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미식수업 - 먹는다는 건,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후쿠다 가즈야 지음, 박현미 옮김 / MY(흐름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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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 때문에 먹고 싶지도 않은 것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가능한 한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식사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을 끌고 다니지 않는 배려심도 중요합니다. 억지로 누군가를 끌고 다니느니 혼자 먹겠다는 배짱이 필요합니다.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식사의 이상형이라고 한다면,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혼자서 식사하는 경험을 쌓아야만 합니다. 23

 

 

*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두세 명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친 후 계산할 때가 되면 더치페이로 계산을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정이 뚝 떨어집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더치페이란 것이 식사에서의 경제와 정치 문제를 은폐하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어려운 이야기가 돼버렸군요. 물론 더치페이를 하면 확실히 공평하고, 뒷말이 나올 염려는 적겠죠. 하지만 먹는 일에 있어서, 특히 세련된 식사 자리에서는 공평함이나 합리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절호의 기회에 자신의 교양을 드러내는, 자신을 위한 투자와도 같은 것입니다. 절망적인 격차가 드러나는 세계란 말입니다. 공평함이나 합리성을 원한다면 패스트푸드를 드세요! 아, 또 저도 모르게 흥분하고 말았네요. 이 주제는 저에게도 눈물과 피가 얼룩진 기억을 불러일으켜서....70

 

 

* 그렇기에 시라스 씨처럼 행동하고 싶다면 시라스 씨와 비슷한 크기의 그릇을 가져야 합니다. 비교도 안 되는 사람이 똑같은 짓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나한테는 무리야!” 라고 포기하지 말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시간이 걸릴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격을 높여 나가겠다는 인생의 목표는 돈을 벌거나 출세하겠다는 것과는 수준이 확연히 다르기게 고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비싼 시계를 차고 고급 승용차를 몰아도 인간의 격이 낮은 사람도 많습니다.

가게에 격식이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격이 있습니다. 인간의 격에 민감해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매너를 익히는 일이자 가장 중요한 질서 감각을 기르는 일입니다. 98

 

 

* 점심을 빵으로 때우면서 어쩜 그렇게 즐거워할 수 있을까요? 식사라고도 할 수 없는, 오히려 식사를 부정하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즐거워하고 그점에 의문을 느끼지 않는다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매 끼니마다 식사의 균형을 생각해서 충실하게 섭취하고 싶다, 의미 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는 자세를 갖추지 않는 한 미식에 대해서 아무리 고민한다 해도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138

 

 

* 이런 자세를 갖춰야 미식은 물론이고 풍족한 문화와 인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점심을 빵으로 때우고(때운다는 게 좋지 않은 단어이긴 합니다), 그 점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무신경함은 그런 풍족한 삶과는 정반대에 있다고, 인연이 없는 곳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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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펭귄클래식 1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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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피스토펠레스

 

그 정도 부탁이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 보물쯤이야 얼마든지 댈 수 있지요.

그런 거 말고, 이보쇼, 좀만 기다리면

원하는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거요.

 

파우스트

 

언젠가 내가 안락의자에 눕는 날,

그때로 내 인생은 끝장이다!

네가 무슨 수를 쓰든 나를 속여 넘겨

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날,

네가 나를 향락으로 속여 넘기는 날,

그때를 나의 마지막 날로 삼자!

자, 어서 내기를 하자고!

 

메피스토텔레스

 

그렇게 하죠!

 

파우스트

 

그래, 좋아, 좋다고!

언젠가 내가 순간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면,

잠깐만 머물러다오! 너 너무도 멋지구나!

그때 나를 결박해 다오,

그때면 나 파멸하여도 좋으니!

그때면 조종이 울려도 좋다,

그때면 넌 임무 끝이다,

시계가 멈추고 시침이 떨어져도 좋다,

내 인생 그땐 끝나도 좋다! 1권 90-1

 

 

* 파우스트

 

산 옆에 큰 늪이 있어서

우리가 해놓은 걸 오염시키고 있어

썩은 늪의 물을 빼내는 것

우리의 마지막 최고의 업적은 그거야

수백만이 살 공간을 열어주겠다

안전하지는 않아도 자유롭게 살 땅을 말이다

들은 푸르고 기름지고, 사람과 가축도

새로 획득한 땅이 주는 기쁨을 누리며

수많은 사람들의 대담한 노력의 결산인

이 튼튼한 언덕에 똑같이 터를 잡으리라

바깥에서는 파도가 둑을 세차게 쳐도

여기 이 안쪽은 낙원이 되리라

파도가 거칠게 제방을 갉아먹으면

모두가 달려 나가 갈라진 틈을 메우리라

그래, 이 뜻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련다

내가 궁극적으로 얻은 지혜는 바로 이것

날마다 새로이 싸워 얻어내는 자만이

쟈유와 생명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험에 둘러싸야 있으면서도

여기서 아이, 어른, 노인, 알찬 삶을 살리라

이렇게 붐비는 삶의 모습을 보고 싶다

자유의 땅에서 자유로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 순간을 향해 나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잠깐만 머물러다오! 너 너무도 멋지구나!”

이 지상에서 내가 살았던 흔적은

영겁이 지나도 절대 사라지지 않으리라

이런 숭고한 행복이 다가오는 걸 느끼며

지금 나 최고의 순간을 누리노라

(파우스트 뒤로 쓰러진다. 레무르들이 그를 잡아 땅에 눕힌다) 365-6

 

* 신비스러운 합창

 

이 세상 모든 무상한 것들

한낱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감히 이룰 수 없는 것들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것

이곳에서 행해졌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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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다
전영애 지음, 황규백 그림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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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성처녀가 낙원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전투에서 입은 상처를 보이라고 요구한다. 진정한 전사가 아니면 낙원에 들어갈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자 시인이 답한다.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마시오.

여기 이 가슴을 보시오.

나 살았다오, 그건

전사였다는 뜻이지

이 가슴을 보아요,

삶의 상처-간계를

사랑의 상처-욕망을.

 

 

괴테의 노년기 대작 <서 동 시집> 마지막 시편인 <낙원의 서>에 나오는 한 단락이다. 장렬하게 전사한 영웅들만 받아들여지는 곳에서 시인은 “나 살았다오” 라고 대답한다. 그러니 자기도 ‘전사’라는 것이다. 산다는 건 장렬히 전사한 용사의 전투에 맞먹는다는 것. 인간의 온갖 허약함과 악함도 결국은 삶이 남긴 ‘상처’다. 135-6

 

 

* 사람들은 어차피 만나고 갖가지 이유로 만나지만, 몸에 배인 정중함, 존댓말이 남기는 인상은 깊고 그렇게 맺어지는 인간관계는 이렇듯 유독 각별한 것 같다. 219

 

 

* 나는 지금까지 글을 읽어오면서 문학이란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남기고 전하고, 읽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글에는 사람이 담긴다. 현실에서는 일일이 다 만나낼 수 없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속속들이 만나보는 일은 세상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의 갈피를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은 아마도 함께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일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글을 배우고 읽는 궁극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장 힘들여 남기고, 전하고, 읽는 것은 아마도 바른 삶이어야 할 것이다. 글 읽는 시간이란 것도 궁극적으로는 바른 삶을 생각하는 시간일 것이다. 251-2

 

 

* 다이어트 이야기는-이윤을 챙겨야 하는 산업에 부추겨지기까지 해서-정말이지 너무도 요란하고 너무도 일상적이다. 건강상의 사유로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지만 너무나도 거침없이, 스스럼 없이 우리는 다이어트 이야기를 한다. 남을 항상 생각하면서 살 수야 없지만, 적어도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직도 허다한 배고픈 사람들은 우리의 안중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많은 지식을 쌓고서, 밥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어버렸으면서, 부끄러움마저 없어졌을까.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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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힌데미트 : 비올라 작품 전집 2집 [2SACD Hybrid]
힌데미트 (Paul Hindemith) 작곡, 짐머만 (Tabea Zimmermann) 외 / Myrios Classics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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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깔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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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eyond The Missouri Sky (Digipack)
찰리 헤이든 (Charlie Haden) 노래 / Verve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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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매시니와 찰리 헤이든의 아름다운 듀엣. 유투브로 몇몇 음악을 들어보고 반해 구입했다.
소음과 환호로 가득찬 세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연주하기에 음반을 틀 때마다 덩달아 고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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