 

정말 이 나이때는 이렇게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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