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 4
2021년 6월 3일 목요일.
빗방울이 보일러 연통을 퉁퉁퉁 울리는 날에....
삼프로 tv를 청취하다 보면 오프닝에 봄학기 강좌를 알리는 이진우님의 광고 멘트가 흘러나온다.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 '기초' 강좌를 준비했는데 여기서 '기초'는 쉽다는 기초가 아니라 '기반을 다지는 기초'라던 말. 이효석 저자의 책 <나는 당신이 주식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는 딱 그말과 일치하는 것같다.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지만 '쉽다'는 의미가 아니라 투자의 기반을 다지는 일.
읽은 페이지는 p93~ p113 까지.
계속해서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 채권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우선 채권이란 A가 B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은 종이쪽지(차용증)를 말한다. 채권의 이자를 금융권에서는 쿠폰Coupon이라고 말하고 은행권 예금 금리를 기준으로는 만기 수익률YTM Yield to Maturity이라고 말한다.
채권 이자는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사이에서 합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책에서 처럼 100만원을 빌려주고 5%를 받기로 하면 그렇게 합의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차용증을 다른 사람에게도 되팔수 있다는 점. 예를 들어 A에게 받은 차용증을 C라는 사람에게 되팔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한번 차용증을 받으면 돈을 받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양도(?)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차피 돈을 빌린 사람은 차용증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정해진 금액만 갚으면 되니까. 그런데 이때 c라는 사람이 b에게 차용증을 살 때 만기 수익률이 예금금리보다 낮으면 가격을 더 낮게 불러서 구입할 수 있다. 채권의 가격은 예금금리가 낮아질수록 비싸지고 예금금리가 높아질수록 싸진다.(p103) 책에 나온 예시를 토대로 100만원에 5% 이자를 받기로 했는데 예금금리가 10%라고 한다면 5% 손해를 본만큼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채권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건'같은 느낌이 든다. 상대방의 손해나 이득에 따라서 거래되는 행위가 마치 물건값을 두고 흥정하는 재래시장의 풍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술 더 떠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란 것도 있다고 한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란 쉽게 말해서 차용증에 적힌 금액보다 돈을 더 주고 사오는 일인데 만약 100만원에 5% 이자를 2년동안 지불하기로한 110만원짜리 차용증이 있는데 돈을 더 주고(115만원) 사오는 일이라고 한다.
'이처럼 종이쪽지(채권)를 가지고 있을 때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값보다 더 큰 금액으로 거래되는 채권을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이라고 합니다.'p103
'투자는 '돈이라는 물건을 주식/채권/부동산과 같은 상품에 저장하는 것'이라고요. 좋은 공간에 저장해두면 돈이라는 물건의 가치가 더 커지고, 안 좋은 공간에 저장해두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장 공간' 개념을 대입해서 D의 입장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D는 돈을 저장할 공간을 찾기 위해 다양한 곳(주식, 채권, 부동산등)을 검토해봤을 겁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곳에 돈을 저장했겠죠. 그런데 좋은 저장 공간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도 돈이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D는 돈을 저장할 곳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P105
그러니까 이말인즉은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채권 투자로 몰리는데 채권이 부족하니까 웃돈을 주고라도 사온다는 말인가. 여기서 궁금한점. 채권의 이율은 변동 이율이 아니고 고정 이율로만 존재하나? 변동 이율도 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단순히 돈을 저장(?)한다는 목적으로만 채권을 구입한다는 말인가? 하. 이해가 잘 안되는 지점이다. 왜냐면 투자는 이익을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왜 굳이?? 라고 궁금해 할것 같았는지 다음 문단에 이런 글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국제금융협의회IIF 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의 총부채는 281조 달러이며 2019년에만 24조 달러가 증가 했다고 합니다. 정부의 부채가 12조 달러 증가했고, 기업과 은행, 가계도 5조 4000억 달러, 3조 8000억 달러, 2조 6000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부채가 증가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저장해둬야 하는 돈이 생겼다는 의미지요. 이제서야 왜 저장 공간이 부족해졌는지 이해가 되네요,P107"
노노노!! 저는 이해가 안되는데요? 그래도 그렇지라는 이 어쩔수 없는 본성.
생각해보니 나는 단 한번도 큰 돈을 만져본(?) 경험이 없다. 집을 계약할때도 계좌이체로 거래를 했으니 직접 돈을 찾아본 단위가 2~3백 정도일뿐. 그래서인지 돈에 감각이 없어서 그럴까 얼마나 들고 있어야 마이너스에 투자를 한다는 것인지.. 그렇지만 내 본성은 안다 내가 얼마를 더 받아야 이익이 되는지. 단돈 1만원이라도 단돈 몇 천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손품을 팔고 머리를 굴리며 이리저리 계산하며 사는 내 세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저곳, 저들이 사는 세상.
어쨌거나 이렇게 시중에는 돈이 넘쳐나 다소 안전한 곳을 찾던 투자자들의 선택이 '마이너스 금리 채권'으로 옮겨갔다고. 현재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금액은 2019년 보다 증가한 18조 달러인데 채권의 원금 비중은 2019년 30%에서 27%로 감소 했다는 이야기.P107 를 읽다가 문득 숙향님의 책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 일기>이 떠올라 내가 기억하고 있던 내용을 찾아봤다.
"근무하던 회사와 같은 건물에 거래하던 대신 증권 지점이 있었는데, 이 증권사에서 국공채를 원하는 금액만큼 잘게 나누어 팔거나 살 수 있었습니다. 만기 5년짜리 지방채(서울지하철공채, 경기방채 등)의 경우 17% 정도의 수익률이었는데, 발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방채를 매수해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리금으로 대략 2배를 상환받을 수 있었습니다."P53
이때가 1997년 IMF 외환 위기 시절의 이야기인데 이때 IMF의 강요로 금리를 올려서 회사채 금리가 무려 연 30%를 초과할 정도였다고..(그래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인가보다) 시대적인 상황이 달라 적용하긴 뭐하지만 나는 숙향님의 책을 읽으며 채권에 호기심을 느끼던 참이었다. 숙향님도 책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50:50으로 구성하라는 이야기에 처음에 코웃음을 쳤다가 뒤늦게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셨다고 회고하신 부분이 떠오른다. 나 역시 몇 달 접해보지 못한 투자의 세계이지만 운좋게 상승장과 하락장 조정장 박스권등을 경험하면서 헤지의 기능으로 채권투자도 슬슬 생각해보던 참이었는데..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라.. 없는 돈을 잘게 쪼개고 나눠서 투자하는 나로썬 그저 입맛만 다실뿐이다. 하. 투자의 세계는 어렵고 내 마음대로 굴릴수 있는건 좁쌀만큼도 안되는구나!
*덧 .
어제 저녁까지 쓰다가 꾸벅꾸벅 졸아서 4일 아침 연결해서 작성했다. 내 체력조차 내마음대로 안되는... 휴...오늘아침은 왜 이렇게 슬픈건지..므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