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두 개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들어, 과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이 쿠키가 아닐까?

제목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꿈을 꾸는 아이는 반 아이들에게 쿠키를 선물했다가 홍보용이냐 폐기처분이냐하는 말을 듣는다.

심지어 꼬마에게 최고의 날을 선물하고 싶어 호의를 베풀었는데, 불량품이냐, 거지취급하냐라는 말도 들었다.

무례한 말을 내뱉고는 장난이라며 쉽게 웃을 수 있는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렇게 삭막하다. 끊임없이 상대방의 진의를 미리 짐작하거나 의심하고 절대 손해 따위는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무장한 모습이다. 아니 순수한 호의나 친절 같은 것은 애당초 없을 거라고 생각해 버린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누구나 갑옷안에 작은 진심을 숨겨버리고 똑같이 삐뚤어져버릴 것 같다.

꿈을 안 꾸는 아이가 되어본다. 농촌 마을에서 9년 동안 같은 반이고 서로 마음이 통했던 친구가 죽어 버린 현실. 끔찍한 교통사고처럼 어찌할 도리 없이 일어나 버린, 요즘 흔해져버린, 트라우마 같은 사건으로 잠도 못 자고 학교에도 적응하기 힘들다. 그런데 주위 어른들은 무심하다.

나이들어서 꿈을 언젠가부터 꾸지 않은 것 같다. 아니 기억을 못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개학 전날 꾸는,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서 계속 허우적거리는 꿈은 악몽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서로가 꿈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상상을 해 본다. 깊은 내막을 전혀 알지 못해도 눈물은 바이러스보다 강해서 쉽게 전염된다는 사실하나에 의존해 서로의 눈물을 보인다.

내 마음속의 여유, 공간이 쿠키 한 조각만큼이라도 있다면, 내가 아무리 불안하고 나만의 전투를 겪고 있다 하더라도, 내 주위 모르는 사람에게라도 그 쿠키를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건네고 싶다.

 

정말 유치하고 촌스러운 질문이,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너무 황당하고 우스운 소리가, "그러니까 꿈속에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