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남주의 상황은 누구라도 까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유명한 모델이라 바쁜 일정에 겨우 긴 휴가를 몇 년만에 내고 자고 있는데 누나가 조카를 데리고 막무가내 찾아와 미리 얘기했었다며 조카를 2주간 봐줘야 한다며 맡기고 자신은 결혼기념일 여행을 가버리는데 누구라도 짜증날만한 상황이었어요.
조카를 이뻐하는것과는 별개로 미혼인 남자가 어린 여자 아이를 2주간 돌보는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더구나 본인도 겨우 낸 휴가라 쉬고 싶었을테니까요.
물론 누나에게도 부부간의 심각한 상황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동생에 대한 배려도 없고 본인 생각만 하는것 같아 별로였어요.
남주의 누나는 첫인상도 별로였는데 딸에게 삼촌이 하는 일을 너무 쉽게 말한 것, 부부간의 불화를 잘 극복한 이후에도 딸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고 미안한 마음도 없이 동생에게 맡기는 것이 상당히 불편했어요. 본인도 일과 육아를 같이 하는 것이 힘들어 남편과 불화를 겪게 되었으면서 결혼에 관심도 없는 동생이 쉬는 날 찾아와서는 당연히 봐줘야 한다는 듯이 행동하는데 뻔뻔해 보였어요.
여주의 첫인상도 별로였어요. 여주는 남주의 누나와 친분이 있었고 엄마 대신 삼촌이 조카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올 것을 알고 있었는데 조카의 인사를 어린이집 규정대로 받지 않는다고 남주에게 딱딱하게 대해는데 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이집 규정이라도 부모가 아닌 삼촌이 당분간 같이 오는 상황이면 좀 유연하게 대처해도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봤지만 여주의 어린이집처럼 그렇게 강압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인사를 시키지는 않아서 여주가 남주와 인사 문제로 티격태격 하는 장면이 반복되자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이런 일이 있어서 몰랐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겠지만요.
남주는 초반에는 조카를 갑자기 돌보게 된 상황에 까칠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카의 그림을 보고 누나의 부부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아는 세심함, 자기 사람에게는 다정하고 배려있는 모습이 매력 있었어요.
여주는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지만 생각이 깊은것 같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전애인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하거나 남주의 조카에게 말을 듣고 남주가 하는 일을 가볍게 말하는 부분은 아쉬웠어요.
남주 누나 가족의 문제, 여주 개인의 상처에 대한 것은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가정,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공감하며 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남주와 여주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빠져드는 과정이 세심하게 표현되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