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
장신웨 지음, 고보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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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


이 책은 끊임없이 되살아나서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감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는지, 왜 다스리기가 그렇게 힘든지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속에 질문을 던지는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를 해보라고 권한다.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아 성장을 위한 효율적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을 가져온다.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낮으면 부정적 예측을 하게 되고, 준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은 불안을 계속 부풀리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고 느끼고, 허무와 위기 위식에 빠지게 된다.


불안은 내면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적절한 경각심을 각제 해주고, 내면의 상태를 조절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불안의 정도가 강하고 장기간 유지되면 사회적 공포, 공황발작,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PTSD)등 심리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P9, 프롤로그


주제별 나에 대한 글쓰기


글쓰기가 심리치료에 활용된 것은 1980년대로, 제임스 페니베이커는 제자 산드라 벨과 함께 트라우마 글쓰기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감정을 글로 쓴다고 해서 당장 정서적 이완이나 쾌락으로 전환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심리적 불안정 문제로 건강센터를 찾는 비율이 낮아졌다. 글쓰기를 한 후 몇 주, 몇 개월 안에 그들의 우울감이나 생각을 반추하는 정도가 줄어들었으며, 불안정서도 줄었고, 글쓰기 과정이 주는 전체적인 행복감은 커졌다고 한다.


글쓰기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표현의 자유를 실현시키며, 내면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만든다. 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내적 성장을 도모하므로, 불안과 어둠을 뚫고 생명의 깊은 곳 즉 내면에 도달하도록 이끌기 때문에 자신과 마주하게 하여 스스로 발전하는 길을 걷게 된다.


저자는 불안을 심리학 관점에서 소개하며 주제별로 ‘나에 대한 글쓰기’를 제안해 우리가 불안에 맞서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다. 이때의 글쓰기는 그날의 일어난 일과 감정을 토로하는 일기와는 다르다. 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심리학 일기’이며, 몸과 마음의 균형적인 발달을 촉진하는 데 목표가 있다.


성장에 도움 되는 탄력적인 심리적 경계


안정적인 자기 감각은 감정이나 직감으로 불안감을 이겨낼 면역력을 발휘한다. 자아인식은 자신을 판단하고 평가하므로 이성적인 부분이다. 자기 감각과 자기 인식이 어우러져 자아의식을 구성하는데, 자아의식은 현실 검증을 거쳐야 하며,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으로 편차를 확인해야 한다. 자기 감각이 응집되고 자아 인식이 뚜렷해지면 자아 경계가 형성되는데, 탄력적인 심리적 경계는 자신을 독립된 상태로 만들며, 자기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하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나는 누구라고 느끼는가 = 자기 감각(Sense of Self)

나는 누구라고 생각한다 = 자아 인식(Self - awarenese)

나는 타인과 무엇이 다른가 = 자아 경계( Ego Boundaries)

나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 자아 정체감(Self - Identity)


감정은 마음의 논리


'감정은 한 사람의 밑바닥 논리'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따라서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은 별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지만,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은 물론 본인에게도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성숙한 심리적 방어기제를 가진 사람은 문제에 직면할 때, 내면의 고통을 현실적인 해결 방안으로 전환해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갖는다.


겉으로는 편안해 보여도 누구나 다 불안과 함께 산다. 단지 불안과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과 불안에 어쩔 줄 몰라 하며 휘둘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이 담긴 책으로 글쓰기를 통해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적당히 불안과 공존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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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 세계를 바꾼 다섯 가지의 위대한 서사
바츨라프 스밀 지음, 솝희 옮김 / 처음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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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마주한 인류


다양한 상호작용 거쳐 진화해온 인류는 생존을 위해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에너지 환경 과학의 거장 바츨라프 스밀의 신작인 이 책은,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의 대전환에 관한 연구를 담고 있으며, 대 전환의 기원과 이를 가능하게 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을 단순화한 그래프 모델이 아닌 상당량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은 어떻게 현대 사회를 이루었는가를 살펴본다.


저자는 엄청난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전환 등에서 비롯된 궁극적인 환경 난제인 지구온난화는 대류권 기온 상승, 바다 높이 상승, 산성화, 탈산소화 현상을 간신히 완화하는 기술적이고, 사회 경제학적인 조정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 전례 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면서, 이를 미미한 정도로 조정하는 일조차 인류의 능력 밖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인간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데, 현재 폐수에서  미세플라스틱과 해로운 잔류물(처리하기 까다로운 약물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저렴한 처리법은 전무하다. 또 지금 거의 확실해진 사실은 우리가 견딜 수 있는 변화의 한계인 1.5℃ 이하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제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구성된 어떤 모델도 인류가 2050년 또는 2010년까지 어떻게 이 난제를 해결할지 예측하지 못하는 불확실성과 마주하고 있다. 


대전환의 혜택은 공유해야


모든 것이 빠르게 유통되고, 먹거리는 풍부해졌으며, 소득이 증가했으므로 표면적인 삶의 질은 나아졌다고 볼 있다. 구전되던 지식과 정보가 전산화되고 데이터 흐름이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증가했으나, 과거에 비해 거짓 정보가 만들어지고 또 순식간에 퍼지기 쉬워졌다. 이로 인해 온갖 범죄 행위가 가능해졌고, 독서와 사색을 감소시키고 개인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약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통신의 발달에 따른 이점과 사생활의 손실은 반드시 견주어서 평가되어야 한다. 


저자는 문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된 삶의 질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전환의 혜택은 저소득증과 중산증 국가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 우위에 있는 국가 간 협의와 저소득증의 도덕적 해이와 무임승자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제적 우위층과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불평등을 완화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례 없는 강도의 노력이 필요한 인류


저자는 우리가 에너지와 물질의 중심적 역할과 인간 복지의 측면에서 수많은 환경 제약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한, 그리고 이런 불가피한 제약을 장기적인 경제발전과 조화시키기 위해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생각해 내지 않는 한, 앞으로 경제와 환경의 성공적인 전환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생물권을 악화시키고 오염시키는 다른 환경문제에 관한 우려에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들은 기적이 일어나 온실가스 배출이 일시에 중단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무언가 더 개입해서 다른 개입과 균형을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자연계에 대한 개입을 줄이는 

새로운 약속으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Keth 2000, 280).


우리는 단순화하는 맥시멀리스트가 되기보다 복잡하게 만드는 미니멀리스트로서 행동해야 하고, 단호하지만 유연하고, 절충적이지만 분별력이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복잡하게 만드는 미니멀리스트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완벽하다고 알려진 단일 해결책에 의존하지 않고, 다수의 접근방식을 선호하며, 달성 가능한 가장 높은 서비스와 양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투입을 옹호하는 것을 말한다. 단호하지만 유연하고 절충적이지만, 분별력이 있는 태도란, 특정 해결책을 용납하지 않는 선험적, 이데올르기적 순결함은 용납해서는 안 되며, 특정 요소를 범주적으로 배제하지 말아야 하고... 최선을 고려할 때 융통성 없는 주장을 하지 않는 걸 의미한다(Smil 2003, 367).


516쪽으로 구성되어 있어 책이 두껍고, 논문 등 연구 결과를 많이 언급하는 책이다 보니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나, 인류의 미래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저자 또한 이런 접근을 통해 인류가 이루어온 성취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의 도전들까지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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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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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일상을 관통하는 습관


모든 방법론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일상의 의미를 파헤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으로, 일상의 노력을 통해, 우리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의 흔적이 새겨지고, 이는 단단한 기획력의 원천이 되며, 습관의 끊임없는 '진화'만이 기획을 기획답게 만들어준다. 


기획은 일상을 관통하는 습관이므로 기획자의 전유물이 아니며, 일상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이 할 수 있는, 사유의 한 형식으로, '어떻게'라는 '방법'의 차원, '하면'이라는 '실행'의 차원 그리고 '되지'라는 효과의 차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기획 과정은 광범위하며 맥락적이고, 동일성과 차이,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기획은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이다. 저자는 생각이 자유로워지면, 다양한 방법론들을 자유롭게,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며,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별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표현했다. 


언어 능력과 언어표현


남들이 제공한 지식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선 언어 능력이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디자인한 세계 속에 갇히게 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이윤 창출’이라고 손쉽게 답한다. 하지만 기업 Company이 라틴어 ‘com(함께, 공동의)’과 ‘panis(빵)’의 합성어임을 아는 사람은 ‘기업=빵을 함께 키워 나눠먹는 공동체’라는 정의를 얻을 수 있다. P. 127

그리스어로 ‘알레고리’는 ‘다르게 말하다’는 의미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실제 ‘장미 한 송이’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으며, 때론 ‘윙크’로 표현할 수도 있다. 어떤 무언가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 보고, 괜찮은 것들은 별도로 메모해둔다. P. 268


'기획자의 생활습관'의 기록에 관한 내용 중에 저자는 글로 기억하기 어려운 것은 사진으로 찍어두면 좋다고 하면서, '사진을 찍을 때 눈치를 보지 말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재빨리 촬영하지 않으면 종종 제재를 당해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으므로 현장을 재빨리 찍으라는 첨언도 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허락은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이 든다. 


「기획자의 습관」은 어떻게 생각을 하면 좋은지, 떠오른 아이디어는 어떻게 정리하면 좋은지, 인문학이 기획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담겨있어서  크리에이터들을 물론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의 기획방법이 궁금하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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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리더의 습관
고시카와 신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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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성과를 높이는 행동 습관


‘상위 5퍼센트 리더’ 1,841명과 일반 리더 1,715명을 대상으로 대면 및 원격을 통한 인터뷰와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5퍼센트 리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줄 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P. 24


저자가 운영하는 크로스리버는 800개가 넘는 회사, 17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오면서 “이런 사람이 성과를 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인물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를 조사해서 탄생한 것이 전작인 베스트셀러 ≪AI 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사원의 습관≫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온라인 검색해도 없는 것으로 봐서 한국에서는 번역 출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문화가 기업 성공에는 리더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는 현재 13쇄를 찍었다.


#AI分析でわかった トップ5%社員の習慣 - 本要約


크로스리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일어난 변화를 감안해 이번에는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면 나도 크게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상위 5% 리더의 습관에 주목했고, ‘문자, 음성, 이메일, 회의 동영상 데이터 수집, 텍스트 마이닝으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추출, 대면 또는 온라인을 통한 인터뷰, AI 인지 서비스를 통한 감정 분석, 머신 러닝을 통한 행동 패턴과 행동 규칙 추출’을 통해 그동안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성공하는 사람의 행동 습관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


일하는 방식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회사의 성장과 사원의 행복'이며,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리더가 최적의 리더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상위 5%의 리더의 행동 습관을 참조하면, 적어도 실패확률을 낮출 수 있다. 이 책에는 상위 5% 리더의 #나머지95%와결정적차이 #큰성과를내는작은습관 #절대하지않는 것 #행동습관 #대화습관 #관계력 #파급력 이 담겨있으므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와 성과을 위한 행동


상위 5%의 리더는 결과와 성과를 내는 것을 습관화하고 있으므로, 이를 위해 끊임없이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한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라고 의식하지 않으며, 물을 마시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다. 독서량은 1년에 평균 49권으로 일반 리더의 12배나 되었다. p.134~144


회사는 물론 개인도 지속적인 성과와 성장을 하고 싶다면, 리더든 사원이든 책을 읽어야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전술이 있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생각만으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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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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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10권)

평생의 지적 편력을 집대성한 최후의 저작 시리즈


1962년의 《흙 속에 바람 속에》가 이어령 지적 편력의 시작이라면,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끝맺음이다. ‘한국인 이야기’ 집필은 77세 때 시작되었다. 예기치 못한 암 투병 속에서 10년 만인 2020년 시리즈의 첫째 권인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했고, 그 이후로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하며 주변의 걱정과 만류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을 꿋꿋이 이어왔다.


작고 후 시리즈 두 번째 책인 《너 누구니》가 출간되었고, 《너 어떻게 살래》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저자 이어령은 생전에 이 유작 시리즈를 자신의 ‘백조의 곡’으로 정의했다. 울지 않는 백조가 죽을 때 단 한 번 우는 것처럼 혼신을 기울인 최후의 저작 시리즈이며, 자신의 길고 긴 지적 여정을 집대성한 대표작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한국인 이야기’는 시원에서부터 형성되어온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와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연작이기도 하다. 또한 오늘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문화의 시원과 미래를 아울러 조감하며, 동시에 그 정수가 될 생명사상까지 제시하는 회심의 프로젝트다.


너 어떻게 살래


이어령이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에 관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대로 이어가는 책이다. 그는 인생 일장 한 토막 이야기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옛날이야기를 남기려는 마음으로 '한국인 이야기' 꼬부랑 열두 고개를 혼신의 힘으로 엮어 냈다.


서두에 전 국민적 관심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알파고'가 등장한다. 저자는 아이들도 이해해야 한다는, 또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만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치며,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 인터넷 댓글부터 문명론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펼친다. 시대를 넘나들고,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기계와 생명에 대해 폭넓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저자는 독자에게 말을 건네면서 기계와 생명의 본질을 살피고 그 관계의 의미를 톺아본다.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노력한 AI 인문서이지만, 그동안 인공지능에 별다른 관심을 가진 적이 없는 독자라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란 인간(아날로그)과 컴퓨터(디지털)의 접촉면이다. 어려운 이야기할 것 없다. 찻잔이 뜨거워 만질 수 없을 때 손잡이를 달아주면 해결된다. 쥘 수 없는 뜨거운 잔과 나 사이의 경계를 사라지게 하는 손잡이가 바로 인터페이스다.〈인터페이스 고개〉 중에서


빅브라더


AI은 반세기 전인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매카시가 제안한 말이다. 아사비스가 알파고를 낳았다거나, 구글에 양자로 보냈다는 등의 이야기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장치로, 독자의 흥미를 북돋는다. AI가 막 생겨난 상황, 윤리, 구글, 안드로이드, 다른 세상, 바둑, 체스, 코딩 교육, 태극, 보강송, 오리 인형 등에 관한 내용은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내용이다.


구글은 검색엔진,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으로 디지털 제국을 구축 중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운영사 메타도 여기에 합류를 하려고 한다.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는 업데이트를 안내 중이며, 7월 26일 이후에는 업데이트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ATT)에 대항해서 약관 변경을 추진한다지만, 이는 결국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이며, 이용자의 편의는 안중에도 없다.


4차 혁명과 디지로그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어로, 기술용어라기보다는 좀 더 넓은 IT 전반의 문명 현상을 담고 있는 키워드이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트와 아톰, 클릭과 브릭(brick),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 정보 네트워크와 물류 등, IT와 함께 대두된 디지털과 비 디지털의 이항대립체계를 해체하거나 그 경계를 관통하는 통합 개념으로 '디지로그'라는 말을 새롭게 구축했다.


본격적인 디지로그의 시대가 4차혁명시대로, 지금까지는 지난 후에야 '혁명'이라고 붙였으나, 4차혁명은 진행되는 도중에 '혁명'이라고 붙였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숫자를 붙여서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은 단순한 선형논리로,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두고 보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대립하는 두 세계를 균형 있게 조화시켜 통합하는 한국인의 디지로그 파워가 미래를 이끌어갈 날이 우리 눈앞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디지로그


저자는 한국은 산업주의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디지로그 자산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며, 상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세상이 온다고 말하면서, 따듯한 가슴을 가진 한국인이 세상을 앞서간다고 말하면서 이 책의 끝을 맺는다. 디지로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디지로그'를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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