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열일곱 - 2007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김종휘 지음, 한송이 그림 / 샨티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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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해 동네 인문계 고등학교에 모범생으로 진학한 나는  

학교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만이 삶을 착실하게, 정답과 가까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어왔다. 어떤 반항과, 어떤 생각도 없이 그저 공부=좋은대학=만족스러운인생 

이란 공식 속에서 나를 맞춰가며 살아왔다. 

대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지도, 나의 그런과거들이 나를 힘들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바른 길로 걸어간 아이에게는 더더욱 그 길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마냥 

나는 내 삶이, 내 길이 무조건 옳다고만 생각했다. 

헌데, 그게 아니었다.  

난 무조건 내가 세워놓은 도덕적 프레임 안에서만 사람들을 판단했고, 

행여나 그것에 어긋난 사람이 있다면 접해보기도 전에 선을 그었다. 

같은 의미에서 탈학교적 생각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 

'쯧쯧... 어쩌다가' 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는 23살때 시작된 나의 심리 상담으로부터 

서서히 깨닫게 됐다. 

그리고, 며칠 전 접하게 된 <내 안의 열일곱>이란 책을 통해서도. 

사실 이 책이 나에게 미칠듯, 가슴 벅차오르는 듯한 감동을 준건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가볍게 휙휙 넘길 책도 아니었지만. 

 

교사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이 끌린 이유..?

아마도 반에 1~2명 있을, 아니 어쩌면 공부 잘하는 범생이들에게도 있을 

여러가지 10대의 모습들을, 정말 말 그대로 다양한 경험을 한 대안학교 교사가 

바라본 시점을 고스란히 담았단 점이 매력적이었던 듯 싶다.  

 

과거의 나였다면 대안학교를 다니는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녀석들은 

그저 '문제아'였을 텐데, 적어도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런 편견은 사라진다. 

15명의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10대들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혹은 

알 수 없는 인생의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들을 읽어나갈 때면 

교사란 직업이 얼마나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지도 새삼 느끼게 된다. 

 

훌륭한 교사란, 전문적인 지식보다도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들어줄 수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나 역시, 교사의 권위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이게 맞아, 이렇게 해야 니가 잘돼" 

라는 식의 말은 하고싶지 않다. 

행여나, 내가 경력과, 연륜이란 이유로 '애들 다 거기서 거기지 뭐'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그런 말을 내뱉으려고 할때면, 이책을 꺼내들고 싶다. 

 

소위 반항아, 문제아? 라고 불리는 우리 10대아이들의 참생각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는지, 라는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질문을 

내게 건네줄 것만 같다. 

 

참, 이렇게 생각해보면 

교사란 직업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지금의 교사양성시스템이 문제가있구나,, 라는 생각이 불쑥 불쑥 솟구친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훗날에 아이들의 말을 100%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 참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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