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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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우리의 불안은 당연할까?

예전에는 한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30년이었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년 만으로도 구분이 충분히 지어진다고 체감상 느낍니다.(이마저도 긴 느낌..) 그렇기에 저는 기본적으로 M,Z세대가 같은 세대로 묶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대로 넓게 잡아서 10년 ~ 20년 차이를 제 다음 세대와 다다음 세대라고 가정하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 제가 살아왔을 때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땠을지, 이 책을 읽으며 감정이입 해봤습니다. 제가 1985년생, 40세 이니까 대상은 대략 20~30세가 되겠습니다.

해당 나이대는 제가 얼마 전에 읽었던 조너선 하이트의 책 <불안 세대>에 거의 정확히 해당되는 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상대적으로 불안이 증폭된 환경에서 자라난 '유독 더 불안한 세대'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저는 그것을 크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EBS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내 아이의 공부>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불안해서 선행 학습을 과하게 시키거나, 아이 스스로 선행학습에 대한 강박을 지닌 모습을 봤거든요. 해당 프로그램을 보며 불편한 진실이 느껴져,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불안할까요? 원인은 정말 많을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오컴의 면도날(*여러 가지 중 논리적 단순성을 띈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원칙)'이 잠깐 나오지만, 최대한 단순화 해서 생각해 본다면 ~ '불확실성 통제'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시계가 널리 보급됨으로 인해 버스를 올 때 까지 기다리는 수고를 덜어준 것과 같죠.

우리 인간은 고도로 발달된 뇌를 지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처럼 생존에 유리한 전략을 본능적으로 선택하여 스스로를 적응시켜 나가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집단이 협력하여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환경 바꾸기 과정을 잘 이뤄냈기에, 우리의 오랜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매우 평화롭게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현대에 들어서요.)

그런데 어쩌면.. 이 '환경 바꾸기'가 멈춰야 할 지점을 지나쳐서 계속 나아 간 게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요즘 한 번씩 하게 됩니다.

적당히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 해당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멈췄어야 할 그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연우는 교실에서 어느 순간
무엇으로부터 '채집'이 됩니다. 투명한 정육
면체 큐브에 갇혀 의식이 통제되고 창밖으론
지구가 보이는 상황을 겪다가 얼마 뒤 현실로
돌아옵니다. (채집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
으로.) 돌아온 연우는 채집 뒤 갖게 된 '장치'
와 거기 입력된 복제된 자아, 그리고 이 장치
의 항상성 시스템(주인공 연우의 심리적·물질
적 안정을 유지)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없으면
생기는 불안과 괴로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큐브로부터 벗어났지만 여전히 큐브와 함께
하는 삶을 반강제적으로 살게 된 셈이죠.
(큐브로부터 과잉 보호를 받는 부분은 만화
나루토의 가아라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불안한 시기에 최대치의 불안을 떠
안고 살아가게 된 주인공 연우에게 감정이입
을 해보니, 딱 지금의 고등학생 시기를 통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저런 마음이 아닐까 싶었
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전에 졸업한 많은
어른들도 어쩌면 이런 과정을 겪었을거라 생각
되었습니다.(조금씩 증폭되어 온 건 아닐런지..)

저자인 보린 작가님은 그들의 불안을 객관화
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책 속에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걸 알 수 있는 부분이 마지막 작가의 말이
었습니다. 길지 않은 내용인만큼 캡쳐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분명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될 지는 솔직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사회를 요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럴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을.

최근 무척 절망적인 상황이라 뉴스를 평소보다
더 열심히 챙겨 보고 있는데요. 제 눈에는 희망
이 전보다 더 크게 보입니다. 이 희망의 근거는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 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진실을 제대로 직면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더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 함께 기억해요.
우리의 불행도 우리의 불안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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