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 -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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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커버가 아름다워서 책꽂이에 꽂아만 놔도 흐뭇하다. 가격도 얼마나 저렴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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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포레 : 13개의 녹턴
Testament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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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녹턴보다 단순한 느낌이다. 담담한 선율이 꾸준하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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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정치 - 신자유주의의 통치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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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에서 나를 지켜줘- 제니 홀저

 

서문을 보자마자, ‘그래 이 책은 읽어야만 해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온 작가의 책들은 모두 매우 얇아 시집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두께이다. 따라서 부담없이 첫 장을 펼치지만, 읽다보면 곱씹고 생각해 봐야 할 주제들이 산재해 있다. 그의 사유는 안일하게 살고 있던 우리를 툭툭 건드리며, 딴지를 건다. 너는 정말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는 주체로서 살고 있니? 너가 욕망하는 것은 진실로 너가 원하는 것이니?

그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이 재밌고 즐거워서, 이 얇고 가벼운 책을 오래도록 손에 들고 있다.

 

 

*자유는 결국 에피소드로 끝날 것이다. 에피소드란 막간극을 의미한다. 자유의 감정은 일정한 삶의 형태에서 다른 삶의 형태로 넘어가는 이행기에 나타나 이 새로운 삶의 형태 자체가 강제의 형식임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지속될 뿐이다. 그리하여 해방 뒤에 새로운 예속이 온다. 그것이 주체의 운명이다. 주체, 서브젝트는 문자 그대로 에속되어 있는 자인 것이다. 9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을 위해서 일한다. 자본에서 생성되는 자본의 고유한 욕구를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욕구라고 착각한다. 자본은 새로운 초월성, 새로운 예속의 형식이다. 우리는 삶이 어떤 외적 목적에 종속되지 않고 오직 삶 자체로 머물러 있는 차원, 즉 삶의 내재성에서 다시 추방당한다. 17-8

 

*모든 명령 체계, 모든 지배의 기술은 피지배자를 예속시키기 위한 고유한 성물을 만들어낸다. 성물은 지배 관계의 물질화로서 지배 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다. 성물은 곧 예속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일종의 디지털 성물이다. 아니, 디지털의 성물이 곧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묵주처럼 예속화의 도구로 기능한다. 묵주 또한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으로서 일종의 휴대용 기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묵주는 모두 자기 검열과 자기 통제에 사용된다. 지배는 감시 업무를 개개인에게 떠넘김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한다. 좋아요는 디지털 아멘이다. 우리는 좋아요를 클릭하는 순간 스스로 지배에 예속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효과적인 감시 도구일 뿐만 아니라, 모바일 고해소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디지털 교회, 글로벌한 디지털 시나고그이다. 25-6

 

*감정은 이야기를 허용한다. 감정은 서사적 길이와 폭을 지닌다. 흥분이나 기분은 이야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연극이 직면하고 있는 감정의 위기는 이야기의 위기이기도 하다. 오늘날 감정을 이야기하는 연극은 소란스러운 흥분의 극장에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연극에서는 이야기가 없는 까닭에 거대한 흥분의 덩어리가 무대 위로 방출될 뿐이다. 감정과 달리 흥분은 어떤 공간도 열어주지 않는다. 흥분은 일정한 선로를 찾아 스스로를 분출시키면 그만이다. 62

 

*오늘날 기분의 호황을 가져온 요인으로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빗물질적 생산 양식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생산 양식에서는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며, 인식 능력뿐만 아니라 감성적 능력도 중요한 자질로서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인격 전체가 생산 과정 속에 투입된다........이제 사회적인 것, 커뮤니케이션, 태도 자체가 착취의 대상이 된다. 69

 

*사유에는 두 가지 형식이 있다. 노동하는 사유와 놀이하는 사유가 그것이다. 헤겔의 사유와 마르크스의 사유를 지배하는 것은 노동의 원칙이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역시 마찬가지로 노동의 의무에 묶여 있다. “염려불안에 빠져 있는 현존재는 놀지 않는다. 하이데거는 노년에 이르러서야 느긋함에 바탕을 둔 놀이를 발견한다. 그는 이제 세계 자체를 놀이로 해석한다. 그는 거의 예측하지 못했던, 이전에 숙고된 바없는 놀이 공간의 개방성을 탐사한다. 하이데거의 시간-놀이-공간은 어떤 형태의 노동과도 무관한 시간-공간을 지시한다. 그것은 예속화 수단으로서의 심리학이 완전히 극복된 사건의 공간이다. 77

 

*다타이즘은 디지털 다다이즘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다다이즘 역시 의미 맥락을 포기한다. 언어는 그 의미를 완전히 상실한다, “삶의 사건들은 시작도 끝도 없다. 모든 것이 대단히 어리석은 방식으로 흘러간다. 따라서 모든 것은 동일하다. 그 단순함을 다다라고 한다.” 다다이즘은 허무주의다. 다다이즘은 의미를 완전히 포기한다. 데이터와 수치는 그저 더해져갈 뿐, 아무런 서사도 지니지 않는다. 반면 의미는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서사의 부재로 인한 의미의 공허는 그저 데이터로 채워질 뿐이다. 83-4

 

*1980년 스피노자 강의에서 들뢰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말씀드립니다. 그들은 바보 노릇을 합니다. 바보 노릇하기. 바보 노릇하기는 언제나 철학의 기능이었습니다.” 철학의 기능은 바보 노릇하기에 있다. 철학은 처음부터 바보짓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새로운 표현 방식, 새로운 언어, 새로운 사유를 창조하는 모든 철학자는 본래 바보였음이 틀림없다. 오직 바보만이 완전히 다른 것에 접근할 수 있다. 백치 상태 속에서 사유는 모든 예속화와 심리화에서 이탈하는 사건과 유일무이한 것으로 이루어진 내재성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111

 

*커뮤니케이션과 순응의 압박 앞에서 바보짓은 자유의 실천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바보는 묶여 있지 않은 자, 네트워크에 낚이지 않은 자, 정보가 없는 자다. 그는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있는, 어떤 상상을 초월하는 외부 공간에 거주한다. 114

 

*바보는 그 누구와도 혼동되지 않지만 더 이상 이름이 없는” “호모 탄툼(Homo tantum, 특성 없는 인간)을 닮았다. 바보가 들어갈 수 있는 내재성의 층위는 탈예속화와 탈심리화의 메트릭스다. 그것은 주체를 그 자신에게서 해방시켜 저 측량할 수 없는 텅 빈 시간 속으로보내는 부정성이다. 바보는 주체가 아니다. ”차라리 꽃의 실존, 빛을 향한 단순한 트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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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은총
시몬느 베이유 지음, 윤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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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시대를 살아야했던 작가가 3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한 친구가 그가 남긴 글들을 모아 출판한 책이다. 아무 곳이나 펼쳐보아도 깊은 사유가 담긴 잠언집. ‘리스본 야간열차에 등장했던 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중력과 은총이라니. 제목만으로도 놀랍지 않은가.

 

 

*두 힘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 빛과 중력. 9

 

*가진 힘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 그것은 빈자리를 견디는 것이다. 그 어떤 자연법칙에도 어긋나며 오직 은총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은총은 물론 대상을 채워 주지만, 우선 받아들이기 위한 빈 공간이 있어야 은총이 들어올 수 있다. 그 빈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은총이다. 24

 

*인간들 사이에서 우리는 단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만을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다. 109

 

*한계는 신이 우리를 사랑한다는 증거이다. 178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은 피조물이다. 그들이 태어난 것은 우연이다. 내가 그들과 만난 것도 우연이다. 그들은 죽게 될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제한되어 있고 선과 악이 섞여 있다.

온 영혼을 기울여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을 사랑할 것.

유한한 것들을 유한한 것으로서 무한히 사랑하는 신을 본받을 것. 180

 

* 소중한 것들이 쉽게 상처 받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상처 받기 쉽다는 것은 존재의 표현이다. 182

 

* 단조로움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가장 아름답거나 가장 추악하다. 영원성의 반영일 때는 가장 아름다우며, 변화 없이 이어지는 계속의 반영일 때는 가장 추악하다. 초월된 시간 혹은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시간.

원은 아름다운 단조로움의 상징이며, 시계추의 움직임은 추악한 단조로움의 상징이다.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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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4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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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동안 여러분은 문학의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형태의 검열에도 홀연히 맞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오클라호마의 한 침례파 여신도 단체에서 어떤 책이나 연극에서 사악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항의해 온다면, 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이라고 알려져 왔던 몇몇 작품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가 다루어 온 이 사악한 악당들의 행위에 기초해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벽에 그려진 계보도를 가리켰다. “살인, 모친 살해, 근친상간, 배신, 부친 살해.....” 잠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말을 멈췄던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 “그런고로 누가 여러분에게 무엇이 고상한 문학이고 무엇이 금지된 문학이라 말한다 하더라도 귀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누군가와 맞서 싸울 힘을 필요로 할 땐 이 계보도와 또한 영감을 얻기 위해 이 계보도의 인물들에게 의지하였던 위대한 작가들의 이름을 기억하십시오. 호메로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그들은 우리들에게 길을 열어 준 작가들입니다.” 291.

 

  <소설>의 내용을 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는 이 문장을 고르겠다. 제임스 미치너라는 작가는 <와일드>라는 영화를 보다 알게 되었다. 처음 들어본 작가라 어떤 스타일일까 궁금하여 책을 펼쳤는데, 세상에 이렇게 재밌다니!!! 지하철에서 내려야 하는데 차마 눈을 뗄 수가 없어 몇 번이나 계단을 오르며 읽었다.

  네 사람(소설가, 비평가. 편집자. 독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들 각각의 주장과 생각을 옹호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 중 누구의 관점을 택할지는 자신의 몫이지만. 80세가 넘은 노작가의 글은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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