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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평점 :
러시아 문학의 작가들이 총출동하였다. 고골, 곤차로프,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불가코프, 파스테르나크, 솔제니친. 저자는 이들의 작품에 나온 음식을 토대로 러시아 작가들이 음식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바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그 당시 문화와 사상까지 사유를 확장한다. 저자는 무작정 작품에 나오는 음식을 분석하지 않는다. 우선 러시아 역사에서 어떻게 서구의 음식이 러시아로 흘러들어 왔는지, 자국의 것과 타국의 것이 어떻게 융합되고 충돌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을 읽다보면 저자가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러시아 문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음식과 관련된 작가들의 에피소드들도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갑자기 배가 고프다.
작품 속에서 어떤 음식들이 나오는지 정리해 보았다.
1. 푸슈킨 <예브게니 오네긴> - 로스트비프, 송로버섯, 스트라스부르 파이, 림부르흐 치즈, 비프스테이크, 포도주, 샴페인, 크바스, 소금에 절인 버섯, 팬케이크, 월귤즙, 고기 파이,
2. 로얄드 달 <맛> - 포도주, 샴페인.
3. 곤차로프 <오블로모프> - 복숭아, 포도, 수박, 양배추 수프, 커틀릿, 딸기, 보드카, 생굴, 약병아리, 버찌, 살구, 내장 수프, 마카로니, 닭고기, 버섯절임, 철갑상어 요리, 거위간 요리, 고기 파이
4. 고골 <검찰관> - 연어, 생선, 소금에 절인 오이, 어란, 수박
5. 체호프 <국어 선생> - 사워 크림, 버터, 우유,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수박, 철갑상어,
6.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 꿀, 빵, 포도주, 생선찜, 아이스크림, 푸딩, 잼,
7. 유리 올레샤 <질투> - 네덜란드제 치즈, 햄, 고등어 통조림, 달걀부침, 마멜레이드, 달걀, 팬케이크. 소시지
8.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 오리 고기, 검은 빵, 감자 수프, 구운 양고기, 만두, 마가목 열매
9. 미하리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 농어, 메추라기 요리, 달걀 코코트, 프랭타니에 수프.
* 인간의 욕망이란 여러가지이며 인간이 성공적으로 그것들과 투쟁하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적인 것들부터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니까 좀 더 복잡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일차적인 욕망부터 다스려야지, 그 일차적인 것에서 유발되는 복잡한 것들부터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뜻인다. 복잡한 욕망이란 이런 것들이다. 육체를 꾸미는 것, 스포츠, 오락, 쓸데없는 수다 떨기, 호기심 같은 것들이다. 근본적인 욕망이란 식탐, 게으름, 정욕이다. 218. 톨스토이 <첫걸음> 중.
* 절제란 말은 소비에트 사회에서 존재할 수 없는 단어였다. 압도적인 굶주림 앞에서 음식에 대한 그 어떤 이념도 설명도 관념도 다 사치였다.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