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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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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비공개인 가제본의 버블에 호기심이 생겼다.

버블은 뭐지? 물위에서 띄워놓고 안에서 걸을 수 있는 큰 공이 생각났다. 비눗방울도 아니고 다른 사람과 인위적으로 차단시키는 1인용 공간이라는 설정이 정말 신박하다.

알고있는 작가도 많지 않아서 전혀 짐작이 되지 않지만, 처음 맺어지는 관계의 섬세한 과정에서의 내면의 심리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작가는 정말 놀랍다.

책 속의 주인공은 18살의 젊은이들이지만 부모와 독립해서 직업을 처음 갖게 되는 우리 사회의 20대의 성장소설 같다.

스릴러같은 조마조마한 전개와 약간은 암울한 미래의 단면도 보이는 SF의 느낌도 좋다

모든 감정이 그렇겠지만 사람 사이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관계 자체를 단절시켜서 버블속에 사는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인간미는 없다. 외로움에 아무런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존재는 외로움도 당연하게 여기고 로봇이나 기계와 똑같은 존재로 전락하게 되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졌다.

주인공과 동료들의 선택이 정말 반전이었는데 죽음보다 강한 서로의 친밀한 관계와 신뢰의 맛을 느낀 후라서 가능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에 해피엔딩처럼 여운을 주는 것도 정말 희망적이다. 내가 사는 환경, 하는 일 자체 보다 만남을 갖는 사람들의 존재, 연대야 말로 우리 삶이 행복해지는 지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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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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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문방구가 나타나면, 이야기를 좋아하는 도깨비와 어서옵쇼 고양이가 손님을 맞는다! 배경 설정이 우리에게 참 친근하다. 그리고 주제가 우리랑 밀접한 것들이라서 잔잔한 감동이 있다.

도깨비는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데 우리는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어서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다. 그러다 어서옵쇼 고양이를 만나게 되어 문방구를 개업한다!

첫번째 이야기인 젊어지는 달달 샘물은 개인적으로 특히나 와닿았다. 친구들 엄마보다 나이든 엄마가 부끄러운 재이가 엄마에게 샘물을 주니까, 엄마는 점점 젊어지다가 너무 어려져서 재이를 기억을 못할 정도가 되버린다. 엄마의 어렸을 때 꿈이 가수여서 비밀이름으로 만든 재이를 딸에게 붙여준 것도 뭉클했다. 

두번째 이야기인 강아지 가면은 주인공이 학원 다니기 힘들어서 강아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강아지가 되버리고 나서 강아지의 어려움을 깨닫게 된다. 

세째, 신나리 도깨비감투도 나리가  친구들에게 거절을 하기 힘들어서 모두 오케이 하다가 본인이 사라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신나리도깨비감투를 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네번째, 더블더블컵은 동생이 태어나서 불만이 많았는데 속상했던 것들을 도깨비에게 모두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지고  동생과 화해하게 되었다. 

마치 상담실에서 상담을 하는 과정같다. 도깨비에게 남에게 하기 힘든 말을 다 쏟아부어내서 자기의 큰 문제가 해결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다음 이야기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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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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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보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같은 유명한 사건들을 예시로 들어 흥미도 생기고 쇼생크 탈출같은 영화를 예를 들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일반인이 체감하는 양형이 너무 낮게 나온다는 불만이 많았는데 법정구속과 판사들이 느끼는 양형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가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법감정에 비해 미성년자 성폭행에 대한 양형이나 음주감경사유는 시급하게 바뀌어져야 할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함무라비 법전에 수백건 판결의 양형사례가 가득 나와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지역 국회의원이 내건 선거 현수막에 흉악범은 반드시 사형시켜야 한다는 것을 보고 거부감이 들었다. 종교적인 이유,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없앤다는 것과 혹시 있을 수 있는 오판의 가능성 때문에 사형제도에 반대했는데 범죄억제율과 피해자 가족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정말 고민하게 된다.

가석방제도가 범죄자가 교화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된 점이다.

사회는 범죄를 예비하고 범죄자는 그것을 실천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범죄가 개인의 문제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우리는 법과 제도를 끊임없이 개선시켜야 한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현행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도 과연 사회와 어른들이 맡은 바 일을 다 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살펴야 한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읽으면서는 저절로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 과거에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니 어쩔수가 없다가 아니라 조금이나마 회복시킬수 있는 절차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개입한 폭력에 대해 생명과 인권 문제의 측면에서 전국민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호텔 같은 노르웨이 할렌 교도소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양형참작은 아마도 미래에는 필수적인 절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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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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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기완을 만났다

넷플릭스 영화 원작이라는 광고문구에 뭔가 빠른 전개를 기대하며 선택했는데 몇 번씩 숨을 고르며 읽는 것을 멈춰야 했다.

1990년대의 북한의 고난의행군때 중국으로 어머니와 같이 이탈한 로기완. 이니셜 L

벨기에 브뤼셀이라는 이국땅에 위조된 신분증 하나와 방수포에 싸진 약간의 돈만을 가지고 홀홀단신으로 떨구어진 L의 불안감, 공포는 상상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경찰이 가출한 청소년으로 오인되어 고아원에 맡겨지고 몇 명의 선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김작가 K가 방송 인터뷰이로 만나서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된 17살 윤주의 상황이 악화되자 도피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된다. 어른처럼 말하고 주위를 살필 줄 아는 윤주가 오른쪽 혹이 자라 암으로 전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 우리 사회의 곳곳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 도저히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막막함에 휩싸이게 된다.

 

간암 말기 아내의 안락사를 도운, 의사 박. 영혼을 파괴해버리는 육신의 고통 앞에서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당위가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L이 어머니에 대해서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죄책감과 사랑의 크기는 비례하는 것 같다.

 

이니셜 L로 시작한 이야기가 다시 김작가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이 고대 신화에서 뱀의 머리가 꼬리를 무는 모양의 순환이 생각난다. K에게 L의 존재가 공감이 한 방향으로, 시혜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며 전생애가 연결되는 경험이 바로 삶의 이유가 된다.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라고 흔히 말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피상적인 이야기인가? 두려움, 고통을 안본다고 피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굶주림이란 영상이나 문서에만 존재하는 현상이지 전혀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인가? 노숙자들과 무료식사를 위해 길게 줄 선 노인들을 외면한다면 그렇다.

이 책에 소재가 된 난민, 안락사 뿐만 아니라 각종 차별로 온전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기를 시작하는 것이 살아있는 존재의 할 일이 아닐까?

때로는 미안한 마음만으로도 한 생애는 잘 마무리됩니다.

 

 

때로는 미안한 마음만으로도 한 생애는 잘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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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돈 공부 - 수업은 끝났고요, 재테크 중입니다
천상희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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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교사는 '준재벌'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여러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늦은 결혼으로 두 아이를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고 마이너스 통장은 마이너스 그대로다.

이책에는 게으름과 무심함으로 궁금해도 물어보지도 않았던 세심한 정보들이, 특히 교사에게 맞춤형으로 특화된 알짜정보들이 가득 들어 있어서 초임때, 아니 10년전에만 이책을 봤어도 돈 좀 모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아 그냥 모르고 지나갔던 쏠쏠한 정보들이 많다.

임용된 후 부터 자취방을 옮길때마다 도움을 받았던 교원공제회에 대해서도 너무 단편적인 지식만 알고 있었다. 심지어 결혼 축하서비스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체 보험과 개인실손 보험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게 되어 불안감이 사라진 것도 큰 소득이다.

귀찮더라도 보험리모델링을 다시 해봐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급여명세서 항목을 제대로 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내 권리를 누군가 알아서 잘 챙겨주겠지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주장하고 싶다.

부업을 하거나 투자를 할 깜냥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더더욱 물샐틈없이 내 급여의 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 봤어야 했는데 그동안 너무나 대책없이 살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몇번씩 쓰다가 만 가계부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10원까지 맞추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나의 자잘한 소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돈에 대해 공부하고 합리적인 소비와 지출을 하는 것이 나의 생활만 윤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교육이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반갑다. 한 번 더 정독을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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