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막을 횡단하면서 생각한다. 사막에서 무엇을 낚을 것인가. 사막에서 낚을 것이라곤 사막박에 없다. 낚싯대, 줄, 바늘, 찌, 미끼는 필요 없다. 사막에서의 낚시는 그렇다. 아무 것도 없이 사막을 낚는 사람이 사막의 낚시꾼이다.
2
어떤 사막의 낚시꾼은
허공 한 마리를 끌고 집으로 간다
3
비늘도 없고 풍덩! 소리도 없다
텅 빈 바다처럼
아무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다
하늘의 정적
땅의 정적
소름끼치는 정적속에서
마침내 귀가 운다
내 귓속의 바다에서 물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4
어떤 사막의 낚시꾼은
사막으로 노를 저으며 온다
무슨 환어들을 잡는지는
술 취한 그에게 물어 보시라
출처 : 고비,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