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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은총
시몬느 베이유 지음, 윤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전쟁의 시대를 살아야했던 작가가 3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한 친구가 그가 남긴 글들을 모아 출판한 책이다. 아무 곳이나 펼쳐보아도 깊은 사유가 담긴 잠언집. ‘리스본 야간열차’에 등장했던 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중력과 은총이라니. 제목만으로도 놀랍지 않은가.
*두 힘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 빛과 중력. 9
*가진 힘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 그것은 빈자리를 견디는 것이다. 그 어떤 자연법칙에도 어긋나며 오직 은총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은총은 물론 대상을 채워 주지만, 우선 받아들이기 위한 빈 공간이 있어야 은총이 들어올 수 있다. 그 빈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은총이다. 24
*인간들 사이에서 우리는 단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만을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다. 109
*한계는 신이 우리를 사랑한다는 증거이다. 178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은 피조물이다. 그들이 태어난 것은 우연이다. 내가 그들과 만난 것도 우연이다. 그들은 죽게 될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제한되어 있고 선과 악이 섞여 있다.
온 영혼을 기울여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을 사랑할 것.
유한한 것들을 유한한 것으로서 무한히 사랑하는 신을 본받을 것. 180
* 소중한 것들이 쉽게 상처 받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상처 받기 쉽다는 것은 존재의 표현이다. 182
* 단조로움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가장 아름답거나 가장 추악하다. 영원성의 반영일 때는 가장 아름다우며, 변화 없이 이어지는 계속의 반영일 때는 가장 추악하다. 초월된 시간 혹은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시간.
원은 아름다운 단조로움의 상징이며, 시계추의 움직임은 추악한 단조로움의 상징이다.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