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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어둠 ㅣ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4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순전히 제목에 끌려 선택한 <새하얀 어둠>
요즘 성장소설이 많이 나와서 <리버보이>와 <스타시커>로 한참 인기몰이중일때
푸른색 표지에 빨간 망토를 두른 소녀가 앉아있는 책을 만났다.
제목만 봐서 그런지 읽는내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중반쯤에 와서야 어째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알게 되었다.
주인공인 시몬은 청각장애를 지닌 소녀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으며, 아빠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곁에는 시몬의 일이라면 뭐든지 손수발벗고 나서주는 삼촌 '빅터'가 있고...
시몬의 곁에는 항상 그녀와 함께하는 시몬만의 친구 '타이터스'가 있다.
평범한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촌은 갑자기 경품에 당첨됐다며 '파리'로 가족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이 여행은 '가족여행'이 아니라 시몬과 삼촌 '둘만의 여행'이었다.
엄마의 여권은 여행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으며, 이날부터 삼촌의 행동은 이상했다.
핸드폰을 고장내고, 가져온 옷들을 다 강에 던져버렸고, 무엇보다 가장 이상했던 건 여행의 목적지가 '파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시몬과 삼촌의 여행지는 '남극'이었던 것이다.
교육을 시켜준다고 하면서 은근히 '남극'에 대한 지식만 가르쳐줬던 삼촌.
이제는 여행까지 남극으로 향하는데.. 이건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여행이 아니라 삼촌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
계속되는 남극의 여행에 사람들이 지치는것도, 점점 무서워지는 것도 느꼈기에
이 책의 제목이 어째서 '새하얀 어둠'이었는지 알게 됐다.
삼촌의 허황된 욕심을 위해 사랑하는 조카를 데려간것이 아니라 계획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의 욕심이란 정말 끝이없다. 체념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충족시키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거대한 '남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어야 했던 심.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자신을 가장 사랑해줬던 존재라는 걸 안 순간..
계속되던 그 증오는 대체 어디로 향해야 했던건지... 약간은 씁쓸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서 기대로 가득찬 여행을 시작했는데 그 안에서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그때에..
나같으면 어떤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까.. 더이상은 기댈수도 없는 그런 곳에서..
이 여행속에서 심은 과연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됐을까?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이걸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