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 아웃케이스 없음
우디 앨런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마루엔터테인먼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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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최근에 본 앨런은 영화는 <재스민 블루>. 케이트 블란쳇의 완 벽 한 연기에 몰입했고, 우디 앨런의 여전한 감 각에 감탄하였다. 이 영화를 본 후 앨런의 예전 영화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샐러브리티>는 제목 그대로 유명 인사들을 취재하고, 혹은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셰익스피어 감독으로 더 유명한 케네스 브래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젊은 모습, 위노나 라이더의 매력적이면서 매력적이지 않는 배역 등 쟁쟁한 감독이자 배우들을 볼 수 있다. 역시 이 영화에서도 결코 끊이지 않는 것은 대화이다. 정말 끊이지 않는 대화 때문에, 가끔 컴퓨터를 꺼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이니.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브래너는 쉴 새없이 독백과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와우 지치지도 않는군.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어느 날 인터뷰 전문 기자 리(케네스 브래너)가 교사인 로빈(주디 데이비스)은 결혼 16년을 끝내자는 이별 선언을 한다. 자유인이 된 리는 소설과 시나리오를 쓰겠다며 연예계를 기웃거리며 여자들에게 작업을 거느라 바쁘다. 결국 자신이 글을 쓰도록 격려해준 출판 편집자 바니(팜케 젠슨)와 동거를 시작하던 날, 리는 다시 어린 연기 지망생 유놀라(위노나 라이더)에게 반해 바니를 놓치고 만다. 반면에 로빈은 더욱 멋진 남자를 만나 유능한 리포터로 성공을 거두며 그녀 자신이 샐러브리티가 된다.

  영화는 대중매체의 영향 안에서 살고 있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일반인은 유명인사들에게 열광하며, 그들은 연예인이라는 직함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고, 존재하길 원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연예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연애 가십거리 없는 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감독은 늘 그렇듯 시니컬하고 유쾌하게 연예계를 보여주고, 대중들의 맹목적 사랑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흑백영화이라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독은 한 치의 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한다. 영화 안에는 너와 나의 모습이 들어있다. 보고 싶지 않은 우리의 속마음을 태연하게 보여주니, 이를 어쩌랴. 태연한 척 감상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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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e the Obscure (Paperback)
Hardy, Thomas / Penguin Classics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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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영국 소설 중 가장 감동받았던 작품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정말 고민은 되겠지만 결국에는 이 소설이 될 것 같다. <이름 없는 주드> 혹은 <무명의 주드>로 번역되어 있는 소설이다. 굉장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Jude의 참혹한 일생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동물을 사랑하는 Jude의 순수하고 착한 모습, Arabella의 동물적이고 육감적인 태도, Sue의 당돌하고 거침없는 말투, Little father time의 허무한 말들, Phillotson의 너그럽고 인내심 있는 마음....매력적인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사건이 벌어진다. 하디는 자연주의 사상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그의 소설 안에는 인생의 허무와 비참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테스> 도 그렇지만 <이름 없는 주드>는 정말이지 너무 비참하여 인생이란 이토록 슬프단 말인가 하는 회의가 들 정도이다. 특히 마지막에 Little father time이 두 아이와 함께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장면은 이보다 더 끔찍한 경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모든 우울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굉장한 이유는 Sue의 생각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Sue라는 인물에게 빠져버렸는데, 아마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결혼 없이 동거를 원하고, 남성과 성적 관계 없이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Sue의 모습은 지금도 실현되기 어려운데 19세기 말에 이미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그녀가 그 시대와 융합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하디는 자신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작품에 이를 투영하였다. 이렇게 도전적인 생각을 가진 그가 19세기에 살아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위대한 작가는 시대를 앞서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말은 진실이다.

  그동안 Sue처럼 매력적인 인물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 인습과 권위를 타파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자신의 생각과 삶에 충실했던 Jude와 Sue, 그들의 삶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훨씬 쉽게 나아갈 수 있다. 작가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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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and South (Paperback) Penguin English Library 36
Gaskell, Elizabeth / Penguin Classics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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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스켈은 19세기 영국 여류 소설가이다. 개스켈은 샬롯 브론테의 친한 친구였기에 나중에 그녀의 자서전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개스켈이 쓴 소설들은 산업 소설로 분류되는데, <남과 북>에서도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이 주요 사건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로맨스가 빠질 수야 있나. 자본가 손턴과 목사의 딸 마가렛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는 제 2의 <오만과 편견>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오해와 갈등을 거치며 힘겹게 이루어진다. 언제나 도도한 마가렛이 무척 얄밉다가도, 유약한 부모를 대신하여 모든 대소사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불쌍해지기도 한다. 손턴은 처음부터 끝까지 멋지게 등장한다. BBC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는데, 주인공 남자의 코가 어찌나 오똑하던지.

  소설은 재미있지만 막판에 마가렛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 연달아 일어나고, 손턴과 급작스럽게 맺어지는 결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원래 디킨슨의 잡지에 연재소설 형식으로 나가던 거라 나중에 급히 마무리하느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은 19세기 중반 산업화된 영국을 잘 묘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환경 문제가 그려지고, 면직물 산업으로 활성화된 도시 이미지도 나타난다. 소설에서 노동조합이 파업을 일으키나 결국 실패하게 되는데, 이 장면 때문에 막시스트들이 불평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대표로 나오는 히긴스는 손턴 못지않게 강직하고 멋진 사람으로 그려진다. 산업 소설은 지루할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 소설은 모든 편견을 깔끔하게 벗겨낸다. 한 달 전 번역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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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arah Vaughan - Sophisticated Lady: The Duke Ellington Songbook Collection [Remastered 2CD For 1]
사라 본 (Sarah Vaughan) 노래 / Pablo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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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가 두장이나 되는데다, 사라본의 흔히 알려진 곡들이 들어 있지 않아 더 마음에 든다. 역시 같은 음악이라도 CD로 들으니 훨씬 좋다. 겨울과 재즈는 참 잘 어울리는 한쌍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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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 Porgy & Bess [Originals]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tzgerald) 외 노래 / Verve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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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아침과 매우 잘 어울린다. 피츠제럴드의 목소리를 들으면 밖에 나가기 싫어지기 때문에 아침에 들으려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기는 하다.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는 또 어찌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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