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윤성희 외 지음, 강미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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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다시 시작해보자..

최근..
'앤솔러지'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친애하는 조영주 작가님의
책 선물 덕분에 '앤솔러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지요.

앤솔러지란 '작품 모음집' 이라고 볼 수 있는데, 찾아 보니까 같은 주제의 글들을 모아서 한 권의 작품집으로 발행한 것을 뜻하는 것 같더라고요. 앤솔로지 개념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알고 봤더니 저, 이미 앤솔러지를 여러 권 읽었더라고요????

그 중 첫 번째 앤솔러지가 돌베개 출판사에서 나온 <캐스팅:영화관 소설집> 이었습니다. 전에 제가 썼던 리뷰를 찾아 보니, 2022년 11월이었네요. 사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창비 서포터즈로 2년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중간 중간 앤솔러지 작품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가 그것인데, 오늘 다루는 책도 그 중 한 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 뒷날개에 시리즈에 포함된 리스트가 나오는데요. 11개 작품 중 마지막 5권은 보유중입니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6권이 되는겁니다. 이것과 별개로 최근 읽었던 앤솔러지는 <십자가의 괴이>, <고딕X호러X제주> 가 있습니다.

굳이 앤솔러지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까지 길게 적은 이유는.. 장편 소설에 대한 부담이 있는 분들은 요런 앤솔러지 작품도 정말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려드리려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 제가 처음 읽었던 앤솔러지 <캐스팅:영화관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앤솔러지에 대하여 써보고 싶었습니다.(첫 작품 <마법사들> 입니다.)

이제부터 오늘 소개드릴 책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 책에는 7명의 작가가 쓴 7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한 편은 매우 짧지만 강렬한 이야
기였는데, 아주 인상적인 SNS 글을 읽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백한 번째 이력서와 첫 번째
출근길>, 이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뭐랄까 평범
한듯 하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가 압축적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의 글이었습니다. 과거, 첫 직장
에 출근하던 출근길이 떠올라서 미소가 지어지기
도 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마음대로
해석해서 적어본다면, "비록 오늘 여러 나쁜 상황

이 있었더라도 내일은 괜찮을 수 있을거란 기대
와 희망이 있기에 우리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희망은 있다." 라는 것을 설명하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나머지는 단편(?) 이라고 볼 수 있는
소설들이었는데, 두 편이 특히 더 기억에 남습니
다. 윤성희 - <마법사들>과 백수린 - <흑설탕 캔
디>가 그것입니다. 각각 고등학생 둘이 방황하며
어둠 속을 나아가는 과정(마법사들)과, 할머니의
일기장 이야기(흑설탕 캔디)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나이와 상관없이 매일
'다시 시작'을 크고 작게 경험하며 사는 것 같죠?

저는 40세 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중반부
에 들어왔다고 볼 수도 있고,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의 중간에 낀 세대라고 볼 수도 있을테죠.
어떤 누군가는 40을 시작하기에 좋은 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대로 다른 누군가는 40이면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는 아직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
는 편이 보다 지혜로운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회적 압력을 포함시켜서 현실을 직시
한다면 40이면 책임감을 갖추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 많이들 그렇게 살고 있고, 저 또한 어느
정도 해당되죠.

저는 주어진 운명의 압력이 너무 크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압력을 이겨
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
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
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운명에 맞서 싸
우거나, 굴복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한다면 둘
다 너무 힘이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
다. 최선을 다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왕복 가능
한 마지 노선을 두고 조금씩 늘려간다던지, 아니
면 한 번씩 기회를 노려서 굴복한다던지, 방법은
그 외에도 생각해보면 더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도 공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평소에 저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한 번씩 감정
이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많은 경우, 납득
이 되진 않더라도 왜 그런지 원인 정도는 알겠
더라고요. 감정이입의 대상은 나 자신이 될 수
도 있지만 특정 타인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집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
으로 가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감정이
입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떤 측면에서 보면 감
정이입은 '공감 훈련' 같습니다.
가장 최근의 감정이입 경험을 하나 적어보자면,
'12. 3 내란 사태' 때 (목숨 걸고) 적극적으로

국회 앞까지 가서 국회 해산을 막아준 시민분
들에 대한 것과, 그 뒤로 이어진 탄핵 가결까지
쭉 이어진 (각자가 가진 가장 밝은 것, 응원봉
등으로 채운) 광장의 물결 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온 몸을 던져
이룩하고 지켜 온 민주화에 대한 고마움을 알
았고, 기성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환경
을 물려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이야기
했더군요.(최민식 배우님의 말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겪으며, 감정이입의 필요성을
다시금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세대

간의 연결이 끊어졌다고 느꼈던 적도 한 번씩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
니었음이 이번 일을 계기로 밝혀진 것 같아서
한편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여기서 희망회로를
조금만 더 돌려 본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궤변처럼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세계 그 어느 곳
에서도 유래가 없는.... 엄청난 공통의 경험을
한 셈입니다. 이 흐름이 쭈욱 이어져, 개헌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인데, 이건 저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바램이기도
하겠죠? 그럴거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새롭게 다시 시작될 더 좋은,
그리고 더 건강한 우리의 사회를
상상하며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시작하는소설 #창비교육테마소설
#포기하지않으면희망은있다

#창비서포터즈

#다시시작해보자
#북스타그램 #바닿늘

#도서협찬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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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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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어떻게 작동할까?

이 책,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뇌과학계의 칼 세이건' 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이글먼도
굉장한 분이네요. 심지어 젊어요..^^
(그의 미래가 너무 기대됩니다..ㅎㅎ)

예전에 제목과 주제에 끌려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이 전작,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였는데.. 그 책은 어찌어찌 타이밍을 놓쳐서 못 읽었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그걸 어떻게 알고(??) 출간을 해주셔서, 그리고 그걸 또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역시.. 만날 인연은 다 만나게 되어 있다는.. 꿈보다 해몽스러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 속에는 여러 요소가 들어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비유에 대한 부분이 특히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이전에 제 계정에서 여러 차례 리뷰로 다뤘던 책, <면역>의 필리프 데프머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필리프 데프머 이름 어려웠는데.. 여러 차례 다뤄서 그런지 외워졌음을 방금 인지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 어떤 메시지를 더 강조해서 전할 지 고민이 많았는데.. 방금 쓰던 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인지' 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INCOGNITO 였던 것 같습니다.
<면역> 처럼 <무의식> 이란 짧은 제목인데~ 한국어 패치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2011년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는 책의 개정판?? 느낌이 나기 때문입니다.(아마도 맞을 것 같아요. 책에도 2011년이 적혀 있더라고요. 아니면 누가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

위에서 저는 '인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적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인지에서 연상된 '메타인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메타인지 하면 이 분이 저는 먼저 떠오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행동 방식을 들여다 볼 때, 두 가지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가 그것인데.. 이건 부연설명이 필요하니, 그것보다 저는 책 <넛지>에서 사용되는 그것의 진화단계라고 볼 수 있는 '자동'과 '숙고'로 설명하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겁니다. 인간의 행동방식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두 가지의 도구로 선택을 하더라는 겁니다. 한 가지는 '자동' 입니다. 쉽게 말해서 본능적으로 빠르게 결정한다는 거죠. 저에게로 날라오고 있는 공이 닿기 직전에 발견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공을 피하거나 적어도 고개를 자동으로 돌리겠죠.

'숙고'의 경우는 자동과 반대로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천천히 결정하는 행동을 뜻합니다. 우리가 중요한 부동산 계약을 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미리 신뢰가 가는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부터 모든 과정들이 숙고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테죠.

그런데 이 책은 그 중에 특히 '자동'에 대한 내용을 강조합니다. 둘 다 중요한 건 맞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자동적 인간인지를 잘 모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으로도 해석이 가능할텐데요.

제가 이해한 저자의 주장이 이게 맞다면 저는 이 의견에 크게 동의합니다. 우리의 뇌는 꽤나 쉽게, 그리고 자주 자동 시스템에게 지배를 받게 되는 것 같거든요.(무기력증과 우울증의 많은 경우도.. 이것에 해당될 것 같습니다. 이성적으로 "위험하지 않으니 괜찮아."라고 판단하고 행동을 바꾼다면 왜 계속 불안하겠습니까? 그게 마음처럼 안 되니까 계속 불안하고 무기력 한거죠..)

우리의 심리가 이렇게 된 것을 '진화론'이라는 도구를 가져다가 사용해서 연구하는 학문이 진화심리학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고, 진화심리학적 요소를 많이 반영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요즘에는 트렌드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진화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책에서 짧게나마 등장하는 것을 경험 중입니다.)

(덧붙임 글에서 이어집니다..)
인간의 여러 특성들은 뇌와 어떻게 연결되어 설명이 가능할까요? 이미 뇌의 여러 부위가 대략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자면, 기억=해마, 불안=편도체, 논리적 사고=전두엽 뭐 대충.. 이런 식이죠.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면 아직도 뇌에 대한 부분은 ~ 위에 적은 것들을 포함하여, 엄청난 미지의 세계라고 하더라고요?(어느 한 부위가 어떤 기능을 크게 담당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또 전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더라고요.)
.
원래는 '메타코그니션(초인지)'을 '메타이모션(초감정)'으로 확장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미 너무 많이 써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대로 끝내면 아쉬우니, 핵심만 이야기 하자면..
우리는 그동안 너무 우리 스스로를 이성적인 존재로 착각하고 살았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은 사실 무척이나 감정적이라고 느낍니다.
'메타인지'를 정말 많이들 이야기 합니다. 아주 단순화 해서 적어보면, 메타인지는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들끼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대화보단 이성적이고 건강한 대화가 상대적으로 더 쉽게 가능하겠죠.(이마저도 단순화 시킬 수 없지만..)
.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100분 토론>을 한 번씩 보신다면.. 그것이 적정한 예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일상도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100분 토론 속 대화와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표현이 너무 과했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상상할 수 있는 시기라서... 적어봤습니다.)
.
메타이모션, 즉 초감정은 메타인지와 비슷한듯 하지만 다릅니다. 자신이 느낀 감정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라고 설명하면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짜증나."라는 같은 말 속에는 여러 다른 감정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봤는데 휴지가 없을 때 나오는 "짜증나(예를 들자면 황당하고 허탈하겠죠.)"와 꼰대로부터 어이 없는 지적을 받은 후 나오는 "짜증나"(예를 들면 납득은 안 되지만, 반박할 수 없어서 화가 날 테고요.)는 분명히 구분이 될 것입니다.

결론을 적어보자면.. 오늘 발췌한 내용에서 나오는
"내 머릿속에 누가 있는데, 내가 아니야." 이 말을 바꿔 보면.. "내가 했는데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렇게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 이것에 대한 부분도 어쩌면 감정을 잘 들여다 보고 그것에 조금씩 이름을 붙여나간다면 더 알게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나로 살기로 했다" "주체적인 삶이 중요하다"라는 말에 적극적으로 수긍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지만.. 생각보다 정작 그러길 어려워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서툴러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봤습니다.(당연히 저도 포함이고요..)
.
감정에 이름을 잘 붙이는 사회구성원들이 보다 더 많아진다면 조금 더 사회가 평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끝으로, 발췌히여 수정한 내용 공유드리며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내 머릿속에 누가 있는데, 내가 아니야
뇌는 정보를 수집해서 행동 방향을 적절하게 조종
하는 기능을 한다. 의사결정에 의식이 관여하는지
는 중요치 않다. 대부분의 경우 의식은 관여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주제가 질투든, 매력이든,
기름진 음식에 대한 사랑이든, 지난주에 떠올린
훌륭한 아이디어든 상관없이 의식은 뇌의 활동
에서 가장 작은 역할을 한다. 뇌는 주로 자동으로
움직이며, 의식은 자신의 기저에서 움직이는 그
거대하고 신비로운 공장에 거의 접근하지 못한다.
저 앞에서 빨간색 도요타 한 대가 진입로를 빠져
나와 도로로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이 알아

차리기도 전에 발이 벌써 브레이크를 향해 절반
쯤 다가가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저쪽 편에서 사
람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
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알아차리는 것,
이유도 모른 채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신경계가 '육감'을 제공
하는 것이 증거다.
뇌는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그것이 곧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자연선택을 거치며
우리의 신경회로는 조상들이 진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조성되었다.

뇌도 비장이나 눈과 똑같이 진화의 압박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우리 의식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발달한 것은 그편이 이롭기 때문인데, 그 이로움
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들의 특징적인 활동을 생각해보자. 공장이
돌아가고, 통신선을 따라 신호가 분주히 오가고,
기업은 제품을 배송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음
식을 먹는다. 하수로가 폐수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경찰은 넓은 국토 전역에서 범죄자를
뒤쫓는다. 사람들은 거래가 성사됐음을 악수로
확인한다. 연인들이 만난다. 비서는 걸려 오는
전화를 처리하고, 교사는 가르치고, 운동선수는

경기하고, 의사는 수술하고, 버스 기사는 운전한
다. 내가 사는 훌륭한 나라에서 어느 특정한 순간
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 해도,
이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
하다. 게다가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그 모든
정보가 쏠모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
한 것은 요약본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을 집어
든다. <뉴욕타임스>처럼 묵직한 신문이 아니라
<USA 투데이>처럼 가벼운 신문이다. 앞에서
말한 활동들이 신문에 전혀 실려 있지 않아도
우리는 놀라지 않는다. 어차피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실들뿐이다.

우리 가족에게 영함을 미치는 새로운 세법을 의
회가 방금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알아야 하지만,
그 세법과 관련된 상세한 이야기(변호사와 기업
과 필리버스터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딱히
중요치 않다. 이 나라의 식량 생산과 관련된 온
갖 시시콜콜한 정보들(소들이 무엇을 어떻게
먹고 그들 중 몇 마리가 식용으로 사용되는지
등)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광우병이
갑작스레 증가하는 경우 그 사실을 빨리 알게
되기를 바랄뿐이다. 쓰레기가 만들어지고 처리
되는 과정도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쓰레기가
우리 집 뒷마당에 갑자기 생기지만 않으면 된다.

공장의 기반시설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에서 이런 정보를 얻는다.
우리 의식이 바로 이런 신문과 같다. 뇌는 24시
간 내내 분주히 움직인다. 거의 모든 활동이 국지
적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국가와 똑같다. 작은 집
단들이 끊임없이 결정을 내리고 다른 집단에 메
시지를 보낸다. 이런 국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연합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정신이라는 신
문의 헤드라인을 읽을 무렵이면, 중요한 활동과
거래는 이미 이루어진 뒤다. 막후에서 벌어진 일
에 우리는 거의 접근할 수 없다. 놀라울 정도다.

우리가 느낌이나 직감이나 생각이라는 형태로
낌새를 알아차리기 전에 모든 정치적 움직임이
이미 바닥부터 지지를 얻어 멈출 수 없는 수준까
지 진전되어 있다. 우리는 그 정보를 맨 마지막
에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상한 종류의 신문
독자라서 헤드라인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이 그
생각을 처음 해낸 것처럼 공치사(*남을 위하여
수고한 것을 생색내며 스스로 자랑함.)를 한다.
"방금 좋은 생각이 났어!" 기쁨에 차서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은 이 천재적인 발상이 뇌리에
떠오르기 전에 뇌가 이미 엄청난 양의 작업을
해놓았다. 막후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올려보낸

다는 것은, 신경회로가 몇 시간, 며칠, 몇 년
동안 정보를 통합하고 새로운 조합을 시험하
는 작업을 해왔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막후에 숨어서 움직이는 이 광대한 기계에 별
로 감탄하지 않고 그 공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다. 이런 우리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뇌는
비밀리에 활동하면서 엄청난 마법처럼 아이디
어를 만들어낸다. 그 거대한 운영 시스템을 의
식이 인지하고 조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뇌는 자신을 숨긴 채 작전을 지휘한다.
그렇다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공은 정확
히 누구의 것인가? 스코틀랜드의 수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월은 1862년에 전기와 자기를 통합
한 중요한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임종을
앞둔 어느 날 기묘한 고백을 했다. 자신이 아니
라 "자신 안의 어떤 것"이 그 유명한 방정식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디어가 자신을 찾
아오는 과정을 전혀 모른다고 시인했다. 아이디
어가 그냥 떠오를 뿐이었다. (중략)
요한 볼프강 폰 괴테도 중편소설 <젊은 베르테
르의 슬픔>을 쓸 때 자신의 의식이 기여한 것은
사실상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 손에 진 펜
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중략)

카를 융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

핑크 플로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머릿속에 누가 있는데, 내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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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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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아름다운 이별..

'이매지너리 프렌드'를
들어보셨나요?

상상에만 존재하는 친구,
그러니까.. 내 눈에만 보이는
상상 친구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저는 상상 친구라는 단어는 낯설지만 아예 처음 들어본 것은 아닙니다. 오래 전에 개콘에서였나? 아무튼 개그 소재에서 사용된 게 얼핏 기억이 납니다. 동수라고...

그리고 요즘은 잘 안 챙겨봅니다만 <금쪽 같은 내새끼>를 한참 챙겨보던 중.. 금쪽이로 나왔던 여자 아이가 즐겨 읽는 동화 속 캐릭터(몽실 언니를 비롯하여 여럿)가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본 기억도 있습니다. (주로 주변 사람에 사람이 없을 때 그런 행동을 보였던 것 같아요.)

오은영 박사는 그것을 '공상'으로 설명 하더군요. 내용은 전부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일종의 '방어기제'로 생겨난 증상으로 추정하는데, 금쪽이는 동화책 속 주인공들에게 위로를 받는 것이었어요.(자세한 내용은 '금쪽이 몽실 언니' 라고만 검색해도 회차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회차의 금쪽이가 좋아하고 즐겨 읽던 대표적인 동화책이 <몽실 언니> 였거든요.)

시작부터 상상 친구를 강조한 이유는.. 이 책의 핵심 설정으로 등장하는 것이 상상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읽다가 약간.. "뭐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유는.. 해당 책의 목차가 두 명의 주인공이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하는데, 둘 다 투명인간(??) 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왕따 남학생 옆에 왕따 여학생이 전학을 왔는데.. 오자마자 왕따고, 왕따라고 하기엔 너무 예쁘고.. 뭐랄까 무척 이상한(??) 설정이라고 느끼면서 책을 읽어 나가다가.. 그대로 내용에 빠져 들었습니다. 원래 스포를 그렇게 꺼려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조금 더 아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사실, 스포하면 혼날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을 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서술트릭'적 요소(A를 의도적으로 보게 만들어서 B를 못보도록 한다던가 하는 등의 여러 장치들을 뜻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전율을 느꼈다는 것도...

저는 이 소설이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는 '아름다운 이별'과 '아름다운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에 이미 '이별'이 들어갔지만.. 저는 '용서'라는 키워드도 무척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이별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큰 일도 용서 할 수 있는 그런 존재라는 것...... 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 기준에서 이 책은,
한 줄 요약도 가능합니다.

'메멘토 모리'

책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어느 날, 투명인간 처럼 조용히 지내던 주인공
남학생 옆에 한 여학생이 전학을 옵니다. 그것
도 매우 어중간한 시기에. 그녀는 너무 예뻤지
만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만남부터 너무나
적극적으로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
도 그랬지만.. 그것보다 본인과 같은 투명인간
이라는 점이 가장 이상했습니다. 심지어 주인
공이 느끼기에 예쁘고 친절한데 말이죠. 또한
그녀는 신기하게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절대
무얼 먹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전학온 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둘은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함께 학교 땡땡이도
치며 ~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화자가 바뀝니다. 화자는 그녀가
아닌 제 3의 인물입니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느낀 점으로 주제를 바꿔 보겠습니다.
저는 해당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영화
<비밀>이 연상되었습니다.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오래된 영화인데, 짧게 설정만 이야
기 하자면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한 여성이 어느 날 사고사로 죽었는데, 남편을
너무 사랑했던 그녀의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잘 살고 있던 딸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몸은 사실 죽었지만 영혼이 딸의 몸에 깃든 상
태로 삶을 남편과 이어가게 되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상상되죠?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겠습니다. 2002년
영화인데, 제가 여전히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재밌었단 뜻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영화 보고 히로스에 료코가
좋아져서~ 노래도 찾아 듣고 했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불륜녀'로 나오네요. ㅠㅠ

해당 소설과 설정이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상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
라는 점에서.. 연상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해서 한 번씩 인용하는 말 중에..
만화 원피스 속에 나왔던 요런 인용 구절이
나옵니다.

"인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들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_물리학자 윌터 가론(가상의 인물)

저만 체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요즘 트렌드
를 가만히 보면(굳이 본다기 보단, 보이는 것을
이야기 하자면..), 현실과 가상이 겹쳐지는 지점
들이 꽤 많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증강 현실로 만들어진 '포켓만 고' 게임이 되게
신선했던 몇 년 전을 떠올린다면, 이제 '포켓몬
고'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기술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생성형 AI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것
이 더 증폭된 것 같은데.. 현실과 가상이 점점 더
겹쳐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한 편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로 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에도 활용되는 것 같고요.

이제는 흔한 레퍼토리처럼 이야기 하게 되는데..
저는 뭐든 적당한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
역시 너무 과하면 막장이 되고, 자극적인 음식은
건강에 해롭고, 과음 역시 건강에 해로우니까요.

덧붙임 글에도 적었듯이, 저는 이 책의 핵심 메시
지가 '아름다운 이별', '아름다운 용서'라고 생각
합니다. 어쩌면 모순적으로 보이는 각각의 두 키
워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더 많은 분들
이 이 책을 통해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쯤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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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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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우리의 불안은 당연할까?

예전에는 한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30년이었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년 만으로도 구분이 충분히 지어진다고 체감상 느낍니다.(이마저도 긴 느낌..) 그렇기에 저는 기본적으로 M,Z세대가 같은 세대로 묶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대로 넓게 잡아서 10년 ~ 20년 차이를 제 다음 세대와 다다음 세대라고 가정하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 제가 살아왔을 때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땠을지, 이 책을 읽으며 감정이입 해봤습니다. 제가 1985년생, 40세 이니까 대상은 대략 20~30세가 되겠습니다.

해당 나이대는 제가 얼마 전에 읽었던 조너선 하이트의 책 <불안 세대>에 거의 정확히 해당되는 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상대적으로 불안이 증폭된 환경에서 자라난 '유독 더 불안한 세대'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저는 그것을 크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EBS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내 아이의 공부>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불안해서 선행 학습을 과하게 시키거나, 아이 스스로 선행학습에 대한 강박을 지닌 모습을 봤거든요. 해당 프로그램을 보며 불편한 진실이 느껴져,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불안할까요? 원인은 정말 많을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오컴의 면도날(*여러 가지 중 논리적 단순성을 띈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원칙)'이 잠깐 나오지만, 최대한 단순화 해서 생각해 본다면 ~ '불확실성 통제'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시계가 널리 보급됨으로 인해 버스를 올 때 까지 기다리는 수고를 덜어준 것과 같죠.

우리 인간은 고도로 발달된 뇌를 지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처럼 생존에 유리한 전략을 본능적으로 선택하여 스스로를 적응시켜 나가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집단이 협력하여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환경 바꾸기 과정을 잘 이뤄냈기에, 우리의 오랜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매우 평화롭게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현대에 들어서요.)

그런데 어쩌면.. 이 '환경 바꾸기'가 멈춰야 할 지점을 지나쳐서 계속 나아 간 게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요즘 한 번씩 하게 됩니다.

적당히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 해당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멈췄어야 할 그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연우는 교실에서 어느 순간
무엇으로부터 '채집'이 됩니다. 투명한 정육
면체 큐브에 갇혀 의식이 통제되고 창밖으론
지구가 보이는 상황을 겪다가 얼마 뒤 현실로
돌아옵니다. (채집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
으로.) 돌아온 연우는 채집 뒤 갖게 된 '장치'
와 거기 입력된 복제된 자아, 그리고 이 장치
의 항상성 시스템(주인공 연우의 심리적·물질
적 안정을 유지)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없으면
생기는 불안과 괴로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큐브로부터 벗어났지만 여전히 큐브와 함께
하는 삶을 반강제적으로 살게 된 셈이죠.
(큐브로부터 과잉 보호를 받는 부분은 만화
나루토의 가아라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불안한 시기에 최대치의 불안을 떠
안고 살아가게 된 주인공 연우에게 감정이입
을 해보니, 딱 지금의 고등학생 시기를 통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저런 마음이 아닐까 싶었
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전에 졸업한 많은
어른들도 어쩌면 이런 과정을 겪었을거라 생각
되었습니다.(조금씩 증폭되어 온 건 아닐런지..)

저자인 보린 작가님은 그들의 불안을 객관화
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책 속에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걸 알 수 있는 부분이 마지막 작가의 말이
었습니다. 길지 않은 내용인만큼 캡쳐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분명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될 지는 솔직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사회를 요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럴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을.

최근 무척 절망적인 상황이라 뉴스를 평소보다
더 열심히 챙겨 보고 있는데요. 제 눈에는 희망
이 전보다 더 크게 보입니다. 이 희망의 근거는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 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진실을 제대로 직면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더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 함께 기억해요.
우리의 불행도 우리의 불안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큐브 #보린지음
#창비교육성장소설
#창비교육 #성장소설

#창비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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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수리점, 마음까지 고쳐드립니다
아마노 유타카 지음, 지소연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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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성숙한 사랑은 무엇일까?

저는 솔직히 '힐링'이라는 단어가 어딘가에 과도하게
오남용 된다는 느낌 때문에 한동안 사용하기를 꺼려했습니다. 실제,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님도 이 부분을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힐링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단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오,남용 된 탓에 뭐만 했다 하면 힐링을 갖다 붙인다는 설명을 했던 것으로 얼핏 기억합니다. 오,남용된 사례로 <힐링캠프>라는 예능이 과거에 있었고, 최근에도 이혼 관련, 상담 관련 등등.. 많은 영향을 받은 TV 프로그램이 꽤 존재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 사실은 정말 힐링이라는 단어가 쓰여야 할만큼 심각한 상태이긴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말이죠.(*여기서 우리 사회는, 우리 인류를 뜻합니다. 국가 마다 문화가 물론 다르다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는 서로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적어도 <힐링캠프>가 반영되던 그때보다 지금은 더욱 더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너무 단순화 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출간되는 책 제목들 역시..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서 나온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하게 됩니다. 당장 떠오르는 책 제목들만 적어보자면, <도둑맞은 집중력>,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 <불안 세대>, <집단 착각>,<제정신이라는 착각>,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등등이 있습니다.

위에 적은 책들은 모두 논픽션 입니다. 그렇다면 픽션으로 구분할 수 있는 소설은 어떨까요? 저는 소설 역시 시대적 상황을 크게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최근에 문학을 알아가다 보니, 특히 더 그렇게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직 소설은 논픽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읽지 않았지만, 그리고 제가 읽은 소설들이 유독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그런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물론 이건 원래 소설 트렌드가 계속 그래왔지만 제가 최근에 와서 느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알아가는 단계인 주제에 너무 주제 넘게 이야기를 한 것도 같습니다. ^^;;

이 책의 제목은 <묘한 수리점, 마음까지 고쳐드
립니다> 입니다. 제목은 찾아보니, 한국어 패치
가 들어간 것 같더군요. 저는 적절한 제목처럼
느껴졌습니다. 내용을 너무 잘 반영한 제목이
거든요. 이 책은 목차별로 무언가가 고장난 사
람의 눈 앞에만 나타나는 수리점 '냐앙'을 중심
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그곳에 당도하여, 여러 과정
을 통해 물건을 고쳐가든 다른 무언가를 깨닫게 되
든 ~ 하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여러 이야기를 다
담기에는 재미 없이 내용만 길어질 것 같아서 ~
가장 와닿았던 한 가지 이야기에만 집중 해보겠습
니다.
저는 첫 번째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습니다. 첫 번
째 이야기는 주눅 든 어깨를 펴주는 고양이 스트
랩과 함께 주인공의 다른 무엇(?)을 고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듣기를 최대 장점으로
여기고 살아온 여성입니다. 그저 뭐든 잘 맞추며
살아왔는데, 그건 사귀게 된 후로 오랫동안 이어

져온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어찌 보면 자연스럽기까지 한 만남처럼 느껴집
니다. 듣기를 잘 하는 여성과, 말하기를 좋아하
는 남성..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많은 경우가 그
렇듯(??), 이 둘의 관계 역시 겉과 속이 크게 달
랐습니.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을
남친이 넘어 온 것을 계기로(주인공이 소중하게
여기는 스트랩을 남친이 유치하니까 떼라고 강
요한 것.) 둘의 관계는 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반전까지 이야기하면 사실은 스포지만~ 그래
봤자 목차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니까~ 스포를 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사실 주인공은 평생을 눌러 담으며 살아왔습니
다. 그렇게 하면 (자기만 꾹 참으면) 경험상, 아
무 갈등도 생기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스트랩
을 고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깨닫습니다. 때로
는 갈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그 깨달음을 계기로 과감하게 솔직해져
서 남친에게 지나친 강요를 지적합니다. 주인공
은 남친과의 관계가 깨질 것을 걱정하기도 했으
나.. 남친 역시 그만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남친
은 사실 지난 연애의 반면교사로.. 과도한 리드
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남자가 여자를 리드해
야지 ~" 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던 거죠...)

이건 사실.. 제가 처음 연애로 결혼까지 골인한
케이스라.. 이런 저런 잔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
기에.. 엄청 더 감정이입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인데~ 솔직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내용들이 해당 내용
말고도 정말 많이 담겨 있어서.. 이야기의 힘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연애 때는 매우 사소한 이유
로도 크게 다퉜던 것 같아요. 그 이유를 그때는
몰랐는데 ~ 지금은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
다. 아마도.. 기대가 컸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
니다.

저는 아직도 사랑을 잘 모르지만, 어쩌면 '성숙한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 건강한 기대를 하고, 작은
일로 실망하지 않고, 갈등 과정을 통해 맞춰가는
것을 서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이야기의 힘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지극한 사랑 이야기들이
더욱 더 많이 꽃처럼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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