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차이를 만드는 금고엄마의 돈 공부
심명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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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경제 신문에 달러 ETF 고공 행진 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한국경제신문 4월 19일자 >



기사 내용을 축약해보면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가 힘들 수 있다는 매파적 입장을 발표했다는데요



그로 인해서 고환율 시대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투자 상품이 인기 있다고 합니다.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외화 통장을

개설해 달러를 매수해 차익을 볼 수 있고 , 달러 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상품들을 구입해서 수익을 볼 수 있는데요 '달러 레버리지 ETF' 같은 상품에 투자하면

지수 상승과 환율 상승을 같이 노릴 수 있어

각광 받고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 환차익과 비과세도 노려볼 수 있는 '

달러 RP' 라는 상품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RP란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금리를 더해 다시

사주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하루 이상만

예치해도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환차익이

비과세라는 장점이 있다 라는 기사 내용이

호기심을 당깁니다. 뭐 이런 좋은 상품이 있냐면서요.

당연히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싶어지겠죠?

그런데 우연일까요? 제가 읽고 있던 책에

'달러 RP'에 대한 명쾌한 정리가 나왔습니다.

RP(Repurchase Agreement)란 '환매조건부채권'으로

쉽게 말해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확정금리를 보태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하며, 증권사가 일정 기간 후 재매수하는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채권을 매도하고 만기 또는 중도환매시 외화로 약정이율을 지급하는 외화 표시 단기 금융상품이라 설명합니다. 그래서 은행에 달러 예금을 맡겨두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요.(P206)


그러면서 RP는 국공채, 지방채, 통안채 및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삼아 안정적 이자 수입을 추구하는 구조라고 합니다. 와~ 정말 좋은 상품 아닌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항이 덧붙여집니다.

바로 '환차손'


환차손이란 환전할 때 발생되는 손실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1천 원 하던 새우깡이 900원으로 떨어져 900원에 구입했는데 다시 보니까 천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100원 이익이 났겠죠. 이건 환차익 이라고 말하고 반대로 천 원 하던 새우깡을 1100원에 사왔는데 다시 보니 천 원에 판매하네요 그럼 100원이 손해가 났겠죠? 이걸 환차손이라고 말합니다.

환율은 매일 변동되기 때문에 내가 매입했던 시점에 따라서 환차익(이익)이 생길 수 있고 환차손(손해)이 날 수 있다는 건데요 10년간 평균 환율을 계산해보면 2012년~ 2022년 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 값은 1,150원 대라 합니다(p205) 그러면 현재 환율 값은 얼마일까요?

토스뱅크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환율값은 1,377원입니다.

만약 지금 달러를 구입한다면 평균보다 227원 높게 구입하는 셈입니다. 만약 이보다 상승한다면 수익을 볼 수 있고 하락한다면 하락만큼 손실(환차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 납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장기간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예정이기

때문에 달러 상승에 더 무게를 두는 입장이긴 합니다. 그렇더라도 RP는 채권이기 때문에 만기 시까지 해지하기 어렵고 중도환매 시 만기 때보다 적은 이율이 적용되고 환차손이 있다면 원금 손실에 우려도 있고요. 만약 현재 환율이 평균 환율과 근접해 있다면 노려볼 만한 상품인거 같습니다만 현재 환율로 볼때는 걱정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이네요 그래서 책을 읽고 마음을 잠시 접었습니다. 다만 이런 상품도 있구나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책 <부의 차이를 만드는 금고 엄마의 돈공부> 는 16년 새마을 금고에서 근무 하셨던 심명희님이 쓰셨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은 포스트잇 사용을 했어요.

경력이 바탕이 된 책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을 듬뿍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단리 이자'를 '복리 이자'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24페이지에 실렸는데요

수익률 1% 복리일 때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은 72년 이라고 합니다. 이걸 '72의 법칙'이라고 한다는데요

2%일 때는 36년, 3%일 때는 24년, 4% 일때는 18년

5%일 때 14.4년이 된다고 하네요 이걸 '복리의 마법'

이라고 한다네요. 보통 예적금에 받는 이자는 '복리'가 아닌

'단리'이자 입니다.

단리 이자는 만기일에 원금에 이율만 계산되는 방식이고

복리는 월 원금에 이자가 붙어서 만기시까지 이자가 불어나는 방식을 말합니다. (p22) 누구나 이자가 계속 불어나는 복리 이자를 선호할텐데 아쉽게도 그런 상품을 찾기는 힘들죠. 그런데 단리 이자를 복리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단리 이자를 월지급식으로 받아서 다시 정기 적금을 든다면 이자에 이자가 생기는 셈이라는 설명이었죠.

여기에 바로 제가 실행할 수 있는 지점이 있더군요. 저는 카카오뱅크 춘식이 한달적금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매달 3만 원씩 적금을 넣으면 8%의 이율을 받을 수 있는데요

2,271원이라는 소액이지만 통장 3개를 만들어 굴리니


한 달 6,813원이라는 금액이 생깁니다. 여기뿐 아니라

한달적금에 넣을 돈은 '세이프 박스'에 집어 넣어 연 이율 2%도 가져와야죠.



현재 1,571원 이자가 쌓였네요. 현재까지 쌓인 금액만 계산하면 6,813+ 1,517 = 8,330원 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신문 기사가 하나 눈에 띄었죠. 채권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4월 20일자 한국경제신문



예전에 채권은 3개월이나 6개월 마다 혹은 만기시 채권 이자를 지급했는데 요즘은 월배당식으로 나온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저에게 알맞은 상품이 있을까 했죠. (때는 4월 8일 이었고요 위 기사는 그 이후 나온 기사를 발췌해놨습니다.)



그렇게 채권을 구입했고 매달 4,898원 지급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아까 8,330원 + 4,898원 =13,228원이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금액을 저는 펀드에 집어 넣으려고 합니다. 매달 이자가 생길때마다 집어넣고 있는 펀드인데 원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운용할 수 있고 또 노후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소액으로 꾸준히 불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금고 엄마의 돈 공부>라는 책에는 이렇게 실생활에 밀착된 금융 정보가 넘쳐나는데요 특히 수익도 중요하지만 절세해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후 활용에 사용할 IRP 계좌나 연금 계좌를 똑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 혹은 중개형 ISA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저는 이 책을 통해 명쾌하게 정리하게 되었어요.

더욱이 1금융권과 2금융권에 경계를 잘 몰랐는데 특히 농협이 저는 1금융권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2금융권이더군요. 2금융권은 3천만 원까지 비과세율이

적용되는데 이때는 이율에 농어촌 특별세율인 1.4%만 적용되고 5천만 원까지 원금 보장도 된다는 정보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2금융권은 원금 보장이 안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5천 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되어도 실제 문제가 발생되면 5천만 원을 받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럴 때는 긴급자금으로 2천만 원을 신청하면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팁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도 주식처럼 기업의 경영 공시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특히 2금융권이라든지 채권을 매입할 때 기업의 경영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럴 때 확인할 수 있는 '금융 통계 정보 시스템'에 접속해서 확인해야 할 지표들을 책에 꼼꼼하게 정리해 놨습니다. 이 책은 정말 공부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책이 특히 좋았던 점은 좋은 장점만을 부각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단점,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나 손실에 대한 내용도 빠짐없이 설명하고 있어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 있게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실 때는 꼭 신문을 활용해보세요



잘 들어오지 않은 상품에 대한 설명을 책에서 찾아보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뿐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금융지식이기 때문에 신문과 연계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투자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재테크 관련 도서 작가님 중에 <엄마의 돈공부>라는 책을 쓰신 이지영 작가님이나 <아들 셋 엄마의 돈되는 독서>를 쓰신 김유라 작가님의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은행에 갈 때는 단정하게 차려입고 가서 은행 직원분과 안면을 트고 친하게 지내라고요. 그러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요. 그런데 요게 성격상 저는 잘 안되었어요. 은행에 갈 일도 없기도 하고 더욱이 요즘에는 지점수가 줄어드는 추세라 이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요 <부의 차이를 만드는 금고엄마의 돈공부>라는 책을 끼고 있으면 그런 아쉬운 마음이 싹 사그라집니다. 이 책 한권이면 '생활 밀착형 금융 레슨'을 받은 기분이라 곁에 끼고 두고두고 읽어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읽고 싶어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했었는데

정말 운좋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현재 책이 두 권인데 분명한건 희망도서로 책을 받아 읽었다면 분명 이 책을 구입했을겁니다. 그리고 곁에 끼고서 헷갈리고 아리송한 기사의 정보를 찾아 책을 펼쳐들었을 겁니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 중장년층의 금융문맹 뿐 아니라

금융 정보에 취약계층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는걸 강력 추천드립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받아서 정말 열심히 읽고

기록한 리뷰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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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 개정증보판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2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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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점을 유유히 떠돌다 우연처럼 발견하게 된 황윤 저자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답사기 하면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대명사처럼 알고 지냈는데 이런 책이 있었나 반가운 마음에 '제주 편'과 '경주 편' 두 권을 냉큼 구입했다.





»»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경주와 제주 모두 문고본 형태로 작다. 크로스로 매고 다니는 가방에 쏙 들어가 들고 다니기도 좋았다. 경주 편 보다 제주 편이 두툼하다. 둘 다 컬러 사진이 실렸다.










■ 경주 박물관의 추억



'슈퍼 초초초 울트라급' 아니다. 요걸로는 부족하다. 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을 합쳐놓은 체력(상상도 안되지?)과 움직임과 목소리로 무장한 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들어간다? 이거 말도 안 되는 소린 줄은 안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 어떻게 안 들어 가 볼 수 있단 말인지?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립 박물관으로 신라 유물을 중심으로 하는 상설 전시 수준이 뛰어나며, 가끔씩 기획전으로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역사 전시를 종종 선보이곤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역사와 동시대 세계 역사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신라가 동시대 문화의 어디쯤에 위치했는지를 알게 해준다. 비행기를 타고 타국까지 가야 볼 수 있는 유물 전시를 경주에서 한다면야 버스 타고 3시간 30분 정도는 가뿐하지.

p30

그래서 온 힘을 끌어모아 아이를 제압(?) 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방문한 날은 불상 전시가 한창이었다.




[나 혼자 경주 여행]의 황윤 저자는 경주 박물관에 오기 전 봉황대에 들렀다.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다는 봉황대에서 고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 '서봉총'이 인상적이다. 1926년 일제 강점기 시절 발굴되었다는 서봉총. 마침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던 스웨덴 황태자가 일본에 있었는데 환심을 사기 위해 고분 발굴 작업에 참여를 권했다고. 그리고 고분 이름 중 앞 글자를 스웨덴 한자를 써서 '서봉총'으로 지었다나. 나라를 잃으면 이름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어쨌거나 봉황대에서 경주 박물관으로 가야 한다던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경주와의 만남을 고분으로 시작했으니 다음 코스는? 신라에 고분이 있다면 그 고분 안에는 황금 유물이 있지. 그 황금 유물까지 확인해야 고분의 안과 밖을 모두 봤다고 할 수 있겠다."p29

경주에 오면 꼭 경주 박물관을 들른다는 저자는 박물관의 특별 전시일에 맞춰 1년에 3~4번은 방문한다고.

그런데 여기까지 읽다가 문득 이분은 보통 분이 아니시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뭔가 고고학자의 면모가 남다르다는 느낌이랄까? 검색해 보니 이미 다수의 책을 쓰신 저자의 책 중에 유유 출판사에서 출간된 [박물관 보는 법]이 눈에 띈다. 아 이 책을 쓰신 분이었구나.


그래서 유물을 감상하는 순서를 제대로 알려주시는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조만간 이 책도...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봉황대로 가진 못했다. 바로 박물관으로 와서 아쉬웠고 또 아이랑 있다 보니 꼼꼼하게 살펴볼 순 없었지만 인상적인 것과 그리고 궁금했던 것들을 풀 수 있던 시간이었다.

● 인상적이던 두 가지 기억.

하나. 어떤 불상의 발.


전시된 불상들은 대부분 많이 깎이고 세월의 흔적을 입고 있었다. 어떤 불상은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 불상 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여느 불상과는 다른 발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전시된 불상들은 대부분 얼굴이나 몸 쪽에 세월의 흔적이 많았고 대부분 발은 깨끗한 편이다. 그런데 유독 이 불상은 마치 어딘가 다녀온 것처럼 오른쪽 발이 새까맣다. 마치 아이가 웅덩이에서 실컷 뛰어놀다 온 발인 것 같다. 혹시? 하는 엉뚱한 상상을 남겼던 기억.

또 하나는 천마총 금관.





책에는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주말을 피해 평일에 오면 좋다고 쓰였다. 나는 마침 평일에 방문했고 앞에 한 가족만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어서 바깥에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들어섰다. 그런데 신랑이 자꾸 출입구에서 앞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나는 책에 씐 것처럼 앞쪽에서 각도를 맞추면 마치 금관을 쓰고 있는 것처럼 찍힌다고 옥신각신(1분도 안된다) 하는 중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불쑥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이 전시품은 순서와 상관없이 봐도 되는 것 마냥 시야를 가리고 이야기를 하는데 보건데 대학원생과 교수 같은 느낌이 풍겼다. 여자 학생으로 보이는 분이 연신 웃으며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는데 참 불쾌했다. 코로나 시국에 거리 두기도 지켜주지 않고 멋대로 행동하는 지성파 무리가 얄밉기도 했다.

어쨌거나 우리는 다음 전시실로 이동했는데 이곳에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풀 수 있었다.

거리마다 깔린 이 블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경주의 황리단길이나 경주 동궁원이나 경주 거리 길거리에도 자주 볼 수 있는 블록의 꽃은 어떤 꽃이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참 궁금했다.

그런데 전시실에서 이 꽃은 '연꽃'임을 알았다. 신라 시대에 불교가 꽃 피던 시절이었으니 불교의 상징 '연꽃'의 무늬가 많았던 것은 당연한 사실로 느껴진다. 그래서 경주 길거리 도보 블록엔 이 무늬가 많고 장식품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은 경주로 들어오는 길목에 얼굴 무늬의 어떤 조각이 참 궁금했는데 이름은 '얼굴 무늬 수막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주로 지붕과 같은 곳에 사용되었던 무늬였는가 보다. 어떤 경로로 사용되었는지 까지는 알지 못했는데 찾아보고 싶다.



아이랑 정신없이 다녀서 어느 전시관에서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들고 온 팸플릿에서 '국은 기념실'인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국은 기념실'에는 유물보다 더 아름다운 여성분이 계신다. 아이가 마스크를 자꾸 벗어서 주의를 주셨는데 잠깐 관람하는 사이 내 등 뒤에서 기다려주셨다가 유모차는 엘리베이터로 2층에 올라가면 되며 저쪽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아이가 너무 보채고 마스크도 내려서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2층까지 못 가는 것을 아쉬워해주셨다. 정말 감사했고 내 눈에는 그분이 보물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경주 박물관에 간다면 황윤 저자는 박물관 뒤편에 있어서 사람들 발길이 잘 닳지 않는 곳에 있는 '고선사 터 삼층석탑'을 봐야 한다고 했는데 아쉽지만 거기까지 가보지 못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과 그것보다 더 뜨겁게 한계점에 도달한 아이의 인내심에 서둘러 박물관에서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 달이 비치는 연못을 구경하고...

건물이 무너져내리고 연못만이 남아 기러기와 오리만 노닌다 하여 조선시대부터 '안압지'로 불렸다던 이곳. 그러나 1975년 발굴 과정에서 '월지'라는 파편이 발견되어 연못 이름을 월지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현재는 '동궁과 월지'로 불리는데 '동궁'이라는 사연은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과 연관되었다고. 당나라 외교관으로 있던 김인문이 당에게 임해군공의 작위를 받고 '임해전'이란 건물을 지었는데 당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신라로 돌아오지 못하고 김인문이 당에 남게 되었다고. 이에 문무왕은 임해전을 왕실 정원으로 만들어 버리고 이후 당을 이기고 삼한일통을 이루면서 훗날 이 자리에 동궁을 옮겨왔다고 한다.

"한편 당을 최종적으로 물리친 직후인 679년, 문무왕은 동궁을 이곳에 만듦으로써 그 뒤로 신라 태자가 지내는 곳이 된다. 큰 전쟁이 사라진 신라에서는 동궁을 더 크게 만들면서 월성과 연결되는 왕실 울타리로 발전시킨 듯하다. 평소에는 태자가 지내면서 나라의 큰 행사도 치르는 장소가 된 것이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에 이곳의 이름을 현재 경주시에서는 '동궁과 월지'로 부르고 있다.'p141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답게 해지면서 더 운치 있는 건물이 되었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건물을 살펴보던 신랑은 볼 게 뭐가 있냐고 툴툴대다가 어두워지자 멋지다는 말을 연발하기도 했다. 워낙 많은 인파가 붐벼 명당자리를 얻지 못했지만 찍어놓고 보니 어느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어도 멋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동궁과 월지'를 구경하고 서둘러 첨성대까지 걸어가 봤다. 황윤 저자에 의하면 처음 전시물에 야경을 설치한 것이 경주에서 시작돼 각 지로 옮겨간 것이라고. 마침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동궁과 월지' 입구에서 LED 풍선을 팔기에 하나 샀는데 가격이 입장료 보다 훨씬 비쌌다. 겨우 천 원을 낮추고 샀지만 아이가 좋아하니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led 풍선을 들고 안으로 관람은 불가능하다. 한낮 대릉원에 갔다가 풍선은 입구 쪽에서 압수(?) 당했기 때문에.) 첨성대는 관리하는 곳이 없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led 풍선과 함께 멋스러운 건축물이 되었다.



그런데 '동궁과 월지'에서 맞은편 첨성대까지 걸어가는 길이 만만찮다. 첨성대로 들어가는 길로 가까워지는 길목에 불빛이 거의 없다. 아마도 첨성대를 더 돋보이게 하려고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나같이 길눈이 어두운 야맹증이 심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발밑이 안 보여서 걷기가 불편했기 때문에 휴대폰 불빛으로 발밑을 비춰 걸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황리단 길을 지나 대릉원에 다녀왔는데 워낙 많은 인파에 제대로 구경 해보진 못했다. 저자는 '~리 단결의 수명을 5년'이라고 했다. 유명해지면 임대료가 높아지고, 임대료가 높아지면 가게를 유지하지 못하고 빠져나가면서 거리의 활력이 떨어져 그렇다고. 대표적인 예가 서울의 '경리단길'이란다.



 현재 황리단 길은 사람과 차들이 엉켜 길이 복잡하다. 그냥 걸어 다니기에도 사람 인파로 몸살인데 차가 들어와 옴짝 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번잡하다. 거기에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멈춰 선 인파와 (나 포함) 함께 그야말로 '위드 코로나'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었다.




황윤 저자는 주변에 관광지를 끼고 있는 황리단길이 좀 더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더욱이 더 발전시켜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길 바라는 기대심이 느껴졌는데 직접 황리단길을 걸어보니 저자의 바램이 공감 되었다.

한참 여러 가지 행사 준비로 분주한 도시 경주. 밤에 더 빛나는 도시 경주. 많은 유적과 유물을 품고서 그만큼의 인파로 넘쳐나는 도시 경주. 내가 다녀와 본 경주는 그런 곳이었다.

경주를 다녀왔더니 경주가 더 알고 싶어서 경주와 관련된 책을 몇 권 더 구입했다. 황윤 저자 같은 고고한 지식은 없으니 갈 때마다 길동무 삼아 책을 가방에 넣고 성장한 아이의 손을 잡고 마실 가듯이 천천히 책의 순서처럼 다니고 싶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권에 경주에 관련된 이야기가 조금 나온다. 그런데 그 부분이 좀 작아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찾아보니 '답사회'에서 출간된 책이 있어 구입했다.



[나 혼자 경주 여행]의 커다란 장점은 어느 여행서적처럼 빡빡한 일정이나 시간에 쫓기는 초조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멀리 있는 친구를 만나는 심정으로 여유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어떤 압박처럼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 헤매야 하는 부담감도 없이 도보와 버스 그리고 택시로 이동하는 점이 좋았다. 마치 호화롭지 않으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분이었달까. 이번 경주 여행은 황윤 저자의 책 덕분에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다. 대부분 어디에 가고 무얼 봤는지 기억하지 못했던 여행과 달랐다는 점에서 추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 감사하다.





*별점이 4개인 이유.


책을 살펴보니 경주 책은 계속해서 개정판이 나오는 모양인데 개정판 (21년 5월 19일)을 구입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답사기 형식의 책은 정보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경 써서 골랐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이게 개정판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부분을 '개정, 증보' 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이 처음 출간된 일자가 2020년 10월인 것에 비해 담고 있는 이야기는 훨씬 오래전 이야기로 읽힌다. 예를 들어 찜질방에서 하루 잠을 잤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2020년이라면 이미 코로나 한복판에 있었을 텐데?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책을 다 읽어보니 오래전부터 당일치기나 1박 정도의 여행길을 자주 다녔던 저자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묶어서 출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시점이 아닌 게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책에 있는 사진이 저자가 직접 찍은 것이 아닌것도 조금 아쉽고 사진에 하얀 글자가 잘 안보여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오늘 따라 유난히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호계 시외버스터미널로 가 익숙한 듯 오전 7시 50분 발 시외버스 티켓을 끊는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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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비움 J 핑크 - 그림책 매거진 라키비움 J
전은주 외 지음 / 제이포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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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모에‘라는 전문 그림책 잡지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라키비움J‘가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서 읽으며 너무나 기뻤던. 여름이란 주제로 엮어낸 이야기에 여름이 즐거웠고 소개한 책들 때문에 지출이 늘어났지만 한 권씩 서재에 꼽아두며 즐거웠던. 다음 시리즈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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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 개정증보판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2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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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답사기를 발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읽은 책. 경주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 예를 들어 서봉총의 유례 같은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맛집이나 호화로움(?)이 없는 진솔한 답사기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으나 책 속 사진이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아쉽고 사진에 적힌 햐얀 글자가 잘 안보여 아쉽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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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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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한참 되었지만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이 기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서 외쳐야 했던 그이의 마음 같은 기분. 재치있는 대사와 뛰어난 묘사력과 속도감 어느 하나 나무랄것 없었던 이야기의 마지막에 삶은 고구마를 잘못 삼켜 목이 콱 막히는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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