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e the Obscure (Paperback)
Hardy, Thomas / Penguin Classics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19세기 영국 소설 중 가장 감동받았던 작품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정말 고민은 되겠지만 결국에는 이 소설이 될 것 같다. <이름 없는 주드> 혹은 <무명의 주드>로 번역되어 있는 소설이다. 굉장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Jude의 참혹한 일생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동물을 사랑하는 Jude의 순수하고 착한 모습, Arabella의 동물적이고 육감적인 태도, Sue의 당돌하고 거침없는 말투, Little father time의 허무한 말들, Phillotson의 너그럽고 인내심 있는 마음....매력적인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사건이 벌어진다. 하디는 자연주의 사상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그의 소설 안에는 인생의 허무와 비참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테스> 도 그렇지만 <이름 없는 주드>는 정말이지 너무 비참하여 인생이란 이토록 슬프단 말인가 하는 회의가 들 정도이다. 특히 마지막에 Little father time이 두 아이와 함께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장면은 이보다 더 끔찍한 경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모든 우울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굉장한 이유는 Sue의 생각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Sue라는 인물에게 빠져버렸는데, 아마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결혼 없이 동거를 원하고, 남성과 성적 관계 없이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Sue의 모습은 지금도 실현되기 어려운데 19세기 말에 이미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그녀가 그 시대와 융합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하디는 자신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작품에 이를 투영하였다. 이렇게 도전적인 생각을 가진 그가 19세기에 살아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위대한 작가는 시대를 앞서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말은 진실이다.

  그동안 Sue처럼 매력적인 인물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 인습과 권위를 타파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자신의 생각과 삶에 충실했던 Jude와 Sue, 그들의 삶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훨씬 쉽게 나아갈 수 있다. 작가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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