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바랑 속의 동화 - 법정 스님에서 수불 스님까지 고승 14분의 뭇 생명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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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서 새 책 냄새 빠지도록 말려두었다. 그러고나서 한참 안 보였다. 어디갔지, 어디갔지.. 의외의 곳에서 발견했다. 아내가 읽고 있던 것이다. 잠시 읽나보다 싶었는데 그게 며칠을 갔다. 쪽이 점점 넘어가더니 다 읽고 내려 놓았다.


나와 달리 아내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책 사는 것에 흥미가 거의 없다. 인생에 10~20권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사람이다. 그에 비해 나는 읽는 것보다 모으고 빌리고 쌓아두는 걸 좋아한다. 이 책 역시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느껴서 고르게 됐다.


결론 ; 이런 류의 책이 또 있는지 모르겠는데, 아주 의미 있고 유익한 책이다. 실제 스님들의 삶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른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었다. '생명동화'라 표현하는데, 그런 이름도 참 잘 지었다. 불교라는 배경이 매우 진하게 드러나지만, 종교 상관없이 읽을만하다. 일반 대중이, 스님들의 귀중한 가르침을 전해듣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종교라는 말을 뜻풀이하면 마루 종, 가르칠 교다. 높은 가르침. 개념으로는 쉬울지 모르나 삶으로 이해하고 살아내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 하나를 보자. 


어떤 스님이 장미꽃을 좋아했다. 절에서는 보통 장미꽃을 키우진 않지만, 그 스님을 위해 제자 스님들이 가꾸었다. 그러다 어느날, 제자 스님이 장미꽃에 약을 뿌리는 걸 스님이 보았다. 뭐하는 거냐고 묻자, 장미꽃을 약하게 만드는 진딧물을 잡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스님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미꽃을 보기 위해 진딧물을 살생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장미나무를 뽑아 옮기라고 한다.


작은 생명도 이렇게 사랑하고 보살핀다. 그러니 코끼리 뼈로 만든 불상도 거절하셨다. 다른 이들 같으면 귀하게 여기며 좋아했을텐데, 코끼리의 고통과 죽음을 안타까워하신 분이다. 그런 생명감수성을 우리가 얼마나 느끼고, 체득할 수 있을까? 글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을 자꾸 듣는 게 좋겠다. 갈등과 폭력적인 이야기보다 이러한 생명 동화가 우리의 마음을 훨씬 부드럽게 해주지 않을까?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불교인 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이 책 읽어보면 좋겠다. 그림도 예쁘게 자주 나온다. 이런 책이 널리 읽히고, 풍성하게 출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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