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0일.


독서일기 #7


어제는 아이가 새벽 1시를 넘어서 잠이 들었다. 다시말하자면 오늘 새벽에 잠이 든 것이다.

33개월 아이의 체력은 얼마나 좋은것인지 그 싱싱하고 파릇함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거기에 비해 며칠 냉장고에 처박혀 축 늘어진 상추같은 체력의 부모는 치약의 마지막 끝을 쥐어짜내는 심정으로 온 힘을 다해 하루하루를 방어할 뿐이다. 그 덕분에 요즘 독서일기가 뜸했다. 책을 읽고 있었지만 진도가 더디고 내용 정리가 버거웠기 때문. 그렇지만  그동안 그럭저럭  두 권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짤막하게나마 기록해두려고 한다. 


읽은 책은 강방천 저자의 < 관점>과 오건영 저자의 <부의 시나리오>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길 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마켓에 입문할 당시 작년 11월 중순쯤으로 기억한다. 한참 강세장이 이어질 적이었는데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신의 가호 덕분에  작은 수익을 얻으며 짜릿함을 맛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행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연초 1월 말일부터 시작된 조정 기간에 내 계좌는 연일 파란색 신호등으로 바뀌고 지금도 그다지 행복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조정국면에 들어선 장에서 투자에 관한 기술적인 측면을 설명하는 책보다도 ' 다른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떤 기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강하게 들었다.  마이너스를 참지 못하고 많은 손실에도 손절치는 사람, 이런 계좌는 보고 싶지 않다면서 아이에 보지 않는 사람, 이럴 때가 기회라며 적극 매수하는 사람 등등 무수한 소문은 듣고 있었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얼마만큼에 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었는데 그럴 때 강방천 저자의 <관점>을 만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이 문구  


 내가 이 책에서 얘기하는 관점이란 비법이 아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주식투자에 비법을 알려주겠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주식투자는 정답을 맞추는 자연과학이 아니다. 좀 더 멋진 답을 찾아가는 사회과학이다.p7



'좀 더 멋진 답을 찾아가는 사회과학'이라는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고로 이 책은 좀 더 멋진 기업 (투자)을 찾기 위해 자기만의 '시각(관점)'을 찾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총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보자면 첫 장은 신안군 암태도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나 어떻게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두 번째 장에서는 마켓에 입문하고 겪게 되는 부조리한 현상에 대해 어떤 시각을 만들고 투자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투자 방법에 관해 어떤 프리미엄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강방천 저자만의 관점에 관한 이야기까지 어느 한 부분만 뚝 떼어내 설명하긴 아까울 만큼 참 좋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0.39% 떨어진 3,231.80 , 코스닥 지수는 0.14% 떨어진 1,048.32 이며 내 계좌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7%를 향해 파란불로 질주하는 중이다. 투자를 하면서 어떻게 매일 수익을 낼 수 있을까를 알면서도 이렇게 하락이 거듭되는 날이면 편치않은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책의 한구절을 떠올린다.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좀 더 예측 가능하고 좀 더 중요한 게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좋은 기업을 찾는 투자자로서, 좋은 기업을 찾는 일에 매진한다. 그러면 복잡한 일이 단순해진다.p157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다면 하락장이 오든 폭락장이 오든 걱정하지 말고 더욱 더 좋은 기업을 찾아 매진하라.'는 이 말을 책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알았을까. 뿐 아니라 산업을 이해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책을 읽는 동안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얼마 전 유튜브 채널 '삼프로 티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사의 채용공고 광고를 들은 일이 있었다. 강방천 회장이 직접 모집 공고를 내는 광고였는데 주요 내용은 학벌이나 경력 보다는 끼와 재능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 였고 그 광고를 듣는 순간 이분은 '언행일치'가 되시는 분이구나 싶은 생각에 존경심이 샘솟았다. 책 말미에 보면 끼와 재능이 넘치는 분들이 많은데 많은 기업에서 학력이나 경력을 위주로 채용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자신은 끼와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던 말을 직접 실천으로 옮기셨기 때문이다. 이런 분의 책이라면 좋지 않을까. 함께 투자 원칙을 만들고 가치를 찾아 생각하는 일들이. 




두 번째로 오건영 저자의 <부의 시나리오>를 읽게 된 동기는 '테이퍼링' 때문이었다. 마켓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긴축'이나 '테이퍼링'에 대한 감이 전혀 오지 않았고 그래서 책을 찾아 읽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증으로 찾아 읽게 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좋았다. 너무 쉽고 재미가 있으면서 적절한 그림과 요점 정리까지 살뜰하게 챙겨주는 오건영 저자의 센스와 입담과 재치와 책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방식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고로 이 책을 읽고 연준의 방향 그리고 세계 경제가 겪게 될 혹은 반응하게 될 먼 그림까지 그려볼 수 있었으며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는 문장.


Buy the dip (밀리면 사라)




말하는 스타일은 다르나 어쨌거나 비슷한 주제의 두 권의 책이 하나로 일관되게 주장하는 이야기 '좋은 기업이 싼 값이 되거든 (밀리면) 사라' 는 말은 한편으로 '기회'같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조정국면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 또 자산을 다시 한번 구성해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건영 저자의 책은 전반적으로 너무 좋지만 특히 후반에 수록된 '부록'을 읽지 않는다면 계란의 노른자만 빼놓고 먹는 꼴이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록에는 알짜베기 이야기가 있으니 꼭 끝까지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는 이런 사람에게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하나는 마켓에 입문해서 수익과 손실을 경험해본 초보자에게 그리고 두 번째로 마켓을 경험하고 나서 어떤 의문이나 궁금증으로 책이 필요하다 느껴지는 분들 중에서 기업의 가치나 산업과 투자의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강방천 저자의 <관점>을, 불안한 시국 불안정한 마켓으로 경제적인 흐름을 이해하며 투자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다면 오건영 저자의 <부의 시나리오>를. 물론 이 두 권을 동시에 읽어도 되지만 굳이 추천한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오건영 저자가 마켓을 공부하는 방법, 특히 책으로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라 기록해둔다. 내가 가장 하지 못하는 방법이라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책을 수차례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경제 관련 도서는 읽더라도 휘발성이 매우매우 강합니다. 그렇기에 한 번 읽고 다음 번에 다시 읽을 때 정말 새롭다는 느낌도 종종 받곤 하죠. 그리고 일회독을 할 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저자의 메시지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제라는 익숙하지 않은 영역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접하는 것이 중요하죠. 하나의 책을 수차례 읽으면서 경제 관련 도서를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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