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들어서면서 추위는 온데간데 없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절기도 지났고 계절상으로도 봄이었는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 한껏 들떠있던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만드는 꽃샘추위를 한참 겪고 있었다. 춥다가도 따뜻해지는 날씨덕에 안에서만 생활을 하는 내게 바깥에서 자꾸 나오라고 손짓을 하는것만 같아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을 그리워했다. 분명 몸은 안에서 해야 할일을 쌓아두고 있음에도 마음만은 바깥 어딘가에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듯한 그때. 너무나도 상큼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이 책을 만났다. 우리나라에 살며서도 가보지 못한곳이 지천이라.. 티비에서 음악과 함께 예쁜 영상들을 한가득 담았다는 소리에 혹해서 신청하게 된것이었는데 받자마자 보이는 표지에 있는 풍경에 "어디지.." 하면서 책을 펴게 만들었다. 조용조용한 풍경들을 담은 사진. 그리고 그 밑에 천천히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귀들.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않는 것이 없었는데.. 책을 보면서 얻은 단점이라고는 이 책으로 인해 더 떠나고 싶어졌다..는 그것뿐. 가보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멋진 사진으로나마 만난것이 기뻤다. 언젠가 나도 카메라를 가지고,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에 바빴다. 사진만이 아니라 그곳을 바라보면서 했을 생각들. 전부 이 책에 있는 것 같다. 지금 보고있는 이 사진도 그렇고... 책속에는 한없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들어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한가득.. 여기에 머물러 있다. 말을 할때마다 눈물을 고이게 만드는 엄마. 그리고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 그들의 고달팠던 생활들. 직접 영상으로 보면 더 좋았을거다. 책을 보다보니 며칠전 티비에서 보았던 모자가 나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약초를 캐면서 생활을 한다는... 자신도 결혼을 해서 아내와 함께 약초를 캐면서 살고 싶다는.. 정말 소박한 삶. 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시와는 다른 조용하면서 수동적인 시간들. "지금 어디야?" 이 한마디가 눈길을 끌어서 찍어봤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게되는 말. "어디니?" 내게도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뒤에 "보고싶어서.." 이 말도 해줄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