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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마음이 소중해 - 마음 챙김 ㅣ 마음의 힘 4
마멘 두크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윤승진 옮김 / 상수리 / 2021년 6월
평점 :
상수리에서 마음의 힘 연속물(시리즈)로 4권의 책을 낸다. 그 중 이 책은 '마음챙김'인데, 나는 이미 마음챙김에 대해 관심 갖고, 꾸준히 하고 있다. 짝꿍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이에 대해 가르쳐주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가끔 자기 마음이 어떤지를 묻긴 하지만, 그건 스스로 하는 마음챙김과는 거리가 있다.
마음챙김이 좋긴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는 성인도 어려운 주제인데, 아이들은 더 어렵다. 일단 이 책을 읽어주는데, 처음에는 그냥그냥 따라오다가 2/3쯤 넘어가니 재미없다며 다른 책을 보자고 한다. 그림보다 글이 많고, 자기에게 딱딱 안 들어오나보다. 나에게도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책 내용 중에 자신의 걱정, 악몽, 기분 나빴던 일들을 '걱정 나무'에 걸어두는 게 있다. 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악몽 도둑' 책 이야기를 하며 악몽을 가져가는 도둑이 있었던 것처럼, 악몽을 이 나무에 걸어둘 수 있다고 했는데, 아이가 그걸 잘 기억했다가 써먹는 걸 봤다.
"아빠~ 여기에다가 마음을 걸어. 이게 나무인데 걸어두면 돼" 그 말 듣고 깜짝 놀랐다. 아니 그걸 어떻게 저렇게 자기 일상에서 놀이로 써먹을 수 있지? 그게 아이들의 능력이자 장점인 것 같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알아차리고, 써먹는 거다. 써먹지 않고, 머리로만 알고 있으면 소용없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 늘 알아차리는 게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가 이걸 한다는 건 대단히 긍정적이다. 자기 기분이 상했을 때, 자기 마음을 나무에 걸어놓는다고 생각하는 것, 중요한 출발이자 훈련이다. 어렸을 때부터 알아차림-마음챙김이 가능한 거다.
이런 게 적절할지, 가능할지 잘 몰랐다. 그저 아이가 직접 하는 걸 보며 깨닫는다. 어른에게는 어른에게 맞는 방법이 있다면, 이 책은 아이들에 맞는 방법이 나름 제시된다.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어른이 이 책을 잘 소화해서 보다 흥미롭게 전해주면 아이들은 그걸 재미있게 자기 삶에서 놀이로 꺼내볼 수 있을 거다. 그렇게 하면 된다.
이 책에는 그러한 요긴한 방법이 들어있고, 이걸 잘 꺼내서 아이에게 전해주는 몫은 읽어주는 이에게 있다. 마음챙김을 잘 하고픈 이들, 아이가 마음챙김을 하길 바라는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유용할 수 있다. 다만 마음챙김을 아이만 하면 좋겠다거나 관심 없는 분에게는 흥미로운 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