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비밀의숲 14, 조승우 감정선 무너지다

 

종영 2회를 남겨 두고 썼던 리뷰를 여기에 옮겨 본다.

리뷰를 다시 읽는 동안에도 드라마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2017최고의 드라마라고 감히 언급할 수 있고. 이 드라마는 웰메이드 드라마의 전범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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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

[개요] tvN 2017.06.10. - 2017.07.30. 방영종료. 16부작

[출연] 조승우, 배두나, 이준혁, 유재명, 신혜선 외

[소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


 

 

영은수(신혜선) 검사의 주검 앞에서 지난 날의 회한, 미안함, 분노 등 모든 감정이 폭발했다

 

..... 드라마가 끝나고도
이 끝나지 않은 느낌은 뭐지?
..... 이 설레면서도
약간 떨리는 이 느낌은 뭐지?

 

[비밀의숲 14회를 기다리면서]

 

어제 비밀의숲 13회에서 봤던 장면들을 떠올리는데. 두 가지가 계속 떠오른다.
가장 마음이 찡했던 장면 하나.
황시목 검사가 특임 해체로 인해 사무실을 급하게 비우게 되면서 화이트보드에 붙여 놓았던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의 사진을 하나 하나 떼어 내며 거기에 적어 놓은 사건 파일 등을 지울 때다.
우린 때로 어쩔 수 없이 어떤 일들은 바로 멈춰야 할 때가 있다.
그때 그 심정이란 것이. 명치끝을 쑤시는 듯이 아플 때가 있다.
황시목, 아팠을 것 같다. 많이 아팠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은영수 검사의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
만감이 교차했을 황시목 검사. 아무리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절대 무감의 소유자라 하지만. 분명 그 순간 감정 절제선이 완전 해제 되었을 것 같다.
그 순간의 멍함이란.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버린 것만 같은 백지 상태를 느꼈을 것이다. 차마 말로도 어떤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이제 비밀의숲 마지막 결말까지 남은 3. 비밀의 숲에 가려진 비밀들과 비리, 폭력들이 얼마만큼이나 들어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되지만. 최소한 우리가 희망하는 재판정의 모습은 보여주길.
황시목이 그냥 쓰러져서 아무것도 못하는 일은 없기를.
아무리 현실이 막장이라 해도 드라마에서는 최소한의 개연성을 보여주기를.

 

[드디어 비밀의 숲 14회 시작!!]

 

부검의 : 동료분이셨다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시목 : (단호하게)시작하시죠.
..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시목
..
복도를 걷다가 귀에서 날카로운 이명 시작
시목 : (몹시 괴로워하며)지금은 제발.

 

 

사람들이 달려와서 복도에서 쓰러지는 시목  데려가고.
이제 황시목 검사 감정 절제의 봉인선이 무너지고 마는구나.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감정 봉인 해제

어린 시절 기억과 아픔과 상처와 영검사의 죽음과 충격과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극도의 긴장감으로 쓰러지고 말았으니.

 

(찻잎) 아 이렇게 연민 가는 캐릭터 간만에 처음이다. .. 정말.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는, 일반인보다 극도로 섬세하게 느끼는 사람이. 그 감정을 통제하는 뇌의 일부를 잘라내버렸으니. 그래서 그 예민한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살았으니. 그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마치 냉혈인간처럼 보이는 외톨이 검사의 외로움, 고통, 슬픔의 깊이를 어찌 알 수 있을까.

오죽하면 그 예민한 감성 때문에, 피아노 소리에 미쳐 버릴 것 같아서. 피아노 치고 있는 동급생의 손가락을 피아노 뚜껑으로 덮어 버렸을까. 물론 그 피아노 치는 친구는 오히려 그것으로 자신의 재능 부족을 손가락 부상으로 변명할 수 있게 되었겠지만 말이다.

 

#조승우 황시목 검사, 감정선이 무너지고 분노를 폭발하다

영일재 : (시목에게)지켜달라 했지.
(수석에게 눈을 부릅뜨며) 니놈이 죽였어
..
황시목 : (있는 분노 감정 모두 폭발하며, 영일재에게) 왜 보고만 있었습니까. 그동안 뭐 하셨습니까. 왜 숨어만 있었습니까. 겁이 났던 것은 아닙니까.

 

#유재명 이창준 수석 : 아내와 이혼을 준비하다. 도대체 이 사람은 본심은 뭘까.

권력? 검사로서의 명예 회복? 아니면 돈???

 

연재 : 뭐가 미안해. 이혼 준비 뭐야?
수석 : 여자는 너 하나 밖에 없어. 그때 오지 말았어야 했어. 너 오빠 재판에. 그때 나를 보지 말았어야 했어.

 

#신혜선 영은수 : 영일재의 USB를 가져 가다

황시목 : 430. 영검사가 가져 갔습니다.
영일재 : 내가 내 딸을 죽였어. 내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무에게도 내놓지 않고. 손에 꼭 쥐고 있던 이윤범 탈세 자료. 그것을 영검사가 가져 갔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죽었다. 그런데 그것을 가져 간 것은 이윤범의 비서 우실장 아닐까???

황시목 : 내내 옆에서.. 범인 찾았습니다
영검사가 본 것은 윤세원, 윤과장입니다

 

#공항 추격신


가장 긴박감 넘치는 장면. 스릴 있었다. 그리고 윤과장을 잡았다. 윤과장은 끝내 주먹을 쥐고 한경위를 내리치지는 못했다. 최소한의 양심 또는 의리.
그는 해병대 출신이고. 어깨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U.D.T. 그런데 아마도 그는 이윤범의 비서 우실장의 해병대 후배일 것도 같은데.

 

P.S.
#이규형
윤과장 : 박무성을 죽이고 김가영을 납치한 것은 이 사람인 듯. 그러나 영검사를 죽인 것은 이윤범의 비서일 듯싶은데. 공교롭게도 영검사 살해 현장의 목격자가 되어 버린 듯. 계속 수사관으로 있다가는 자신의 그전 행각이 들통이 날 것이고. 그래서 해외 도피. 공항에 왔는데. 항공 티켓이 이창준 수석실에 있었다는 것.
윤과장을 부린 사람은 이창준.
은검사를 죽인 것은 우실장(자신을 봤기에). 그리고 살인 현장을 마치 박무성 살인과 동일 행위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으나. 깔끔하지는 못했음. 그러니 영은수는 윤과장이 죽인 게 아님.

 

 

** 이 정도의 내용으로는 스포라고도 할 수 없을만큼, 본 방송은 구성이 치밀하고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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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드라마 [펀치] 김래원, 조재현, 서지혜, 그리고 박경수 작가

 

나에게 있어 드라마가 끝나고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흔한 편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 <펀치>는 몇년 전 <황금의 제국>이 끝났을 때보다 조금 더한 후유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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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연출 이명우 / 극본 박경수

[개요] 드라마, SBS 2014.12.15.~2015.02.17. 19부작 방영종료

[출연]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최명길, 서지혜, 박혁권 외

[소개] 다시는 오지 못할 이 세상을 건너가면서 인생과 작별하는 남자,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 검사의 생애 마지막 6개월 기록을 그린 드라마


   

박경수 작가의 전작 <황금의 제국>은 그닥 많은 이들이 보진 않았다. 그래서 드라마 얘기를 나눌 사람도 나눌 공간도 없었다.

다만 혼자서 여러 생각을 하며 세상에 대한 자조적인 한숨을 쉬곤 했다.  

그리고는 드라마를 끝내고 대학교때 읽었던 <까라마조프네 형제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가난에서 태어나 성공한 사람은 황금에 제국에 들어가는 일조차 금기시 되는 일인가,

나의 염세주의론은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펀치>의 결말은 박경수 작가가 절충안을 내놓은 것 같다.

 

<추적자>는 정말 현실에서는 어려운 결말을 내놓았다. 억울한 국민이 결국은 승리하는 사회를 보여주었다.

<황금의 제국>은 비극적인 죽음으로 마무리하면서 지금껏 꾸었던 꿈을 허무한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펀치>는 자기가 선택한 몫과 지은 죄에 대한 죄값을 치른다는 결론을 보여주었지만, 조건이 있었다, 정환의 죽음이었다, 죽음의 문턱을 몇개월 남겨둔 검사의 회환과 반성이 이룩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경의 피를 흘린 희생과 정환의 죽음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현실적인 결론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렸던 드라마 <펀치>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뜨끔거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불편한 진실 앞에 고개를 못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용감했고 해냈다고 여겨진다. 세상을 향해 펀치 한 번 제대로 날린 것 같아서 나는 그 자체로 이 드라마가 작년 올해 들어 최고의 드라마라고 여긴다.

 

물론 정해져 있는 결말을 향해 가기 위해서 개연성이 탄탄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건 현실이 아닌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현실은 결론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우연의 연속이며 이 우연에 해석을 얹어져 그럴듯한 합리화를 시킬 뿐. 드라마는 이미 해석된 결말로 그 전개 과정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해석이 앞뒤가 안 맞을 수 있다. 그건 드라마라는 장치가 갖는 하나의 특징이다. 이걸 두고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드라마 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 이 세 드라마를 본방을 한 회도 놓치지 않고 보았다.

 

드라마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지난해 11월부터 드라마 리뷰를 작성함)

<펀치>에 대한 리뷰를 한 회도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이런 정성을 쏟은 이유가 무엇일까.

 

...

 

처음에 시청률이 낮은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이런 드라마는 국민이 다 봐도 좋을텐데) 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글을 올렸다한 사람쯤은 이걸 읽어 보다가 한 번쯤은 보겠지 싶어서.. 결국 사무실에서도 몇몇이 나의 열담에 귀를 귀울리고 중반부터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지금은 최고, 최고였어 라고 나보다 더 흥분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드라마에 열광했을까.

 

물론 첫번째 이유는 황금의 제국의 박경수 작가였기 때문에 무조건 믿고 기대하며 봤다.

 

그리고 나는 의리녀이기때문에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의리를 지켰다.

박경수 작가는 절대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숨가쁘게 몰아가는 뒤통수작법은 황제(황금의제국) 보다 더 잦아졌으며, 그 긴장감은 배가 되었다.

그리고 비유와 함축을 넘나드는 명대사 명문장들. ~~~~ 이건. 몇몇 시인과 소설가들을 다 합쳐도 나올까말까하는 종합선물셋트 같은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연기자들의 몫이다.

 

김래원, 이렇게 멋진 박정환을 탄생시키고 완성하다니...

 

펀치 마지막회의 조재현과 소주를 주고받은 영상장면의 해맑은 미소는 오래오래 잔상으로 남을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도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당당함과 여유. 최고였다.

 

조재현, 그는 나쁜남자, 스캔들, 정도전, 역린 등에서 익히 최고를 인정받은 바, 연기력을 논할 필요조차도 없다.

그저 어쩌면 그렇게 구성진 사투리를 맛갈나게 구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김래원과 주고받는 대사가 어쩌면 그렇게 찰진 궁합인지. 요즘말로 하자면 케미폭발, 브로맨스의 결정판이었다.

 

서지혜, 그녀가 이렇게나 섹시했던가. 이렇게 대사를 찰지게 전달했던가. 미치겠다, 젠장.

그녀는 앞으로 연기의 폭이 몹시 넓어질 것이다.

 

그 외에도, 김아중 온주완 최명길 박혁권 김응수 이한위 등등 단 한 사람도 극의 흐름에 흡집을 내지 않았다.

 

초반에 김아중 서지혜 캐릭터가 불안불안했지만.. 김아중이 연기한 신하경이라는 캐릭터가 깨끗한 물착한 정의를 상징하다보니.. 물 흐르듯 흘렀어야 한다고 인정하자.

 

그리고 세번째는 명장면들이다.

 

드라마 <펀치>는 먹방도 아닌데 먹는 장면이 매회 나왔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이 짜장면을 먹는 신이다.

 

드라마 초반 총장실에서 영상 화면으로 태준과 정환이 마주보며 각각의 테이블에서 짜장면을 먹는 장면, 소름끼치도록 좋았다. 그리고 18회에서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기 위해서도 짜장면 집에서 만나고. 먹고.

 

그리고 최고의 명장면은 정환이 죽기 전에 태준에게 보낸 영상 장면.

 

영상 화면으로 소주를 한 잔씩 주고받는 남자들의 찐한 우정, 동지애, 애증...

~ 만감이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이 두 사람의 애증 관계가 종지부를 찍는 장면이었다.

 

"총장님, 나 갈랍니다. 감옥에서 만수무강 하십시오"

 

이 역설적인 표현에서 두 가지를 읽을 수 있다. "감옥에서, 죄값을 치르시오." "그래도 만수무강, 건강하십시오."라는 정환의 인간적인 면모가 물씬 풍기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유머 한 마디 "총장님, 진짜 귀마개 안 어울립니다 하하하" (조재현이 스스로 설정했다고 알려진 귀마개 소품에 대한 정환의 애정어린 농담)

~ 나는 결국, 이 장면에서 울다가 웃다가... 미쳐버리겠네요, 젠장.

 

++

 

<펀치> 드라마가... 아직도 1회부터 19회까지... 머리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황금의제국>이 끝나고도 몇달을 황금의 제국이라는 영상에서 헤어나질 못했는데.

 

다시 박경수 작가의 또 다른 펀치가 나올 때까지는 애타게 기다려야겠네요... ㅠㅠ

 

#명대사 명장면

 

1.

조재현의 이태준 검찰총장.

그의 구수한 사투리, 맛깔나는 먹방 대사, 비유와 함축이 돋보이는 명대사. 잊지 못할 것이다.

"정환이 이놈아가 약속을 지켰데이"

 

2.

김래원의 박정환 검사. ~ 저 해맑은 미소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정환씨 잘 가요~~~~ 당신은 최고였습니다~!!!!

"자기 짐은 자기가 각자 지고 갑시다"

 "총장님, 나 이제 갈랍니다~"

 

3.

짜장면을 먹는 이태준&박정환

그들의 공통점인 가난, 서민, 성공, 물거품 등등을 상징하는 음식, 짜장면.

 

4.

최연진 검사 역을 맡았던 서지혜.

정말 섹시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축하해요, 젠장

 

5.

조강재 검사 역의 박혁권. 그는 저울의 중심 역할을 한 듯 합니다.

극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적절하게 태준과 정환을 왔다갔다.. 참 잘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형량은? 마지막 방송이 그에게 정말 억울하게 되었지요.

"정환아, 나 정말 억울하다"

 

 

6.

총장님~~~ 귀마개 정말 안 어울려요~~~ (이 말, 반어법인 것 아시죠^^)

정환이 생각나고 날씨 추울 때면, 꼭 꺼내서 하세요~~~

 

++

이제 정말 <펀치>를 보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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