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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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여성을 보석처럼 취급하는 척하면서 극도로 어색한 제단 위에 올려놓죠. 

악의에 찬 남성들의 시선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구실로요. 

그런데 이 남성들은 자기 이미지를 제대로 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책을 받았을 때 사실 소설인 줄 알았다.

물론 책을 받고 띠지도 읽지 않고 바로 책장을 넘겨버린 내 잘못이긴 하지만.


지금 보니 띠지에.. 작가가 만난 생생한 목소리라고.. ;;;;

왜 이걸 읽지 않았던가.. ㅎㅎ

그렇게 만난 이책. 읽으면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도 성에 대해 많이 개방된 것 같으면서도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개방된 게 아니라 아주 폐쇄적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그 어느것도 할 수 없고, 여자들은 이 책에 따르면 아주.. 꽁꽁 싸매고 다녀야겠다.

얼굴만 드러내며 어디 나갈때는 치마도 입을 수 없고.. 치마는 고사하고 바지를 입어도 가려야 하는 현실. 거기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강간을 당해도 강강한 사람과 결혼을 하면 그 죄가 없어진다는 것!!! 아니 세상에 이렇게 충격적인 나라가 어디 있을까 했는데.. 여기에 있다. 이게 무슨 경우야.

이렇게 해서 결혼을 하면 그 치욕은 누가 감당하는 거고....


자신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여자들도 결국은 남자친구 앞에서는 '순결한 척'을 해야한다는 현실. 잘못한 게 아닌데도 만나고 있는 사람에겐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치마가 짧다고 무차별 폭력을 당해야 하는 현실. 이 때문에 또 짧은 치마는 죄가 아니라는 운동을 벌여야 하고. 이만큼만 써도 이 나라가 갈 길은 아직도 멀다.


히잡을 쓰는 나라가 있다는 것. 간혹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정서를 가진 나라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이 책을 읽는 내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만큼 심각하고... 심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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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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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전하께서 저를 도와주신다면 저 또한 전하를 ㄷ신해 그 사건의 진상을 밝혀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오래된 사건이라 할지라도, 단서의 유무와 상관없이 반드시 진상을 밝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족을 독살한 죄로 살해범으로 수배당하는 처지에 놓인 황재하.

그녀는 몸을 숨기긴 했지만 도망가는 대신 자신의 죄를 직접 벗기로 했다. 그리하여 숨어든 궁에서 만난 기왕 이서백. 그가 내민 거래에 응하고 그 대신 그는 재하를 도와주기로 한다.


이런 줄거리인데 이 한권의 책에 무슨... 사건이 이렇게도 많은지.

게다가 본편 사건은 나오지도 않았다. 이서백이 숨기고 왕조차도 함구하라 명령을 내린 그 사건. 그리고 황재하 집안의 독살. 이 두 개가 큰 사건인데.. 뭐 이런 게 나오기도 전에 이 책에선 내 보기에 더 큰 사건이 나온 듯 싶다.


기왕의 혼사가 정해지고 왕비를 간택하기 위한 날이 온다.

누구에게도 마음이 없었던 기왕은 그중 가장 아름다운 여자. 황후 집안의 사람이며 사촌이라는 '왕약'을 선택한다. 그리하여 왕비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던 왕약인데.. 기왕을 만나고 방으로 들어갔떤 그녀가 그 많은 사람들이 지키는 가운데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나타난 그녀의 시체.

이건 대체 어찌된 일일까? 그녀는 죽은 것일까?

이 사건의 배후는 누구일까.


이 사건에 얽힌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원... 읽는 내내 이 사람은 또 어디서 왔으며, 누구와 연관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했다. 그 생각한 시간들이 무색하게 한번 책장을 열은 이 책은 정말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급기야 읽은 지 이틀만에.. 그것도 일하다 말고 읽기 시작해서... 그나마 바쁘지 않아서 다행이지 안그러면 일하면서도 궁금해서 안절부절 못했을 것 같다. 그만큼 매력적인 책이었다는 거.


원래 시대물도 좋아하고, 중국 드라마도 좋아해서 이 책이 드라마로 나온다는 기대를 갖고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아니 뭐 둘이 설렘설렘 이런 것도 아닌데 가끔씩 느껴지는 기왕의 눈길이라던가, 기왕의 질투하는 표정이 글에서 보인다고 하면 나 진짜 이 책에 빠진거니???


1권을 시작한 이상 다음 권은 꼭 읽어야겠다.

얼른 읽으러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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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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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뭔가 즐거운,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데, 그 안의 이야기는 나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게 이렇게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뭔가 고난과, 생각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헬로 아메리카는 2114년, 유럽과 아시아와 나머지 세계의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에 흥미를 잃은 땅으로 출발한 원정대에서 시작한다. 이 시대에서 미국은 이미 사라져서 폐허가 됐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없는 아주 옛날의 도시로 전락해버렸다. 화려했던 네온 사인이며, 부유했던 나라들은 사라진 지 오래고 그 안에 들어있을 유산을 찾기 위해 원정대는 출발했다. 이야기는 웨인이라는 20대 청년의 시선으로 그려지는데 그는 더블린 출신으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밀항했다. 자신의 뿌리가 미국이라는, 그리고 친부를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뒤범벅된 기이한 집착에 사로잡히면서 그는 아메리카 대륙이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새로운 통치자이며, 새로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에 사로잡힌다.

원정대를 통해 도시를 지나치면서 여러 부족을 만나게 되고 그 안에서 라스베이거스가 다시 살아난 듯한 거대한 신기루를 목도한다. 이 안에서 웨인은 아버지를 찾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게 아니면 그저.. 원정대로서.. 아니면 원정대의 임무를 마치지도 못하게 되는 것일까.


웨인의 시선은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너무 어려운 경제 이야기라던가, 이 시대가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이야기를 따라가기에만도 벅찼다. 중간에 새로운 부족이 나오고 그 부족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현재 이 대륙을 다스리고 있는 사람. 그에 대해 나오면서 그나마 조금 재미있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책이었다.


최근 미래의 미국에 대한 책을 두권 읽었는데 그 안에 들어있는 미래의 모습들은 척박하기 그지 없었다. 도시는 붕괴했고, 문명은 파괴되었으며 기계들은 망가진 지 오래고 사람들은 다시 예전의 (글씨로 문서를 남기고,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해내려오는??) 이런 미래가 나왔었다.


지금 이렇게 쓰고 보니 이건 흡사 예전에 봤던 황미나 작가의 '레드문'에 나왔던 것과 비슷하네. 물론 그 세계는 초능력이라는 능력이 존재했지만. 그것만 빼고는 똑같았다.


연료의 고갈, 그리고 점차 사라지는 사람들.

그리고 또 그 안에서 지배하려는 사람들. 이런 것을 보니.. 그리 먼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북극은 녹고 있으며, 석유와 석탄 등의 연료는 점차 떨어져가고 있는 지금을 보니 말이다. 그리고 또한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경제의 붕괴 같은 것도.


이렇게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다.

그래도.. 이 책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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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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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들어있길래 이렇게 두꺼워 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가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해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아재 개그~ 어쩔거야, 이러다가..

또 감동을 줬다가.. 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거야.. 이러면서 넘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나 보여주자면...

이렇게 아재 개그같은 그림을 팍팍 날려주니 읽는 내내 웃음이 나올 수밖에.. ㅎㅎㅎㅎ


거기다 키나 지갑을 자주 잊어버려서 집에 들락날락거리는 저를 보며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라는데.. 나온 대답은 내 마음 가지러 왔냐고.. 이런 거였나..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와서, 사실 어제 읽은 시간이 늦어서 조금만 읽고 자야지 했다가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아무 생각없이 휙휙~ 지나칠 수 있는 그림인데 생각해보면 묘하게 여운이 남아서 다시 한번 앞장을 넘겨보고 있었다.


원래 나는 만화나 웹툰도 예쁜 그림을 좋아하는데 그런 의미로 우리 조카가 자주 보는 '마음의 소리'도 좋아하질 않았다. 무엇보다 그 그림.. 그림이 너무 안 끌려서였는데 이 책은 그림이 왜 이래.. 하면서도 묘~~하게?? 자주 보게 되는 그림이라서... 멋진 남자를 그려놨음에도 느끼해보이는데 왜 자꾸 보고 있지? 라며 봤다 ㅎㅎㅎ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뭔지 모르겠지만 거참....

다시 제목을 보고 책장을 펼쳐서 읽어봐도 웃음이 새어나오고, 간간이 들어있는 감동을 잊을수가 없다.

다음에 또 이런 책 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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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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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오, 난 너라는 문제집을 서른세 해째 풀고 있어

넌 정말 개떡 같은 책이야

문제는 많은데 답이 없어. 내가 진땀을 흘리며 내놓은 답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넌 알려주지 않아.

너는 출제자가 아니야. 답도 없는 질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문제집일 뿐이야.


참고서 편집자 영오. 새해를 맞이하기 몇시간 전까지도 야근이 끊이질 않는다.

몇 년 전 폐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몇번 만나지 않은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남긴 거라고는 밥솥과 월세 보증금과 밥솥 안에 담긴 수첩 하나.

수첩에는 '홍강주', '문옥봉', '명보라' 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아버지가 경비로 일했던 학교의 교사인 홍강주를 만난 영오는 그와 함께 나머지 두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왜 영오에게 이 사람들의 연락처를, 무슨 연유로 남긴 걸까..


해가 지나도 하고 있는 일은 바뀌지 않고. 매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도 벗어날 구멍이 없다. 그런 영오에게 그나마 위로가 돼 주는 건 어쩌다 문제집의 오탈자를 발견해서 전화를 해주는 미지.

그런 영오에게 아버지는 왜 강주를 만나라고 했을까.. 인연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걸까..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다른 두 사람. 그리고 또 만나야 하는 두 사람.


기대하고 읽은 책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 생각과 다르게 재밌었다. 뭔가 소소하면서도 뒤에 갈수록 어떤 내용인지 기대하게 했고, 뭔가 뻔한 얘기 같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또 괜찮았다.

우리나라 작가 중 재밌는 글을 쓰는 한명을 더 찾았다.


- 오는 말이죠, 냉동실 백설기 같단 말이에요.

얼린 떡은 몇 시간 녹이면 말랑말랑해지잖아요.


좋아하는? 좋아지려는? 만나는 사람에게 이런 표현이라니.. ㅎㅎㅎ

그래도 자신을 만나면 말랑말랑해지는 영오의 마음을 강주가 알아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


쩜오의 인생을 살던 영오. 강주를 만나 그 나머지 쩜오가 채워졌을까.

아니면 수첩에 적힌 그 사람들을 만나 채워진 걸까.


다른 사람을 만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던 영오처럼, 나도 지금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뭔가가,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쓰고보니 연애 소설인 것 같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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