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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4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남은 인생 동안 여러분은 문학의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형태의 검열에도 홀연히 맞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오클라호마의 한 침례파 여신도 단체에서 어떤 책이나 연극에서 사악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항의해 온다면, 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이라고 알려져 왔던 몇몇 작품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가 다루어 온 이 사악한 악당들의 행위에 기초해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벽에 그려진 계보도를 가리켰다. “살인, 모친 살해, 근친상간, 배신, 부친 살해.....” 잠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말을 멈췄던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 “그런고로 누가 여러분에게 무엇이 고상한 문학이고 무엇이 금지된 문학이라 말한다 하더라도 귀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누군가와 맞서 싸울 힘을 필요로 할 땐 이 계보도와 또한 영감을 얻기 위해 이 계보도의 인물들에게 의지하였던 위대한 작가들의 이름을 기억하십시오. 호메로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그들은 우리들에게 길을 열어 준 작가들입니다.” 291.
<소설>의 내용을 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는 이 문장을 고르겠다. 제임스 미치너라는 작가는 <와일드>라는 영화를 보다 알게 되었다. 처음 들어본 작가라 어떤 스타일일까 궁금하여 책을 펼쳤는데, 세상에 이렇게 재밌다니!!! 지하철에서 내려야 하는데 차마 눈을 뗄 수가 없어 몇 번이나 계단을 오르며 읽었다.
네 사람(소설가, 비평가. 편집자. 독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들 각각의 주장과 생각을 옹호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 중 누구의 관점을 택할지는 자신의 몫이지만. 80세가 넘은 노작가의 글은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