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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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은 장애인이기에 앞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잊어버리곤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기에 앞서 장애인으로 먼저 바라봅니다. 장애인은 '나와 같은 너'가 아닌 '나와는 다른 너'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배척을 당하거나 오히려 특별대우를 받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장애인을 봤을 때 내 행동이 어땠나를 생각해봤다.

빤히 쳐다보는 건 실례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힐끔거리며 눈길은 주었고, 이 책에 나오던 어떤 아가씨처럼 가까이 다가오면 '엄마야' 속으로 이렇게 소릴 내가며 피해다녔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장애인이라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비장애인들은 남들이 하는 걸 보면서, 또 눈으로 익히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우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것조차 어려워서 계속 설명해주고 행동으로 가르쳐주면 나중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확실히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이 있는 학교의 아이들은 다르다.

전에 있던 학교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수업을 할 수 있는 학교였다. 장애인이 있는 학급의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이 말하지 않아도 급우를 챙길 줄 알았고, 장애인이라고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없었다. 물론 이런 학생은 경증의 학생이었지만. 이 학교는 중증의 학생은 사실.. 수업하기가 힘들었다. 특수학급 교사도 있다고는 하지만 혼자서는 어떻게 하기가 어려웠을 거다. 나중에야 도우미 선생님이 같이 수업에 와 주고는 했지만.


장애인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은 필요없다. 남들에게는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그들이 바라지도 않는데 내 '선의'를 보여주고자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친절함은 오히려 불쾌감을 들게 할 뿐이라고 책에서 얘기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오면 놀라는 것 한 가지가 있단다.

왜 한국에는 장애인이 별로 보이지 않냐면서, 그들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흔한 일들인데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나오면 무조건 찡그리는 시선을 던지고 본다.

이렇게 무서운 시선을 보내니.. 그들이 맘 편하게 활동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그걸 알고는 있지만 정말... 쉽지는 않을 것 같다.


- '장애'보다 '사람'이 먼저 앞서야 합니다. 장애의 프레임 속에 갇혀 마냥 어린 사람으로 대하면 안 됩니다. 발달자애인도 제 나이에 맞는 사람으로 우리와 똑같이 존중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속도가 느린 발달장애인도 사회적 관계의 올바른 맥락을 배워갈 수 있습니다.


이 말을 계속계속 되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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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나를 위한 심리 수업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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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집 앞 슈퍼를 가는데도 옷을 다 차려입고 화장을 하지 않는다면 하다못해 뭐라도 하나 바르고 나간다고. 진짜 집 앞 몇분 거리를 가는 건데도 슬리퍼도 아니고 제대로 다 차려입고 나간다고. 그런데 외국에서는 무릎이 나온 바지를 입든, 내가 편한 복장으로 다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겉모습'을 굉장히 중시한다고 그랬다.


나만 해도 그렇다. 어딜 나가도 흔히 말하는 '민낯'을 보이기가 부끄러워 얼굴에 뭐라도 하나 더 바르기 일쑤다. 맨 얼굴이라 정 귀찮다면 모자를 쓰고 나간다. 있는 그대로 다녀도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을텐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우리'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다.

지금 현재를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살이 빠지면 더 예쁜 옷을 입어야지 라던가 내 얼굴이 이런데 화려한 화장을 하면 남들이 이상하게 보겠지? 라는 생각을 매일 한다. 그 중에 정작 중요한 '나'의 의사는 빠져 있다고. '나'만 좋으면 그만인데, 뭣하러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냐고 얘기하지만..

정작 나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서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 자신감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가의 문제예요.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느낄 때 우리는 '자신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대로 좋아!'라는 감각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감이에요. 결국 '자신감이 없다'는 건 실제 자신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의 이야기입니다.


나도 자신없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위의 문장에 따르면 이건 결국 나를 믿고 있지 않았다는 것. 내 능력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스스로를 깍아내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나도 지금의 나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기서 조금만 더 살이 빠지면', '조금만 더 예뻐지면' 이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하는지.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 자신 있는 사람, 결국 지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진취적으로 성장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장이란 지금 자신을 긍정하는 것을 토대로 성립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현재 상황에 긍정적인 평가는 물론 부정적인 평가도 하지 마세요. 그저 '일단 지금의 나는 이래서 좋다'만 생각하세요.


- 자기다운 패션이란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옷차림을 말합니다. 그러나 평가 대상으로 작은 트라우마의 세계에 사는 사람에게 '자신의 매력'이란 말은 몹시 낯섭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 해결책을 남의 시선에서 찾으려고 하지요.


책의 뒷편에서는 '평가체질'인 사람을 만나지 말것을 권한다.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조금만 이상하게 보여도 '쟤 왜 저래' 이런 눈으로 쳐다보게 되니까.

그럴 때는 그에게도 그만의 사정이 있다는 걸로 이해를 하라고 한다. 그렇게라도 하면 나를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할 곳이 없어서 그런 걸로 이해가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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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7
정용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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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계속 출간하고 있는 핀 시리즈.

사실 그 동안의 이 시리즈들은 읽기가 어려워서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으로 써야할지 머리를 한참 굴렸더랬다. 진짜... 너무 쓰기도 어렵고, 내용도 어렵고 그래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썼나 찾아보기도 했다. ㅠㅠㅠㅠ 그만큼 어려웠던 이 시리즈들.


근데 이 분.

오~ 이러면서 끝까지 읽었다. 다른 책은 위에서도 썼듯이 솔직히 어려워서 중간에 읽다가 접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 '유령'같은 사람의 존재가, 그리고 그 뒤에 숨어있을 사연이 너무 궁금해서 손을 놓을수가 없었다. 게다가 담담한 말투로 끌어가면서도 독자들이 집중할 수 있게끔 다른 인물들도 적절히 투입해주니.. 얼마나 궁금하던지. 숨어있던 그 이야기를 쫓아가느라 더 집중해서 읽었다.


'474번'으로 불리는 죄수.

전당대회를 끝내고 휴식을 즐기는 국회의원들을 살해한 사람. 도망치지도 않고 살해 장소인 온천의 붉게 변한 탕 속에서 고요히 앉아있던 남자.

교도소 안에서 그 누구와의 만남도 없고, 누구인지조차 알 수도 없는 그야말로 '유령'같은 사람이다.

사람을 죽였고 그 죄가 너무 커서 '형'이 확정된 사람이라 다른 누구도 신경쓰지 않지만 '윤'은 유난히 474번이 신경 쓰였다. 자신이 맡은 죄수라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가 왜 그랬는지가 더 궁금했다. 그러나 자신이 다가가면 더 멀어질 것이 분명한 그 남자였으므로 윤은 호기심이 있다는 것만 비췄을 뿐 별다른 행동은 없었다. 이렇게 해도 어차피 그 남자는 자신의 관심을 알고 있을 것이므로.


삶에 대한 희망도 없고, 죽을 날만 기다리던 474번이 달라진 것은 어느 날 찾아온 한 '여자' 해경으로 인해서다. 처음엔 만남조차 거부했으나 중간에서 '윤'이 끼어드는 바람에 474번의 마음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른 누구보다 살고 싶었을 것 같은 그.

자신에게 생긴 일들이, 그 힘겨웠던 시간들을 믿을 수가 없었던 그.

분명 살겠다고 했는데 다시금 죽음을 선택한 그는... 시간이 달라져도 똑같은 마음이었을까??


읽으면서 '474번'으로. 힘겨웠던 시간들 속에서 한번도 자신의 이름으로 불려보지도 않았을 그.

책을 다 읽은 지금 외로웠을 그의 마음을 한번 생각해본다.


- 그는 본질이 이끄는 대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능력이 필요한 자들에게 능력을 팔았습니다. 서로에게 좋았지요.

그의 존재는 어디에서도 증명받을 수 없었고 증명할 수도 없었으니까요.

때문에 그는 어디에서나 어떤 방식으로든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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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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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라고 하면 겨울일 것만 같지만 요즘 날씨는 가을이 절정이다.

한껏 알록달록을 뽐내고 있는 단풍나무, 은행나무들하며

산은 온통 울긋불긋하여 보기에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샘터 11월호도 알록달록하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한권이었다.

어느 하나 두근거리지 않는 이야기가 없었지만 그래도 '유리창에서 고독을 외치다'와 '자녀의 성공을 이끄는 실패한 부모'의 이야기는 더없이 좋았다.


유리창에서~ 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일이 흔하게 되어버린 요즘에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다.

-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에 가짜 나로 살아간다. 그럴 때 큰 미치광이가 되어 남의 처지에서 나를 들여다보면 나 역시 다른 존재와 다를 바 없음을 알게 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옷을 입든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런 나의 모습들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건 역시 서글프다. 그저 어떤 것이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거다.


실패한 부모는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고, 하지 못했던 공부를 자식들에게는 어떻게든 그 모습을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다. 기대치가 너무 높아 자식들이 따라가지 못하면 엇나가는 일도 있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은 부모의 바람을 알기에 어느정도는 성공한다.

- 자녀들에게 물려줄 위대한 유산은 물질이 아니라 부모의 신념이나 열정적인 삶의 태도 같은 정신이다. 라는 이야기도 좋다. 금수저, 은수저만 따지는 요즘 사람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얘기가 아닌가 싶지만 그것도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


그간의 이야기들과는 달리 결실을 맺는 이야기가 다양하다.

가을이라 그런건가.. 이제 곧 추워질 거라 그런지 따뜻한 이야기들도 많은 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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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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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이나 우연은 확실히 나쁜 쪽으로 굴러가거든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결과적으로 나쁜 쪽으로 움직인다고 할까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모르지만, 나쁘게 움직였는지 아닌지는 느낌으로 알아요.


대답하는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된다.

절대,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

..... 그것이 온다!!


띠지를 본 순간부터 읽고 싶었다.

마침 스릴러와 에세이를 많이 읽기도 했고, 나는 무섭더라도 호러를 좋아하니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못 자는 한이 있더라도 읽기는 한다.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이 책.

가독성도 너무나 좋았고, 첫 장부터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이름을 부르며 창문 너머로 아른거리는 그림자. 문 열려고 하는 순간 "안돼!"하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치매를 앓고 있어서 평소에도 기억이 흐릿하신 분인데 이때만큼은 또렷했다. 할아버지는 절대로 대답을 하거나 문을 열어줘서는 안된다고 했다.

행복하게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중, '그것'은 다시 나타났다. 손님이 왔다고 해서 갔지만 아무도 없었고 회사 동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아이'의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동료를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 '손님'은 누구지??


총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

각 장마다 주인공이 다르고 반전이 어찌나 많은지 각자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딱딱 맞아 떨어졌다. 어? 이 얘기는 저 사람은 이렇게 얘기했는데. 하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난건데 읽으면서 어쩐지 '미야베 미유키' 즉, 미미여사의 책들이 떠올랐다. 에도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무서운 것, 나쁜 것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건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쓰고 있는 나도 어떻게 전달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위에 쓴 저 문장이 딱 맞다.


아! 정말 무서웠으면 잠을 제대로 못 잤을텐데..

이건 그만큼의 무서움은 아니었나 보다. 아닌가, 내가 그동안 이것보다 더 무서운 책들을 읽었던건가.. 무서운 책을 좋아해서 그런건가.


마음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는 그것. 하지만 부르지 않으면 오지 않을 거라는 그것.

'그것'의 정체가 궁금한 분들은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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