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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이다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평점 :
두어 달 동안 '아껴가며' 읽은 책. 김중혁의 소설 <나는 농담이다>를 추천합니다.
저는 대체로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소설 <나는 농담이다>도 제 취향의 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밌어서, 신선해서,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왜냐면. 책 마지막을 덮어 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말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그렇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너 시간이면 다 읽을 소설을 몇 날 며칠을 두고 읽었던 기억입니다.
이 소설 <나는 농담이다>를 그렇게 읽습니다. 짧고 기발한 문장이나 사금파리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문장이나, 가슴 속을 파고 들듯이 뭉클하니 감동을 주는 문장이나. 이런 저런 문장에 밑줄도 아주 많이 그었습니다.
Btv의 <영화당>에서 매주 보는 김중혁이 이렇게 소설을 맛나게 잘 쓰는 줄 새삼 확인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고, 아주 술술 넘어갑니다. 마치 카페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듣는 것처럼 '단숨에' 읽혀지는 문장들입니다. 마치 작가가 우리에게 재미난 농담을 들려주는데. 독자는 너무 재밌어서 웃다가 그러다가 또 울다가. 아주 독자들을 쥐락펴락 합니다.
워낙에도 <영화당>에서 유쾌하고 재밌게 말하는 김중혁 작가를 꽤 좋아했는데.(물론 이동진 평론가도 좋아하구요.) 이 소설 이후로 훨씬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특히. 어머니의 편지를 '세미'의 목소리로 읽고. 그것을 녹음파일로 만들어서 우주로 쏘아 올리는 과정. 그 과정에서 정말 울컥 울고 말았습니다.
꼭. 읽어 보셔요. 정말 재밌습니다.
그리고 스탠드업 코미디 내용은. '섹스&성적코드&사랑'입니다. 웃기면서도 슬프면서도 감동이 뭉클. 좋습니다.
소설 읽는 동안 딱. 제 취향인 소설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문장도 간결하고.
끝으로, 작가의 말 중에서 몇 문장 인용합니다. 삶의 교훈을 얻었거든요.
웃음도 배우는 겁니다. 웃음도 느는 겁니다. 한번 웃기 시작하면 더욱 웃긴 상황을 계속 상상해 낼 수 있어요. 심각한 생각은 한쪽에 잠깐 치워 두고, 팔짱을 풀고 웃어 보세요. 팔짱 낀 채 웃고 싶은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자기 겨드랑이를 간지럽혀 보세요. 이미 따라하고 있는 당신이 정말 웃긴 사람입니다.
이 대목에서 또 한참 웃었습니다. 제가 겨드랑이를 간지럽히고 있었거든요. 저는 '이미 따라한 사람'이 되었어요. 그래서 정말 웃긴 사람이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